'태풍상사' 이준호 "김민하와의 호흡 재미"... 3연속 히트작 비결은?

[인터뷰] tvN 토일 드라마 <태풍상사> 강태풍 역 맡아 열연

 '태풍상사' 이준호
'태풍상사' 이준호O3 Collective

지난 11월 30일 인기리에 종영된 tvN 토일 드라마 <태풍상사>의 주인공 강태풍 역을 맡은 이준호는 최근 가장 모범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는 배우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인기 그룹 2PM의 멤버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던 2013년, 영화 <감시자들>을 통해 연기자로서 본격적인 첫 걸음을 내딛은 그는 2021년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2023년 <킹더랜드>, 그리고 <태풍상사>로 이어지는 3연속 히트작을 이끌었다.

지난 몇 년 사이 3작품 연속으로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인기 드라마 주연을 맡은 남자 배우가 이준호 뿐이라는 사실은 그가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가 아닌, 이제는 '배우 이준호'로서 입지를 탄탄히 굳혔음을 입증하는 자부심이 되어 줄 만하다.

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카페에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한 이준호는 드라마 속 강태풍 사장처럼 여전히 자신의 일에 당당함을 지닌 인물이었다. 10부작 이내 짧은 회차의 드라마가 쏟아지는 요즘, 16부작이라는 제법 긴 호흡을 요구하는 작품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그의 남다른 감회를 들어봤다.

IMF, 어려웠지만 희망이 있던 시대
 '태풍상사' 이준호
'태풍상사' 이준호O3 Collective

"무조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이준호는 마지막 회차를 통해 시청률 10%를 넘긴 <태풍상사>를 되돌아 보면서 이렇게 언급했다. 1997년말 이른바 'IMF 사태'가 터지면서 전 국민이 어려움에 처했던 시기를 담아낸 작품을 소화하면서 이준호로선 한편으론 쉽지 않은 도전에 임했다.

"처음에 대본 받았을 때랑 최종 완성된 원고가 나왔을 때 이야기가 많이 달라졌던 걸로 기억한다. 작가님과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방향성을 맞추고 어느 길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었다. 이게 IMF라는 시대적 배경이 아픔이 있는 시기이기도 하면서 이때를 겪어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또 새롭게 느껴지는 지점들도 많아서..."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배경 또한 IMF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지금과는 다르게 정이 많았던 시대라고 기억한 바. 맞벌이 하는 부모님이 바쁘셔서 아이를 돌보지 못할 때 바로 이웃에 맡기고, 주위를 다 믿을 수 있는... 나도 놀고 싶을 때 놀이터에 나가면 누구나 있고, 정이 넘치던 시절이었고 그 시절 낭만을 다루고 싶었다. 당시 부모님도 IMF라는 걸 처음 겪으면서 힘들어 했지만 모두 힘을 합쳐 이겨내고자 하는 희망, 그리고 강인한 마음이 있었던 시절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모처럼 만나는 16부작 드라마
 '태풍상사' 이준호
'태풍상사' 이준호O3 Collective

최종회에 도달해서 시청률 10%를 넘어서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시청자 사이의 아쉬움을 드러내는 의견 또한 적잖게 들려왔다. 다소 느린 전개, 극중 빌런으로 나온 표현준(무진성 분) 캐릭터를 향한 날선 비판 등도 지적되었다.

"개인적으로는 16부작이어서 너무 좋았다. 사실 드라마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16~24부작 등을 경험해 봤던 터라... 회차가 짧을수록 뭔가 사랑을 하려다가 그 세계에 점점 빠져들려고 할 때 쯤 끝이 나버리는 순간이 찾아오니까 한편으론 너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16부작 드라마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또 2년 만에 작품을 하다보니 긴 호흡의 드라마를 통해 길게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밖에 없었던 '빌런' 표현준을 두고 "당초 현준은 6회 정도에 퇴장을 할 것 같다라고 작가님과 감독님이 말씀하셨다가 어떻게 하면 공분을 자아낼 수 있는 인물을 담아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악당에게 당하고, 헤쳐나가는 반복되는 모습이 단조롭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확실하게 미워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료 선후배들과의 좋은 호흡
 '태풍상사' 이준호
'태풍상사' 이준호CJ ENM

함께 <태풍상사>를 이끈 오미선(김민하 분), 첫회 인상적인 모습을 남긴 아버지 강진영(성동일 분), 어머니 정정미(김지영 분) 등 동료 선후배들이 맡은 캐릭터와의 좋은 호흡 역시 드라마 인기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이를 두고 이준호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성동일, 김지영) 선배님들이 촬영 때 주시는 에너지가 워낙 좋다보니 그걸 다시 받아서 리액션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솔직한 감정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감정을 주고 받는 모습이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초보 상사맨에서 어엿한 종합상사 사장이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이끌어 준 미선 역의 김민하에 대해서도 웃음 섞인 말로 감사를 표했다.

"너무 호흡이 좋았다. 리허설하면서 맞췄던 부분이 촬영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흐름이 되기도 하는데 서로 몰입이 워낙 잘 돼서 그 점이 가장 좋았다. 특히 '상사맨이 돼주시겠습니까' 하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감정이 북받쳐서 흘러나왔다. 김민하와는 그런 호흡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3연속 히트작 탄생시킨 비결은?
 '태풍상사' 이준호
'태풍상사' 이준호O3 Collective

3연속 히트작을 배출한 이준호는 공교롭게도 '후계자' 성격의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앞서 맡았던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산, <킹더랜드>의 구원과는 달리 '망한' 회사를 되살려내야 하는, 밑바닥부터 다시 출발해야 하는 다소 다른 성격을 담고 있었다.

"태풍이만의 매력은... 솔직함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화도 내고 슬퍼하기도 하고 모든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등 표현에 있어서 앞선 캐릭터들과는 완전히 다른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도 연기를 할 때 해방감을 느끼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후계자라는 관점은 저도 미처 몰랐는데 공교롭게도 다음 작품 <캐셔로>에서도 초능력을 물려 받아 쓰는 인물이다.(웃음)"​

지금의 이준호는 3연속 히트작 배출이라는 보기 드문 흥행 배우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그만의 남다른 작품 선택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준호는 쑥쓰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내심 즐거운 표정으로 대답을 이어갔다.

"비결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 비결을 알았다면 매번 시청률 10%를 넘기고 싶은데 (웃음) 그냥 감사하다는 말 뿐이다. 정말 운이 아니었을까. <태풍상사>가 방영되면서 저도 사람인지라 (10%를) 넘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을 가졌는데 아쉽게 못 넘고 그랬다가 마지막회에서 결국 넘게 되었다. 그런 댓글도 봤다. '표현준이 없으니까 10%를 넘었다' 라고 (웃음), 진짜 <태풍상사>의 시청률도 '태풍상사' 처럼 흘러가는구나 생각했다."

<태풍상사>를 이제 막 끝마친 이준호는 이달 말 넷플릭스 신작 시리즈 <캐셔로> 공개, 곧 제작되는 영화 <베테랑3> 등 계속해서 바쁜 작품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태풍상사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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