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고 U20 월드컵 2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작성했던 이들이 이제 K리그를 대표하는 별로 우뚝 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의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지난 20일 K리그1·2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일레븐 부문의 3배수 후보를 선정했고, 각 부문별 전문가의 투표를 통해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변이 나오기는 했지만, 역시 '우승 프리미엄'은 무시할 수 없었다. K리그2에서 조기 승격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인천은 윤정환 감독을 비롯해 제르소(MVP, BEST 11), 박승호(영플레이어상), 민성준·이주용·김건희·이명주·무고사(BEST 11)까지, 총 8명을 배출하는 진귀한 기록을 작성했다. K리그1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기 우승을 통해 10번째 별을 가슴에 단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을 필두로 송범근·홍정호·송민규·박진섭·강상윤·김진규(BEST 11)까지 총 7명의 수상자가 나오며 활짝 웃었다. 전북·인천으로 도배된 시상식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K리그1 MVP에는 이번 시즌 김천 상무서 13골 12도움이라는 미친 퍼포먼스를 뽐낸 이동경(울산)이 박진섭을 제치고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U20 WC 4강 이후 '폭풍 성장', 클래스 증명한 이승원·강상윤·박승호
이처럼 BEST 11, 감독상, MVP의 주인공이 차례로 나온 가운데 K리그1·2를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선수들이 수상에 성공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2년 전 아르헨티나에서 20세 이하 월드컵 4강 신화를 작성했던, 총 3명의 인물이 각각 이름을 올린 것. 가장 먼저 이번 시즌 김천과 강원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던 이승원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2003년생인 이승원은 단국대를 떠나 2023시즌 K리그1 강원FC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그리 주목받는 자원은 아니었지만, U20 월드컵을 통해 본인의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김은중 감독(현 수원FC)의 굳건한 신뢰 아래 '캡틴'으로 선정된 그는 중원에서 미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중심으로 활약했다.
조별리그·토너먼트를 거치면서 중요한 순간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고, 7경기 3골 4도움이라는 괴력을 발휘하며 대회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강원 핵심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프로 무대는 역시 어려웠다. 복귀 후에는 13경기 출전에 그쳤고, 지난 시즌 김천 입대 후에는 부상으로 인해 후반기를 날리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정정용 감독 지휘 아래 김천 핵심 엔진으로 자리했고, 수준급 미드필더인 맹성웅·이동경·서민우와 함께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3선과 2선에서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고, 6월에는 이달의 영플레이어상과 7월에는 생애 첫 A대표팀에 선발되는 경사를 누렸다.
시즌 종료까지 정상급 실력을 뽐낸 이승원은 35경기에 나서 1골 6도움을 기록, 총 66.87점으로 강력한 경쟁자였던 황도윤(FC서울·19.66점)·채현우(FC안양·13.47점)를 제치고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소감으로 "시즌을 준비하면서 꼭 연말 시상식에 가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감사하게도 목표를 이뤄 너무 기쁘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승원이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가운데 월드컵 당시 든든한 조력자였던 강상윤은 BEST 11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2004년생인 강상윤은 전북 유스 출신으로 2022시즌 준프로 계약을 통해 프로 무대를 밟았다.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그는 2023년 U20 월드컵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 4강 진출의 숨은 공신으로 맹활약하며 이름을 떨쳤다.
월드컵 이후 출전 시간을 쌓기 위해 임대를 떠났던 그는 부산-수원FC 임대를 거쳐 이번 시즌 다시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반에는 포옛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강상윤의 입지는 단단해졌다. 박진섭·김진규와 함께 환상적인 미드진을 구축한 가운데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공수 양면에서 윤활유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간간이 부상이 있었지만, 초인적인 회복 능력으로 빠르게 경기장에 복귀했고 총 34경기에 나서 4도움을 올리는 인상적인 실력을 선보였다. 그렇게 BEST 11 후보에 선정된 그는 우측면 미드필더로 문선민·모재현을 제치고 최종 수상에 성공했다. K리그1에서 이승원·강상윤이 최종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2부에서는 인천 박승호가 그 명맥을 이었다.
2003년생 인천 소속 공격수인 박승호는 이번 시즌 '커리어 하이'를 보내며 활짝 웃었다. 앞선 강상윤·이승원처럼 지난 2023년 월드컵 최종 명단에 합류했으나 2차전 온두라스전에서 득점을 터뜨린 이후 발목 골절 및 인대 손상이라는 심각한 부상으로 중도 이탈했다. 이후 재활 끝에 경기장에 복귀했으나 지난 시즌 2골 2도움에 그치며 성장세가 둔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 한 명의 유망주가 심각한 부상으로 커리어 자체가 꺾이는 듯했지만, 박승호는 반전을 보여줬다. 시즌 초반 부진한 활약상을 보여줬으나 9라운드 부천전 득점 이후 고삐가 풀렸고, 안산-부천-수원 삼성-전남-부산-청주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는 인천이 휘청이고 주포 무고사가 침묵할 때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면서, 승격에 힘을 보탰다.
최종적으로 38경기에 나서 9골 1도움이라는 인상적인 수치를 자랑했고, 고질병이었던 유리몸 기질도 확실하게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결국 박승호는 80.03%의 압도적인 지지를 통해 이건희(수원 삼성)·백지웅(서울E)을 제치고, K리그2 젊은 별로 떠오르며 활짝 웃었다. 그는 소감으로 "많이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다음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2년 전 월드컵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K리그를 대표하는 별이 된 이승원·강상윤·박승호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던 2025시즌을 보낸 이들이 과연 내년에도 이 활약상을 이어갈 수 있을까. 향후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K리그1 수상자 명단>
▲ 감독상: 거스 포옛(전북현대)
▲ 최우수 선수상(MVP): 이동경(울산HD)
▲ 영플레이어상: 이승원(강원FC)
▲ BEST 11: 송범근, 홍정호, 송민규, 김진규, 박진섭, 강상윤(이상 전북), 이명재, 김문환(이상 대전), 야잔(FC서울), 이동경, 싸박(수원FC)
<K리그2 수상자 명단>
▲ 감독상: 윤정환(인천유나이티드)
▲ 최우수 선수상(MVP): 제르소(인천)
▲ 영플레이어상: 박승호(인천)
▲ BEST11: 민성준, 이주용, 제르소, 김건희, 이명주, 무고사(이상 인천), 베니시오, 신재원, 후이즈(이상 성남), 발디비아(전남), 에울레르(서울E)☞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