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시기 갑자기 폐쇄된 '성남 신해철 스튜디오'의 복원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성남시가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8월 12일 국민청원 플랫폼 '청원24'에 게시된 *'윤석열 정권 때 사라진 신해철 스튜디오를 복원해 주세요'*라는 청원은 조회 수 1792회, 총 64건의 의견을 기록하며 종료됐다.
청원인은 신해철 스튜디오가 고인의 음악적 철학과 창작 과정을 기록한 상징적 공간이었고 시민과 팬 유족이 함께 만든 곳이었음에도 폐쇄 과정에 대한 충분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재임 시절 도입한 문화 프로젝트로 조성된 공간이 윤석열 정권 시기 폐쇄되고 VR 기반 전시로 대체되면서 "실제 유품과 작업 흔적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제기됐다.
이 청원에 상당수는 "문화유산 보존 차원에서 스튜디오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취지로 공감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성남시 교육문화체육국 문화관광과는 지난 11월 28일 답변에서 "신해철 음악 작업실은 2023년 말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운영이 종료됐다"며 "해당 공간은 이미 다른 세입자가 임차해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스튜디오 복원을 위해서는 유족과의 유품 사용 협약, 새로운 전시 공간 확보 또는 재임대, 복원·운영 예산 확보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시민 의견과 현실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거리 전체가 방치돼 있다" 상인들 한목소리
▲성남 신해철거리, 현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신해철을 추모하는 글귀를 세겨넣은 석판이 너무 더러워 한 팬이 물티슈로 닦아내고있다.
최호림
기자는 지난 10월 신해철 스튜디오가 위치했던 '성남 신해철 거리'를 직접 방문했다. 현장의 상인들은 스튜디오 철거 이후 거리 전체가 사실상 방치돼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거리 입구의 조형물과 신해철을 기리는 목판은 이곳저곳이 파손되어 있었고, LED 조명 상당수는 작동하지 않아 밤이 되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풍겼다. 팬들과지인들의 고인에 대한 인삿말이 적힌 석판은 방치됐다.
한 상인은 "신해철 거리라고 하지만 지금은 외지 방문객이 오면 놀랄 정도로 정비가 안 돼 있다"며 "예산을 이유로 방치하는 사이 상권과 이미지가 함께 쇠퇴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상인은 "매년 4분기면 그래도 조금 활기를 띠었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히 죽었다"며 "유지보수만 제대로 해도 충분히 다시 살아날 거리"라고 강조했다.
▲신해철 거리내 도색이 벗겨진 신해철의 가사가 적힌 목판최호림
문화계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성남 신해철 거리의 방치 문제를 두고 대구 중구의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과의 극명한 대비를 거론하기도 했다.
일명 '김광석 거리'는 2010년 조성 이후 일러스트 벽화, 라이브 공연장, 기념 조형물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음악 테마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인근 상권이 활성화되며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온 대표적 도시재생 성공 사례로 꼽힌다.
반면 성남의 신해철 거리는 조성 초기에는 관심을 모았으나, 지속 관리 예산 부족 및 스튜디오 폐쇄 등으로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싱어송라이터 한 명의 문화적 유산이 도시의 강력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김광석 거리가 이미 증명했다"며 "성남이 신해철을 행정적으로만 소비하고, 지속 가능한 관리·보완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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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신해철 거리, 상인들 개선 요구 한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