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4승7패를 기록한 최원준은 34억 원이 보장된 4년 총액 38억 원의 조건에 두산에 잔류했다.
두산 베어스
유명한 '짠돌이 구단' 두산의 공격적인 투자
두산은 '화수분 야구'라는 수식어처럼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남다른 노하우를 가진 구단으로 유명하지만 한편으로는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FA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작년까지 두산이 외부에서 FA를 영입한 선수는 2014년 11월 4년 총액 84억 원에 영입했던 좌완 장원준이 유일했다(2023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양의지는 NC 다이노스로 떠났던 선수가 '친정'으로 돌아온 것이다).
올 시즌이 끝나고 FA시장이 열렸을 때도 두산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거라 예상한 야구팬은 많지 않았다. 올해 FA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강백호(한화 이글스)와 박찬호(두산)는 원 소속구단을 포함해 워낙 여러 구단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었고 그렇다고 두산이 단기적인 전력 보강을 위해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 선수를 영입하는 팀도 아니었다. 오히려 내부 FA를 빼앗기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2024년 1월 두산과 2+2년 최대 24억5000만원에 재계약한 우완 홍건희는 올해 2승1패6.19로 부진했지만 2년 15억 원의 잔여 계약을 포기하고 FA시장에 나왔다. 두산에서 2번의 우승과 2018년 정규리그 MVP, 홈런왕, 타점왕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낸 김재환도 올 시즌이 끝난 후 "11월 25일까지 협상이 결렬되면 구단은 선수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을 이용해 자유계약 선수가 됐다.
하지만 두산은 이와 별개로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 18일 4년 총액 80억 원에 작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에 빛나는 리그 정상급 유격수 박찬호를 영입했다. 26일 박찬호에 대한 보상선수로 우완 유망주 홍민규를 내줬지만 두산은 박찬호 영입을 통해 김재호(SPOTV 해설위원)의 전성기가 끝난 후 2020년대 내내 팀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유격수 고민을 단숨에 해결했다.
비록 김현수(kt 위즈)의 복귀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두산은 '집토끼 단속'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두산은 박찬호와 계약한 18일 작년 도루왕에 빛나는 외야수 조수행과 4년 총액 16억 원에 계약했다. 27일에는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전천후 우완 이영하를 4년 총액 52억 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두산은 28일 마지막 남은 내부 FA였던 최원준까지 붙잡으며 내부FA 3명을 모두 붙잡는데 성공했다.
4승7패 최원준과도 총액 38억 원 계약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최원준은 지명 당시부터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았고 2016년 10월에는 갑상선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으면서 루키 시즌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두산은 과거에도 성영훈과 한주성, 남경호 등 아마추어 무대를 주름잡았다가 프로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유망주들이 많았기에 팬들은 최원준의 프로 적응에 대해서도 걱정의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2018년 1군에 데뷔한 최원준은 프로 3년 차가 되던 2019년 1승2패1세이브4홀드 2.65의 좋은 성적을 올리며 커리어 첫 우승 반지를 얻었다. 2020년부터 선발로 변신한 최원준은 2020년 10승2패3.80, 2021년 12승4패3.30을 기록하며 두산의 핵심 선발투수로 활약했고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최원준은 리그 최다패 투수(13패)가 됐던 2022년에도 3.60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렇게 3년 연속 두산의 붙박이 선발투수로 활약하던 최원준은 2023년 26경기에서 3승10패4.93으로 주춤했고 작년에는 24경기에서 6승7패6.46으로 데뷔 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많은 선수들이 FA를 앞둔 시즌에 연봉이 상승하는 것과 달리 최원준은 2022년3억4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연봉이 3년 연속 하락했고 FA를 앞둔 올해는 작년보다 2500만원 떨어진 2억2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작년 공동 다승왕이자 토종에이스 곽빈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4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최원준은 전반기 16번의 선발 등판에서 5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1승6패4.57로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후반기 불펜으로 변신한 최원준은 31경기에서 3승1패9홀드를 기록하면서 4승7패9홀드4.71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이 끝나고 FA를 신청했지만 현실적으로 대형 계약을 기대하긴 힘든 성적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최원준에게 계약기간 4년에 34억 원이 보장된 총액 38억 원의 대형 계약을 안겨줬다. 두산은 최원준과 계약 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하면서 내년에도 마운드와 라커룸에서 리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산이 4건의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무려 186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으니 FA 선수들은 내년부터 그라운드에서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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