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한 악녀 연기한 김유정 "모니터링 하면서 제 모습에 놀랐죠"

[인터뷰] 티빙 오리지널 < 친애하는 X > 김유정 배우

지난 11월 25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 친애하는 X >의 인터뷰에서 백아진을 연기한 김유정을 만났다.

< 친애하는 X >는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그리고 그녀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아름다운 얼굴 뒤에 잔혹한 본색을 숨긴 백아진(김유정)의 파멸과 그를 지키고자 지옥을 택한 윤준서(김영대)의 사랑을 담아낸 파멸 멜로 서스펜스 시리즈다.

< 친애하는 X >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에서 갓 튀어나온 듯 높은 완벽 비주얼을 자랑한 김유정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얼굴을 갈아 끼웠다. 배우 김유정에게 캐릭터 및 작품 분석 등을 묻고 답하며 앞으로의 계획도 들어볼 수 있었다.

아역 출신, 이미지 변신의 무게

 김유정 배우
김유정 배우티빙

지난 6일 1회-4회까지 첫 공개된 < 친애하는 X >는 티빙의 첫 글로벌 스트리밍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토종 OTT 티빙은 미국의 HBO Max, 일본 디즈니+ 등과 손잡고 선보인 콘텐츠다. 첫 작품이 각국의 시리즈 순위를 휩쓸면서 넷플릭스의 독주를 막아설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인기와 반응도 좋지만 어깨가 무거워진 탓에 부담감도 컸다던 김유정은 "티빙에서 처음으로 외국에 선보이는 작품이란 소식을 듣고 놀랐다. 부담이 컸지만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었다"라며 "해외에서는 인물과 작품에 대해 질문과 토론이 많았다고 들었다. 빌런이 자극적으로만 소비되는 게 아닌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면 했었다"고 말했다.

천사의 얼굴을 한 악마 백아진

김유정을 스쳐간 역할 중 단연코 매력적인 빌런이라는 말에 본인과 싱크로율 마이너스 100%라며 웃었다.

그는 "감정 결여 캐릭터란 상반된 이미지란 의미가 큰 작품이다. 연기하는 순간마다 제가 느꼈던 감정을 감추기 어려웠다. 하지만 아진에게 매력을 느낀 지점은 명확하다"라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욕망을 품고 있다. 잘 살고 싶고, 잘되고 싶으며 사랑받고 싶은 순간에 주목했다. 아진이 잘못된 방식과 표현을 해서 그런 거지 누구보다도 본인을 위해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간다는 점은 배울 만하다"고 평가했다.

소시오패스 역할의 접근법도 깊게 고민했다고. 김유정은 "백아진이란 인물의 행동과 표현이 강해서 무섭고 두려웠다. 카메라가 꺼지고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갈 수 있을지 걱정했다. 다행히 감독님을 비롯해 주변 배우들이 함께 고민해 줘서 도움받을 수 있었다"라며 "현장에서는 너무 몰입해서 (제가) 어떻게 표현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다. 모니터링하면서 눈이 커지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특히 취조실 장면에서 저의 미묘한 표정을 보니 백아진이 실제 살아 움직인다고 생각할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백아진의 외모 변천도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김유정은 "후반부로 갈수록 백아진은 생기를 잃어간다. 심리적으로도 피폐해지는데 저도 덩달아 체중이 빠졌다. 굳이 회복하려고 하지 않고 놔두었다"라며 "아버지의 죽음에 당도하는 장면을 며칠 동안 연속으로 촬영했다. 가장 힘들기도 했고 기억나는 장면이다. 극한의 상황을 연기하면서도 리얼한 표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다.

작품 속 캐릭터는 과장되어 있고 극단적이다. 20대 버전의 아침 드라마를 보는 듯 도파민이 끊임없이 분출된다. 그중에서도 백아진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저렇게까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손가락질 받을 행동을 벌인다.

이에 김유정은 "동일한 이미지로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해서 챕터별로 패션과 스타일링이 조금씩 다르게 했다. 어쨌거나 그것도 성장의 과정이니 공간에 따른 다양한 모습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라며 "누구라도 현혹될 수 있는 인물로 해석해서 말과 행동도 자연스럽게 감기길 바랐다. 인격에 결함이 있는 인물이지만 그 부분까지 계산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가스라이팅을 당할 수 있는 인물로 구축했다"라고 덧붙였다.

백아진의 세 남자와 새 남자

 김유정 배우
김유정 배우티빙

백아진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윤준서의 심리와 둘의 관계성에 관한 솔직한 해석을 들어봤다. 김유정은 "둘은 서로의 족쇄다. 서로 풀고 싶어도 풀 수 없어 꼬여버린 실타래 같다. 놓아 줄 시기를 놓쳐서 되돌아갈 수 없는 관계다. 준서와 아진의 끈적함은 보통의 관계성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아진의 두 번째 조력자이자 수호천사 김재오(김도훈)의 심리를 두고는 "백아진이 연예계에 발 디디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날카로워진다. 하지만 유일하게 재오를 만날 때는 편안하다"라며 '"재오가 어릴 적 부모에게 폭력을 당한 장면을 목격하며 본인 모습을 투영하고 분리하지 못하는 순간도 존재했을 거다. 준서보다 재오에게 맞춤형 위로를 하면서 조력자로 만들고자 가스라이팅을 시도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누구에게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백아진이 허인강(황인엽)의 할머니에게 모든 것을 들켜 용서를 구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동안 백아진은 상대에게 진실과 거짓을 섞어 조정하는 데 급급했다"라며 "할머니가 모든 것을 알고도 크게 품어 주자, 조금씩 감정이 무의식적으로 커졌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으로 안겼을 때 눈물이 흘렀다"라고 설명했다.

< 친애하는 X >의 2막인 9, 10회부터는 문도혁(홍종현)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다. 연예계에 발 들인 후 학창 시절과는 달리 뜻대로 이루지 못한 일들이 잦아지며 백아진은 더욱 위기에 몰린다. 1회-4회까지는 김지훈, 5회-8회는 황인, 이후에는 홍종현과 함께 한다.

김유정은 2015년 SBS <인기가요>의 MC로 만난 홍종현과 10년 만의 재회라 뜻깊었다고 전했다. 그는 "8회에서는 컨트롤할 수 없는 일이 벌어져 흔들리는 모습이 등장한다. 지금까지는 아진이 이용하거나 반격이 가능한 인물이 등장했다면 문도혁은 백아진과 동일하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행동도 예측되지 않는 인물이다"라며 "둘이 붙을 때 시너지가 9, 10회에 드러난다. 그 부분을 기대하며 새롭게 느껴 주셨으면 좋겠다"며 시청 포인트를 짚었다.

마지막으로 시리즈의 결말은 어떻게 끝나는 건지, 원작과 다른지 묻자 김유정은 "전체적인 회차가 백아진의 일대기라 결말을 딱 자르기보다, 이후 어떻게 지낼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결말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며 끝까지 시청을 부탁했다. 김유정은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누군가의 추억을 회상할 때 같이 떠오르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속마음도 전했다.
김유정 친애하는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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