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 포 굿> 스틸.
유니버설 픽쳐스
줄어든 러닝타임, 여전히 설득되기 어려운 행동들
2막의 단점들을 상쇄하려는 시도들이 여럿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위키드: 포 굿>은 원작의 구조적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다. 이는 전편보다 줄어든 러닝타임의 문제도 있다. 전편이 160분이었던 것에 비해 137분으로 줄어든 상영시간은 관객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선택이었겠지만, 그만큼 다루어야 할 캐릭터의 내면 묘사는 얕아졌다. 다루어야 할 서사 또한 전편보다 많은 편이다. 엘파바와 글린다의 엇갈린 여정, 피예로의 선택, 도로시의 등장과 주변 인물들이 탄생한 연유 등 속편은 설명해야 할 과제들이 쌓여있다. 영화는 이 모든 이야기들을 풀어내야 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인물들은 종종 서사에 끌려다닌다. 피예로가 엘파바 편으로 돌아서는 전환점은 감정적 축적보다는 플롯의 요구에 가깝게 느껴진다. 마담 모리블이 내면의 야망을 드러내는 과정은 몇몇 장면으로 대체되어 사실상 생략되다시피 표현되었다. 전편에서는 엘파바와 글린다의 우정, 엘파바의 내면에 깊게 파고들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속편은 그걸 보장받지 못 인물의 심리적 변화를 추적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속편에서는 인물들을 깊게 들여다 볼 시간이 부족하다. 이는 곧 인물들의 행동 동기가 설득되지 않는 순간들로 누적되는 결과를 낳는다.
한계 극복하려는 시도
음악적으로도 전편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다. "Defying Gravity"는 뮤지컬 영화사에 남을 만한 순간을 만들어냈다. 엘파바가 빗자루를 타고 날아오르며 고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영화를 대표하는 신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속편에서는 그에 필적할 만한 한 방이 없다. 새로 추가된 곡들을 포함해 대부분이 서정적인 발라드 계열이고 인물들의 동기를 음악적으로 표현해낸 영민한 선택이긴 하지만, 관객의 심장을 한 번에 휘어잡는 강력함은 부족하다. "For Good"은 감동적이지만, "Defying Gravity"가 남긴 기억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원작 뮤지컬 2막이 갖고 있던 구조적 문제들을 영화는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급전개로 인한 개연성 부족, 임팩트 있는 음악적 순간의 부재, 압축된 러닝타임으로 인한 심리 묘사의 한계. 이 모든 것이 영화의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의미 있는 것은 극복하려는 시도 자체에 있다. 글린다에 대한 심화된 탐구, 새로운 넘버를 통한 감정선 보강, 배우들의 연기로 메우려는 서사의 틈새들. 완전한 성공은 아니지만, 원작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시도는 영화만의 인장으로 자리 잡는다.
무엇보다 영화는 자신의 핵심을 잃지 않는다. 엘파바와 글린다의 우정.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서로를 변화시킨 두 사람의 관계. "Because I knew you, I have been changed for good."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한 줄이다. 원작 팬들에게도 만족스러운 완결이며,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도 두 사람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안정적인 속편이다.
▲<위키드: 포 굿> 스틸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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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노동자 겸 플랫폼 노동자. 음악-영화-책 감상이 유일한 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