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부상 이겨낸 '오뚝이' 임창민, 18년 마운드에 마침표

[KBO리그] 통산 563경기·123세이브 그리고 6년째 기부... '미담 제조기' 임창민 현역 은퇴

 현역 은퇴를 발표한 삼성 베테랑 불펜 임창민
현역 은퇴를 발표한 삼성 베테랑 불펜 임창민삼성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베테랑 불펜 투수 임창민이 18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지난 3일 오후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지난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금은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의 2차지명 2라운드 11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한 임창민은 이후 히어로즈(넥센),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를 거쳐 지난해 FA 자격으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여러 팀을 거친 임창민의 야구 인생은 영광과 좌절이 교차하는 '굴곡진 역사' 그 자체였다.

임창민은 프로 통산 563경기에 등판해 30승 30패 123세이브 87홀드, 평균자책점 3.78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특히 전성기를 보낸 NC 다이노스 시절(2015~2017)에는 3시즌 연속 26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구단 프랜차이즈 최다인 94세이브 기록을 세웠고 해당 기간 중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구단이 해체된 현대의 지명을 받고 시작한 임창민의 프로 인생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3년 간의 전성기 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과 이후 두 번의 방출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임창민은 좌절하지 않았다. 9년의 세월을 보낸 NC를 떠나 2022년 두산, 2023년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한 임창민은 다시 마무리 자리를 꿰차고 26세이브를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NC 시절 마무리 투수로 전성기를 보낸 임창민
NC 시절 마무리 투수로 전성기를 보낸 임창민NC다이노스

이러한 활약은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와 2년 총액 8억 원의 FA 계약으로 이어졌다. 계약 첫해인 2024시즌, 임창민은 마흔 살 나이가 무색하게 무려 60경기에 등판해 2승 28홀드를 기록하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올 시즌은 16경기 등판에 그치며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선수 생활 마지막까지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보여줬다.

아내인 민유경씨의 SNS를 통해 현역 은퇴 사실을 미리 알린 임창민은 "올 시즌 전, 이제부터 하는 모든 경험은 제 선수로서의 마지막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마운드에 올랐고, 2025시즌이 이렇게 끝이 나버렸습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지 않으려 합니다. 18년 선수 생활을 여기서 마무리합니다"라는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임창민의 은퇴 선언 전문(출처- 임창민 선수 아내 민유경씨 SNS)
임창민의 은퇴 선언 전문(출처- 임창민 선수 아내 민유경씨 SNS)민유경

임창민은 팬들을 향해서도 "성적이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응원 많이 해주신 팬들 덕분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야구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수 경력을 마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현역 시절에도 차세대 지도자 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임창민은 야구계에서 손에 꼽히는 학구파 선수로 알려져 있다. 과거 후배들이 무엇을 물어봐도 모르는 것이 없는 박학다식한 의미에서 '킹덕후'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단순히 야구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임창민은 학구적인 면모뿐 아니라 팬서비스나 기부 등에서도 많은 미담을 남겼다.

 선수 생활 중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해온 임창민
선수 생활 중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해온 임창민한림화상재단

특히 임창민의 선행은 은퇴와 함께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2020년부터 꾸준히 지역의 불우 이웃 및 어린이 화상 환자를 위한 기부를 이어온 임창민은 은퇴 소식과 함께 한림화상재단에 1,500만 원을 추가 기부하며 누적 기부액 5,000만 원을 넘기기도 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은퇴 후 당분간 야구장 밖의 세상과 만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임창민은 "내년 1년은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야구 선수라는 겉치레를 빼고 한 사람으로서 배우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곧바로 프로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고 재정비 시간을 갖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임창민이 1년 후 어떤 모습으로 한국 야구계에 복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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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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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민상현 / 김정학 기자) 프로야구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eport@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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