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14년 간 가출한 남편, 결국 '이것' 때문이었다

[리뷰]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14년간이나 음주와 가출을 거듭하며 가정에 소홀했다는 남편, 그런데 정작 남편은 가출을 하게 된 이유가 바로 아내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과연 이 부부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11월 3일 방송된 MBC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에서는 '14년째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당신, 연기부부'편이 그려졌다.

조지영-정민지 부부는 결혼 14년차로 40대 동갑내기 부부였다. 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결혼 내내 반복된 남편의 음주와 가출 문제로 인한 고민을 호소했다. 남편은 말없이 잠수를 타고 행방불명되는 이유에 대하여 아내에게 속시원하게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고.

아내는 "남편의 반복되는 행동이 사람을 피말리게 한다. 그래서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사연을 신청했다"고 털어놓았다. 남편 역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고치고 싶어서 나왔다"고 밝혔다.

오은영리포트 연기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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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내성적인 성격의 남편은 한 집안에 있으면서도 아내와 대화가 거의 없었다. 남편은 아내가 먼저 대화를 시도해도 그저 묵묵부답이었고 슬쩍 자리를 피했다. 아내는 남편이 회피형 중에서도 정도가 심한 '완전 회피형'이라고 폭로했다.

부부는 남편의 과도한 음주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었다. 일용직에 근무하는 남편은 고단한 일상을 달래기 위하여 술에 의존하는 성향이 심했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하면 생리현상도 조절이 안되어 실수를 하거나, 심지어 아내에게 과격한 폭언과 가정폭력(영상은 비공개)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은 본인이 술에 취하여 저지른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남편은 만취하면 아내에게 "답답해 미치겠어" "숨이 막혀"같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한다고.

또한 아내는 남편이 신혼 시절부터 결혼생활 14년간 상습적으로 가출과 잠수를 반복한다고 밝혔다. 한번 집을 나가면 두달 가까이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다고. 술에 만취하여 길거리에서 졸고 있다가 경찰이 출동하여 강제로 귀가시킨 적도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기행으로 인하여 하루종일 불안감 속에서 지내고 있었다. 촬영기간 중에도 남편이 지인들과의 술자리로 퇴근이 늦어지자 안절부절하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는 수시로 시간을 확인했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귀가를 독촉했다. 전화를 끊은 아내는 돌연 눈물을 흘렸다. 만성적인 불안감으로 인하여 약까지 처방 받고 있다는 아내는 "변한 내 모습이 슬프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결국 또다시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가지느라 일찍 귀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기다리다못한 아내와 제작진이 남편을 찾아 나서야했다. 새벽에야 늦게 돌아온 남편에게 아내는 분노를 쏟아냈지만, 남편은 듣는둥 마는둥 하며 여전히 대화를 회피했다. 남편은 끝내 별다른 변명이나 대책 없이 아내와의 대화를 일방적으로 종료해버렸다.

아내는 "미칠 것 같다. 화도 나고 답답하다. 가정을 지켜야하는데 남편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나 싶다. 술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조절할 수 있는지 알고싶다. 남편 걱정 때문에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오은영은 "남편은 알코올 사용 장애(알코올 중독)가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어 "남편은 술을 안 마시면 온순하고 착한 성격이지만 술을 마시면 돌변한다. 기본적 생리현상도 조절이 안되고, 블랙아웃, 폭력적인 행동은 전형적인 알코올 사용 장애의 형태다. 남편은 술을 줄이는건 의미가 없다. 단주를 해야한다"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남편의 문제가 '술에서 가출로' 이어진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남편의 아내에 대한 속마음이 공개됐다. 남편은 아내의 과도한 연락과 감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고백했다.

남편의 주장에 따르면, 아내는 남편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어서 지인들의 연락처를 저장해두고, 수시로 동료와 거래처에 연락하여 남편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남편이 공개한 통화내역에 따르면 아내는 남편이 바쁜 근무중에도 5-10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연락하며 심부름을 시키거나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고.

또한 남편은 꾸준히 일당을 아내에게 송금해왔지만, 아내는 남편이 몰래 모아돈 둔을 술값과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드디어 입을 뗀 남편은 본인의 잘못을 일부 인정했지만, 아내의 주장처럼 술 문제가 전부를 아니라고 반박했다.

부부는 마주않아 둘만의 대화를 나눴다. 남편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속마음을 꺼내기 시작했지만, 아내는 남편의 이야기를 제대로 다 듣기도 전에 과거의 잘못을 거론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남편은 "아내와 대화를 하면 항상 가출과 과거 문제를 꺼내는 것으로 되돌아온다. 아내가 비아냥 대면서 시비를 걸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하나 싶다. 참다참다 한순간에 폭발하게 된다"며 아내와의 대화를 피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오은영리포트 연기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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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관찰 영상에서의 아내는, 남편에게 끊임없이 술과 과거 문제 등을 거론하며 잔소리를 하거나 비아냥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자고 있는 남편을 일부러 깨워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결국 참다못한 남편의 감정이 한계에 도달하면 가출과 잠수로 이어졌고,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한 적도 있었다고.

오은영은 "아내가 힘들었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힘든 상황에 대처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편의 음주와 가출은 분명 큰 문제지만, 부부간의 소통에서 아내의 대화는 일방적이다. 남편의 입장에서는 아내가 가출의 빌미를 제공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는게 오은영의 진단이었다.

사실 남편은 사회적 긴장감이 높아 능숙하게 말을 하기 어려워하는 유형이었다. 그러나 아내는 대화를 하면서 상대의 대답을 기다려주지 않고 자신의 감정만 일방적으로 쏟아내거나 14년 동안 과거 이야기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아내는 오은영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못하고 남편과 과거 탓만을 거듭했다.

좀처럼 솔루션을 받아들이려는 의지가 없는 아내에게, 답답해진 오은영도 목소리가 높아졌다.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할까'를 이야기 해야하지 않나' 인생에서 과거를 붙잡고 살 수는 없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아내와 무슨 말을 해서 '대화가 풀려가네' '감정적 소통이 되네'가 아니라 잘못만 추궁한다면, 상대는 말을 안하고 싶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상에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한참 생각에 잠긴 아내는 "알고 있었다. 남편이 나의 힘듦을 알아주기를 바랐다. 남편이 말을 안하는게 저를 골탕먹이려는 줄 알았다. 그래서 대화보다는 '술먹지마'라는 이야기만 나왔다"며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인정했다.

한편 이처럼 대화가 서툴고 어려운 남편이 용기를 내어 방송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남편은 바로 "아이들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두 딸은 잦은 음주와 가출로 가정에 소홀했던 아빠 때문에 받은 상처를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남편은 자신 때문에 아이들이 상처받은 것에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이들은 "마음이 아프다. 아빠가 제발 돌아왔으면 좋겟다. 여기서 끝내고 싶은 마음이 너무 많이 든다. 그만 울고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가면 좋겠다. 우리 네 식구 싸우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고 하고 싶다"고 눈물을 흘리며 고백했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게 된 부부 역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오은영은 "아이들은 돈을 많이 벌어오는 부모보다 그저 건강하게 옆에 오래있으면서 따뜻하게 사랑을 주는 부모가 더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부부를 위한 최종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남편의 금주와 함께 휴대폰에 '위치추적 앱'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아내의 불안도 줄이고, 남편이 만일 음주를 했을때 어디있는지 알고 대처할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남편은 솔루션을 흔쾌히 수용했다.

또한 아내에게는 남편에 대한 불안감과 집착을 버리고 앞으로는 아내 자신의 삶에 좀더 집중하기를 당부했다.

남편은 아내의 손을 잡고 그동안 못다한 진심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편은 "앞으로는 아이들이랑 행복하게 잘 살도록 노력할께. 그동안 외롭게 해서 진짜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아내 역시 "나만 생각했던 것 같다. 나도 변해야하는 것들은 노력하겠다. 앞으로 편안하게 잘 살아보자"고 다짐했다. 또한 부부는 자녀들에게도 앞으로 부끄럽지않은 부모로 거듭날 것을 약속하며 새로운 출발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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