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MVP' 김현수, '가을의 아쉬움' 날렸다

[KBO리그] 타율 .529 1홈런8타점 활약으로 프로 데뷔 첫 한국시리즈 MVP 수상

소감 밝히는 김현수 3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시상식에서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김현수가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현수는 5경기 17타수 9안타, 타율 0.529에 홈런 1개, 8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소감 밝히는 김현수3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시상식에서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김현수가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현수는 5경기 17타수 9안타, 타율 0.529에 홈런 1개, 8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연합뉴스

2025년 한국시리즈가 LG 트윈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LG는 1990년과 1994년, 2023년에 이어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특히 1994년에서 2023년까지 무려 29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반면에 2023년과 올해까지는 단 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2019년부터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최근 3년 동안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는 이제 '왕조의 길목'에 들어섰다고 해도 큰 과장이 아니다.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부터 한국시리즈 MVP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사실 144경기 중 최고의 선수를 뽑는 정규리그 MVP와 짧으면 4경기, 길어도 7경기 중 최고의 선수를 뽑는 한국시리즈 MVP는 같은 가치를 가졌다고 보긴 힘들다. 하지만 한국시리즈가 한 해 농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무대이고 한국시리즈가 야구팬들에게 주는 효과가 워낙 크다 보니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한국시리즈 MVP의 주인공은 LG 타선의 맏형인 '타격기계' 김현수에게 돌아갔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529(17타수9안타)1홈런8타점 OPS(출루율+장타율)1.342를 기록한 김현수는 기자단 투표 89표 중 61표(앤더스 톨허스트 14표,박동원 10표,문보경,신민재 각 2표)를 받으며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프로 데뷔 20년 만에 달성한 김현수의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자 첫 한국시리즈 MVP였다.

두산 시절 번번이 무산됐던 한국시리즈 MVP

신일고 시절부터 뛰어난 타격으로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되고 고교야구 최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까지 수상한 김현수는 정작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대학 진학과 육성 선수 입단을 두고 고민하던 김현수는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고 상대적으로 약했던 두산 외야의 틈을 파고 들어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좌익수로 활약했다.

김현수의 이름이 야구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무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김현수는 타격 1위를 달리며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리고 예선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서 9회 대타로 출전해 3년 연속 40세이브를 기록한 일본 최고의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천금 같은 결승타를 때리는 등 올림픽에서 타율 .370(27타수10안타)4타점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008년 타율(.357)과 최다안타(168개),출루율(.454) 등 3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른 김현수는 프로 데뷔 3년 만에 '육성선수 신화'를 쓰며 최고의 타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현수는 큰 기대를 받고 출전했던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5차전 9회 1사 만루 '끝내기 병살'을 포함해 21타수1안타(타율 .048)로 크게 부진했다. '타격기계' 김현수에게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생기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김현수는 2013년 커리어 두 번째 한국시리즈에서 첫 홈런을 때려내는 등 타율 .333(27타수9안타)를 기록하며 명예 회복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두산의 중심타자로서 한국시리즈 7경기에서 타점이 2개에 불과했고 두산 역시 3승1패의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삼성 라이온즈에게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아무리 타율이 준수해도 김현수의 활약은 빛이 바랠 수 밖에 없었다.

절치부심한 김현수는 2015년 정규리그에서 타율 .326 28홈런121타점으로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421(19타수8안타)4타점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는 정수빈이 손가락 부상에도 지명타자 출전을 강행하면서 타율 .571(14타수8안타)1홈런5타점을 기록하면서 한국시리즈 MVP를 가져가 버렸다.

한국시리즈 MVP와 함께 'FA 대어' 등극?

2015 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미국에서 2년 동안 활약한 김현수는 2018 시즌을 앞두고 4년 115억원의 조건에 두산의 '잠실 라이벌' LG와 FA계약을 체결했다. LG는 한국야구 최고의 교타자 영입을 통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고 김현수는 LG 이적 첫 해 커리어 두 번째 타격왕(타율 .362)에 등극하며 '타격기계'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김현수의 활약과 별개로 LG는 번번이 가을야구에서 무너지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고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김현수도 2021년부터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2021 시즌이 끝나고 3번째 FA자격을 얻은 김현수는 LG와 4+2년 총액 115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든든한 외국인타자 오스틴이 합류하고 '출루왕' 홍창기의 잠재력을 폭발한 2023년 김현수는 LG에서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김현수는 8년 만에 오른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동안 1홈런7타점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해줬지만 타율이 .238(21타수5안타)에 불과해 5경기에서 3홈런8타점6득점을 폭발한 오지환에게 한국시리즈MVP를 내줬다. 김현수는 작년에도 .294의 타율과 152안타를 기록하고도 두산 시절이던 2012년(65개) 이후 가장 적은 69타점에 그쳤고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154(13타수2안타)로 부진했다.

그렇게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는 듯했던 김현수는 올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타격기계'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1차전에서 2타점, 2차전에서 2득점으로 LG의 잠실 연승에 기여한 김현수는 3차전에서 코디 폰세에게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그리고 시리즈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4차전에서 결승타를 포함해 3안타3타점, 5차전에서도 3안타2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사실 개인 기록만 보면 한국시리즈 OPS 1.451의 문보경이나 2경기에서 13이닝3실점(평균자책점2.08)으로 2승을 챙긴 앤더스 톨허스트 역시 MVP 자격은 충분했다. 하지만 기자단은 4차전과 5차전의 맹활약을 통해 시리즈의 흐름을 가져온 김현수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공교롭게도 2021년 LG와 맺었던 FA계약의 옵션을 채우지 못한 김현수는 올해 FA시장에서 보상선수 출혈이 필요 없는 'C등급 FA'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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