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까지 50분 남았다... "내 이야기이자 내 아버지 이야기"

[인터뷰] 연극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로 돌아온 배우 김필

1990년 연극 '13년생의 방황'으로 데뷔해 <하이타이>, <술꾼>, <오셀로 두 시대 등 작품으로 유명한 배우 김필이 새로운 작품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로 돌아왔다. 11월 5일 초연을 앞둔 그를 10월 31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연습 중인 배우 김필(오른쪽)과 정소영(왼쪽)
연습 중인 배우 김필(오른쪽)과 정소영(왼쪽)극단 해동머리

- 간단한 작품 설명을 해달라.
"이 작품은 조력자살이라는 이 사회의 어둠을 다루고 있지만, 사실 온전히 완전한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 아니겠나. 기성세대의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파괴하고 해체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그 욕구를 제삼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또 그와 함께하는 가족들의 태도에서 우리는 얼마나 성숙한 모습으로 조력자살을 맞이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한다."

- 작품을 준비하며 조력자살에 관해 생각해 본 게 있나.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가족들을 자연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삶의 끝에 내몰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 연극을 통해 잠시 그 입구에서 경험해 볼 뿐이다. 또 이 작품의 주인공은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 표도 안 나고 멀쩡해 보이는 내 주변의 누군가는 매일 가슴을 움켜쥐고 조각 숨을 쉬며 말 못 할 죽음의 공포와 동행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 배역 이름이 배우 이름과 같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택수 작가이자 연출은 늘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의 이름을 직접 대본에 사용한다. 직접적으로 배우의 이름을 사용하면 좀 더 배우 스스로 작품에 몰입할 수 있다. 또 작가가 그 배우를 상상하며 대본을 만들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배우가 받아들이기 쉽다."

- 어떤 관객들이 연극을 봤으면 하나.
"이 연극은 자본주의와 함께 질주하고 있는,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오늘의 우리 모두가 보아야 하는 연극이다. 내 지금의 이야기고 내 아버지의 이야기다. 우리는 달리는 문명 속에서 멈추지 않는 기계와 같은 심장을 요구받고 있다. 우리의 심장은 계속 펌핑돼 과호흡으로 공황에 빠져 끝내 자신에게 독약을 먹이고 잠재우게 될지 모르겠다. 이 연극은 그런 우리를 잠시 침묵하게 할 것이다."

"조력 자살 앞둔 한 가족의 이야기"

김택수 연출은 "오랜 고민 끝에 조력자살을 앞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극의 형태로 그려보고자 했다"면서 "삶의 끝머리, 단 50분의 시간이 남았다면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또, "극적 시간을 실제 공연 시간과 일치시켜 '리얼타임'의 생생함을 구현했다"며 "관객 여러분께서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순간을 직시하며, 한 걸음 물러난 관찰자로서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관람 포인트를 설명했다.

한편, 연극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는 2024년 제7회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 대상/희곡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당시 "새로운 소재이면서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이 굉장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우리가 죽음을 다룰 때 내면적인 갈등을 다루는 것이 상례인데 이 작품은 죽음을 앞둔 사람의 그 마음을 그리지 않고 그 주변의 가족들을 통해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죽음의 세계를 한 번 더 고민하고 사유하게 만들었다"는 평과 함께 "언어는 직설적이되 진부하지 않고, 일상적이되 낡지 않았다. 대사는 유머와 비애를 교차시키며 리듬감 있게 흐르고, 공간은 단 하나의 방이지만, 시간과 감정은 무대의 구획을 훨씬 넘어선다"는 평을 받았다.



덧붙이는 글 *공연 정보
공연 기간: 2025년 11월 5일(수) ~ 11월 16일(일)
공연 장소: 대학로 제이원씨어터
공연 시간: 평일 오후 8시 / 주말 오후 4시 (월요일 공연없음)
작, 연출: 김택수
출연: 김필, 정소영, 이대규
나의고난은50분남았다 김필 김택수 대학로연극 대학로공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