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감독 대행 기간 동안 리더십을 보인 조성환 전 대행
두산베어스
시즌 도중 갑작스레 지휘봉을 잡게 된 감독 대행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임무는 팀 분위기 수습이다. 지난 6월 2일,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난 후 '대행' 꼬리표를 달고 약 4개월가량 86경기를 지휘한 조성환은 일반적인 감독 대행과는 달리 자신의 색깔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성환 전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86경기 동안 두산은 38승 3무 45패, 승률 0.458을 기록하며 해당 기간 중 리그 7위를 기록했다. 이승엽 감독 시절 5강권과 상당한 격차가 나는 9위로 추락하며 가을야구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룬 이 성적보다 더 주목할 것은 팀 분위기 쇄신이었다.
대행으로 부임하자마자 줄곧 부진하면서도 주전으로 나서던 양석환, 강승호, 조수행 등을 2군으로 내린 조 대행의 첫 결단은 "어설프게 야구를 하면 나도 어설프게 대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선수단 전체에 전달했다. 이후 하위권으로 처지며 침체되었던 두산의 팀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조성환 감독 대행 기간 동안 두산 팀 성적(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
케이비리포트
조 대행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는 사이 두산은 예전의 끈끈한 팀 컬러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고졸 신인인 박준순의 성장과 주전 도약, 역시 고졸 신인인 최민석의 선발 전환 등 이름값 대신 당장의 실력에 기반한 선수 기용으로 내부 경쟁을 도모했다. 팀 분위기를 바꾼 일련의 시도는 구단 내부에서도 긍정 평가를 받았고 시즌 후 정식 감독으로 승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8월 중순 이후 7연승을 달리며 가을야구 불씨를 살리나 싶었지만 9월 이후 전력차를 보이며 결국 최종 9위로 시즌을 마쳤다. 팀 순위만 보면 이승엽 감독 사퇴 후 제자리 걸음을 한 셈이고 대행 임기 중 5할 승률 달성과 같은 확실히 눈에 남는 성과를 남기진 못했다. 결국 이 점이 시즌 후 신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프로 지도자 경험이 전무했던 전임 감독의 시행착오를 제대로 겪었던 두산은, 마운드 강화에 적합한 투수 전문가 출신이자 통합 우승 경험이 있는 김원형 감독의 검증된 경험을 통해 팀의 안정화를 꾀하는 안정 지향 노선을 택했다. 이 선택은 조성환 대행의 능력 문제라기 보다는 초보였던 이승엽 감독 실패의 반대 급부로 해석된다.
▲신진 선수를 중용한 조성환 전 감독대행
두산 베어스
김원형 신임 감독 선임이 발표된 이후 "제가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많이 부족했습니다"라며 자신을 낮춘 조성환 전 대행은 구단의 잔류 요청까지 고사하며 깔끔하게 두산을 떠났다. 새 감독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그의 결단은 잡음 없는 작별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원형 감독은 취임식에서 조 전 대행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제 조성환 전 대행은 과거 호평받았던 해설위원으로 9년 만에 복귀하며 다시 현장을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감독 대행으로 보여준 리더십과 신진 선수 육성 및 활용 노하우는 많은 팀에서 탐내는 자산이다. 리그에서 가장 '준비된 감독감'이라는 평가를 받는 조성환이 향후 어느 팀에서 정식 감독 지휘봉을 잡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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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 KBO기록실]☞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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