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레 배우
눈컴퍼니
이레는 드라마 전체에서 어른으로서 몫을 해내고 있었다. 특히 한석규라는 대선배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연기했다.
그는 "한석규 선배님께 많이 배웠다. 스태프에게 다가가는 태도부터 상대 배우와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조언도 주셨다. 특히 저의 상태를 많이 물어봐 주셨던 게 기억난다. 취향, 일상을 궁금해하셨는데 저를 곱씹게 되었다. 첫 장면이 배달 다녀와서 시온과 신사장이 만나는 장면이었다. 이미 다정하게 분위기를 풀어 주셔서 친밀한 유대감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신사장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히어로다.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물이지만 꼭 만나고 싶기도 하다. "약자의 편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신사장 같은 사람은 실제로는 없다. 신사장은 판타지 같지만 한 번쯤 되새기게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많은 분에게 소시민 히어로인 신사장식 해법이 위로되었을 거다"라며 자연스럽게 한석규와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들려주었다.
"엄마가 < 8월의 크리스마스 >는 꼭 봐야 한다며 찬양했다. 촬영장 끝나고 한석규 선배님과 있었던 일을 간증하는 시간이었다. (선배님도) 너무 좋아하셨다."
시온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배달 라이더로 씩씩하게 지내지만 그늘진 구석이 있다. 늘 날 서 있는 탓에 통닭집에 파견된 필립(배현성)에게 경계심을 풀지 않다가, 검정고시에 도움받으며 조금씩 마음을 연다. 시작은 혐관이었으나 천천히 호감의 에너지를 주고받았다.
이레는 "시온은 계속 공부하고 싶지만 가족과 생계가 우선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자신을 받아주는 사람을 만나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법을 찾게 된다. 속는 셈 치고 조금은 기대하게 되는 거다"라며 시온과 필립의 관계를 해석했다.
티격태격할수록 미운 정이 쌓여 진심이 전해졌다. 요즘같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시온과 필립의 라포 형성이 더뎠다. 둘의 로맨스를 기대하는 시청자는 애가 타기도 했다. 그는 "전체적인 틀에서 보면 둘의 로맨스에 집중하기보다 사람 간의 관계성을 보여주려고 했다. 첫 만남에 현성 오빠가 막 대해도 된다고 해서 정말 시온 이처럼 편하게 기댔다"면서 "저는 영화를 오래 해서 드라마 현장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현장 흐름에 잘 올라타더라. 특히 주인공으로서 서사를 끌고 가는 에너지, 현성 오빠가 일하는 모습을 리스펙트 하게 되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배달 라이더로 분해 스쿠터를 능수능란하게 타야 했다. 어려움은 없었는지 물었다. 이레는 "운전면허가 있지만 스쿠터는 처음이다. 다행히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회차가 늘어날수록 능숙해졌다. 다만 무게를 고려해서 중심을 잘 잡아야 했다. 필립까지 태워야 할 때는 저절로 예민해졌다. 누가 다칠까 봐 긴장하고 있으니까 (현성 오빠가 뒤에서) 잘 토닥여 주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스무 살 이레에게 <신사장 프로젝트>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지금은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는데, 목표로 한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패기가 가득했다. 만 16세에 중앙대에 조기 입학해 대학생으로 누리는 값진 시간도 포함이다. 앞으로의 계획까지 들어볼 수 있었다.
"많은 질문을 남긴 드라마였다. 고생도 많이 했던 만큼 좋은 스태프를 만났다. 헤어지기 싫을 정도로 정이 들어서 마지막 촬영이 너무 슬펐다. 스무 살에 촬영한 기념적인 작품이라 보내주기 싫었지만. 건강하게 보내주는 마음을 연습하려고 노력했다. 어릴 때는 끝이 있는 것처럼, 완성, 완벽이란 단어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닿을 수 없는 목표를 잡으려고 안간힘 썼던 것 같다. 지금 시작하는 아역 친구들은 부디 현재에 집중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저도 여전히 안 해본 게 많다. 로맨스물도 하고 싶고 사극, 시대극도 탐난다. 차기작으로는 드라마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청당>으로 다시 돌아올 것 같다. 저를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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