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츠투하츠(Hearts2Hearts)
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의 8인조 신예가 당돌한(?) 변신에 돌입했다. 지난 20일 발매된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카르멘, 지우, 유하, 스텔라, 주은, 에이나, 이안, 예온)의 첫 번째 미니 음반 < Focus >는 줄곧 싱글 발표에 치중했던 팀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손꼽을 만하다.
데뷔곡 'The Chase'를 시작으로 두 번째 싱글 'Style', 이번 신보의 선공개 곡 'Pretty Please' 등 낱개의 곡 중심으로 케이팝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온 하츠투하츠로선 그간의 노력이 하나로 합쳐진 < Focus >와 동명 타이틀 곡으로 다시 한번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쇠맛(에스파) 혹은 실험적인 사운드(레드벨벳, 에프엑스)를 앞세웠던 SM 선배들과는 다른 방향성을 지닌 일련의 곡들로 차별화를 도모했던 하츠투하츠는 새 음반에선 최근 트렌디한 사운드와 1세대 걸그룹의 향수 사이 절묘한 줄타기를 통해 2025년 케이팝 '괴물 신인' 혹은 '슈퍼 루키'라는 평가가 결코 과찬된 칭찬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고 나섰다.
세련된 하우스 비트... 차별화 도모한 'Focus'
▲하츠투하츠 'Focus'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SM 엔터테인먼트
하츠투하츠의 미니 1집 < Focus >는 지난 6월 공개되었던 'Style'을 포함해 총 6곡의 트랙으로 구성되었다. 머릿곡 'Focus'는 앞서 소개되었던 일련의 곡들과는 다소 차별화된 개성을 드러내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복고풍의 피아노 리프와 어울어지는 신시사이저 선율을 중심에 새겨 넣은 하우스(House) 장르의 곡으로 차분한 감성의 데뷔곡 'The Chase', 통통 튀는 매력의 'Style'과는 180도 달라진 변신을 시도한다.
교복을 착용하고 이뤄지는 교실에서의 군무+시험지 위에서의 댄스, 그리고 1대 1 무술 동작 같은 다소 기이하게 비춰질 수 있는 장면의 연속으로 구성된 뮤직 비디오에서 반복적인 리듬과 마치 주문처럼 반복적으로 울려 퍼지는 "I cannot focus on anything but you"의 후렴구는 강력한 중독성을 발휘한다.
파리 패션 위크 런웨이 혹은 틱톡 챌린지 등에 두루 잘 어울릴 것 같은 세련된 감각과 단순한 박자 속에서도 잘게 쪼갠 리듬으로 심장 박동을 울리는 베이스의 전개는 멤버들의 목소리와도 좋은 합을 이뤄낸다. 공격적이거나 자극적인 방식의 악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Focus'는 확실한 흡인력을 과시한다.
SM표 걸그룹의 계승자
▲하츠투하츠 'Pretty Please', 'Style'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SM 엔터테인먼트
뒤이어 소개되는 일련의 수록곡에선 SM 걸그룹의 계승자다운 면모를 착실하게 증명해준다. 선공개곡 'Pretty Please'는 과거 1세대 그룹 S.E.S ('I'm Your Girl')의 현대적인 재해석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뉴잭스윙 장르와 무그 신스 베이스로 색깔을 입힌 그때의 감성을 멋지게 되살려낸다.
두 번째 트랙으로 자리 잡은 'Apple Pie'에선 누디스코 장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파자마 파티를 벌이는 소녀들의 아기자기한 감성을 펑키한 베이스 소리로 구현하는 독특한 시도가 엿보인다. 1980년대 후반 일본 음악계를 풍미했던 '시티팝'스러운 'Flutter', R&B 발라드 곡 'Blue Moon'을 후반부에 배치해 전반부에 놓인 역동적인 트랙들과의 상반된 이미지를 극대화시킨다.
CD Only 트랙으로 엔딩을 장식하는 곡은 이들의 두 번째 싱글 'Style'이다. 발랄하고 경쾌한 업템포의 댄스곡은 꾸준히 하츠투하츠의 가사를 작업해준 켄지(KENZIE)의 재치 넘치는 문장 "네 Style은 다 맞아 / 그게 너라서 더 좋아"에 힘입어 더 큰 생명력을 얻고 있다.
폭발적이지 않다고? 그게 강점이야!
▲하츠투하츠(Hearts2Hearts)SM엔터테인먼트
최근 케이팝 업계의 시간은 수년 전과 비교했을때 몇 배 이상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데뷔 후 3년 정도의 여유 속에 성과를 내야 했지만 지금은 불과 1년 안에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면 마치 '패자'처럼 낙인 찍는 제법 위험한 가치 판단까지 등장할 정도다.
너도 나도 "빨리 빨리"를 외치는 듯한 2025년의 케이팝에서 하츠투하츠의 행보는 살짝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단맛도 아니고 짠맛도 아닌, 슴슴한 음식같은 'The Chase'를 데뷔곡으로 택한 결정 뿐만 아니라 일련의 싱글 공개를 통해 느리지만 착실하게 팀의 기반을 다져왔다. 폭발적이지 않아도 꾸준함이 담보된 이들의 음악은 그래서 더욱 강력한 장점으로 자리 잡는다.
이와 같은 기획의 방향성은 옳고 그르다의 판단 이전에 SM 특유의 우직스러움이 느껴질 정도다. "남들이 뭐라해도 우린 정해진 경로를 나아갈 뿐이야"라고 선언하는 듯한 작업물들의 공개는 하츠투하츠의 계단식 성장을 이루는 밑거름을 완성시켰다. 그런 점에서 'Focus'의 등장은 이제 막 데뷔 1년 차를 알차게 보내고 있는 8인조 신인 그룹의 역사에 있어서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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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츠투하츠 'Focus', 폭발적이지 않다고? 그래서 더 매력있는 SM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