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MBC 대학가요제 - 청춘을 켜다
MBC
1977년 첫 대회 이후 <MBC 대학가요제>는 <강변가요제>(여름)와 더불어 재능 넘치는 젊은 대학생 음악인들을 배출하는 산실로 평가되어 왔다. 과거엔 솔로 가수를 중심으로 보컬 중심의 '중창단', 록음악 기반의 '그룹사운드' 식의 조합으로 다양한 참가자 구성이 이루어진데 반해 올해 다시 돌아온 대회에선 김가연 한 사람을 제외하면 전부 '팀'으로 출전한 점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밴드 조합으로 경연에 임한 이들은 좋은 기량을 선보여 폭우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준 관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받았다. 이밖에 루시, 우즈 등 기성 인기 음악인들의 축하 공연과 고 신해철 (1988년 대상 무한궤도 리더)의 11주기를 맞이해 고인의 자녀들이 AI 기술로 부활한 그의 목소리와 합창하는 '그대에게' 가 깊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참가자들의 장르를 살펴보면 인디 팝 형식 부터, 힙합, 팝-펑크, 기타 포크 기반의 서정적인 선율까지 다채로운 구성의 음악들을 선보였다. 반면 대상 수상곡을 비롯해서 단숨에 모두를 압도할 만큼의 위력을 지닌 작품 혹은 참가팀은 딱히 눈에 띄지 않았다.
13년 만에 돌아왔지만...경쟁력은 물음표
▲2025 MBC 대학가요제 - 청춘을 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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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MBC 대학가요제>의 부활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갖을까. 1970년대 후반~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강변가요제>까지 포함한 대학생 중심의 경연 대회는 그 시절 가요계를 풍성하게 채워줬다.
지금도 많이 리메이크 되어온 '연극이 끝난 후'(샤프)를 비롯해서 신해철의 등장을 알린 '그대에게', 대학가요제의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안녕하세요'(익스) 등은 신선한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녹여낸 '바윗돌'(정오차) 같은 시대 정신을 녹여낸 곡도 탄생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자본력이 음악시장의 판도를 확연히 흔들어 놓았고 케이팝이 세상을 지배하는 요즘 시대에 과연 대중음악계의 흐름이 판이하게 달라진 지금 소위 '대학생 음악인'들의 경연 대회가 과연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부활에 대한 명확한 해답 부재
▲2025 MBC 대학가요제 - 청춘을 켜다MBC
총 11팀의 올해 대회 본선 참가팀들은 저마다 패기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며 그간 갈고 닦은 음악적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작품들이 과연 '완성형' 음악에 익숙해진 참가자 또래 젊은 대중들을 사로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실력을 갖춘 음악적 인재들은 굳이 대학 진학 없이 케이팝 전문 기획사로 들어가 아이돌로 데뷔하거나 혹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음악계의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게 지금의 현실 아니던가.
이미 비슷한 형식을 취한 타 방송사·기관·지자체들의 대학생 가요제가 속속 등장했지만 무관심 속에 사라진 것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본 방송 종료 직후 다음날 오전 9시 기준으로 MBC가 운영하는 여러 유튜브 채널 중 이번 <대학가요제> 경연 영상 클립을 업로드한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
13년 만의 부활을 크게 외치던 방송사가 정작 본 행사 이후에는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를 보인다는 점도 아이러니하다. 이런 식이라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을까. 참고로, 2025 MBC 대학가요제의 시청률은 1.8%다(닐슨코리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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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부활한 MBC 대학가요제, 무관심엔 답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