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LG 박해민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KBO리그에서는 2015년과 2016년의 두산 베어스 이후 2년 연속 우승팀이 나온 적이 없다. 징검다리 우승은 2008년과 2010년의 SK 와이번스가 마지막이었다. 그만큼 10개 구단이 매년 치열하게 경쟁하는 KBO리그에서는 특정 구단이 오랜 기간 강 팀으로 군림하기가 힘든 구조를 가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LG는 2018년부터 7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최근 3년 동안 2번이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올 시즌 LG가 정규리그에서 85승을 거두며 한화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역시 막강한 선발진에 있었다. LG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3위(3.79)였지만 선발 평균자책점은 3.52(2위)로 1위 한화(3.51)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실제로 LG는 올해 요니 치리노스와 손주영, 송승기, 임찬규까지 4명의 10승투수를 배출했고 새로 가세한 앤더스 톨허스트도 8경기에서 6승을 기록했다.
팀 타율(.278)과 팀 안타(1366개),팀 득점(788점) 1위를 기록한 타선 역시 물 샐 틈이 없다. LG는 올 시즌 강력한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로 떠오르는 신민재(.313)와 든든한 외국인 선수 오스틴 딘(.313), 전천후 외야수 문성주(.305)까지 3명의 3할타자를 배출했고 4번타자 문보경은 타점 2위(108개)에 올랐다. 여기에 한국시리즈에서는 정규리그에서 부상으로 고전했던 '출루왕' 홍창기도 본격 가세할 수 있다.
LG는 시리즈의 기선을 잡을 1차전 선발투수로 정규리그 13승6패3.31을 기록한 1선발 치리노스가 아닌 8월초 LG에 합류해 8경기에서 6승2패2.86을 기록한 톨허스트를 예고했다.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선발투수는 4일 휴식 후 5차전에 등판해야 하는데 만31세의 치리노스는 4일 휴식보다 5일 휴식 후 투구내용이 훨씬 좋았다. 지난 9월 27일 한화전에서 6이닝2실점 승리를 기록한 톨허스트는 한 달 만에 한화를 다시 만난다.
LG는 뛰어난 선발진과 강한 타선을 겸비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여전히 만 40세의 김진성이 불펜 에이스로 활약했을 만큼 불펜은 상대적으로 불안한 편이다. LG는 장현식과 함덕주, 이정용 등 필승조로 나설 불펜투수들이 흔들린다면 한국시리즈에서도 크게 고전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선발 자원이 워낙 풍부한 만큼 지난해 손주영처럼 선발 투수가 가을야구에서 불펜으로 변신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화 이글스] 19년 만에 KS 무대 밟는 독수리 군단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한화 채은성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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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2006년 11월생 정우주가 태어나기도 전인 2006년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당시 한화에는 류현진이라는 '괴물 신인'이 있었고 타선에도 김태균(KBS N 스포츠 해설위원)과 이범호(KIA 타이거즈 감독)라는 확실한 '쌍포'가 있었다. 그렇게 미래가 밝아 보이던 한화는 2006년을 끝으로 지난 18년 동안 한국시리즈는커녕 가을야구에도 2번 밖에 진출하지 못했고 이 기간 7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렇게 오랜 인고의 시간을 견딘 한화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83승으로 2위에 오른 데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삼성에게 3승2패로 승리하며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물론 선발 투수들의 아쉬운 투구로 선발투수 문동주가 불펜으로 등판해 6이닝을 소화했고 4차전에서는 루키 정우주가 선발 등판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5선발 로테이션이 가능한 LG에 비해 한화가 크게 불리한 부분이다.
하지만 한화는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팀 타율 .303(175타수53안타)5홈런30타점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한껏 끌어 올렸다. 특히 루이스 리베라토와 문현빈, 노시환,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은 플레이오프에서 무려 31안타5홈런25타점을 합작했고 하위타선에 배치되는 하주석과 최재훈도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는 분명 정규리그 종료 후 3주 넘게 실전 경험이 없었던 LG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화는 1차전 선발투수로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이었던 만 38세의 베테랑 류현진 대신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대전왕자' 문동주를 내세운다. 지난 21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불펜 등판해 4이닝 동안 58개의 공을 던진 문동주는 4일 휴식 후 선발로 등판하게 된다. 문동주는 지난 9월27일 LG를 상대한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0.2이닝6실점으로 무너진 적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LG에 대한 설욕전이기도 하다.
한화의 김경문 감독은 두산과 NC를 이끌던 시절 4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한 번도 팀을 우승 시키지 못했다. 특히 잠실에서는 10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김경문 감독의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다. 과연 김경문 감독은 자신을 20년 동안 따라 다니던 '잠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한화를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견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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