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올 사람 다 나왔다"... 재정비 택한 '복면가왕', 신의 한 수 될까

휴식기 택한 MBC <복면가왕>·<서프라이즈>, 반복되는 소재와 출연진 빈곤 문제 지적

 MBC '복면가왕', '서프라이즈'
MBC '복면가왕', '서프라이즈'MBC

MBC의 대표적인 장수 프로그램들인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신비한 TV 서프라이즈>가 재정비를 위해 휴식기를 갖는다. 올해로 방영 10주년을 돌파한 음악 예능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복면가왕)은 오는 12월까지 방영된 이후 내년 하반기 시즌제 예능으로 돌아올 계획이라는 소식이 23일 일련의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02년 이래 무려 23년간 인기리에 방영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이하 '서프라이즈') 역시 26일 1185회를 끝으로 휴식기에 돌입, 내년 초 방송을 재개할 계획이 알려지며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전한 바 있다.

각각 일요일 오전과 오후 시간대를 든든하게 책임져왔던 대표 프로그램들은 왜 갑자기 휴식기를 선택하게 된 걸까.

휴식기 선택한 간판 음악 예능

 MBC '복면가왕'
MBC '복면가왕'MBC

지난 2015년 2월 파일럿 방영을 시작으로 정규 편성된 이래 <복면가왕>은 MBC의 대표 음악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가면을 쓰고 정체를 숨긴 출연자의 놀라운 가창력은 안방에서 지켜보는 시청자와 현장 평가단의 귀를 사로 잡았고 방영 초기 등장했던 김연우('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하현우 ('우리동네 음악대장') 등의 실력자들은 이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안착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이 지속되면서 "나올 사람 다 나온 게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었다. 일반 시청자 입장에선 누군지 잘 모르는 참가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과거와 따른 깜짝 반전을 더이상 목격하기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으로 방영 포맷이 수출되면서 이른바 "외화 벌어오는 예능"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준 <복명가왕>이었기에 폐지 대신 재정비를 택한 것. 시즌제 도입 및 경연 방식의 업그레이드를 예고한 <복면가왕>은 과연 어느 정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저비용 고효율 효과 보여준 23년 장수 프로그램

 MBC '서프라이즈'
MBC '서프라이즈'MBC

지난 2002년 4월 이후 <서프라이즈>는 매주 일요일 시청자들에게 각종 미스터리한 사건, 이슈 등을 드라마 및 내레이션 등이 담긴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어 소개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국내외 무명의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독특한 상황 재현은 의외의 중독성을 선사했고 여타 드라마 혹은 예능 속 유명 스타들 없이도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저비용 고효율 효과'의 대표 사례로 손꼽히기도 했다.

한창 시절 <무한도전> 멤버들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는가 하면 최근 들어선 전소미, 예린(여자친구) 등 인기 아이돌 스타들도 깜짝 등장할 만큼 <서프라이즈>는 여전히 주말 인기 프로그램 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오랜 기간 방영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소재의 빈곤이 두드러졌고 히틀러를 비롯한 몇몇 소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반복되면서 식상함을 안겨주기도 했다. 올해 5월 이후엔 기존 배우 대신 AI를 활용한 촬영 기법을 도입하는 등 요즘 흐름에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추기도 했지만 결국 '일단 멈춤'을 선택했다.

휴식기 후 업그레이드 이뤄질까?

 MBC '복면가왕', '서프라이즈'
MBC '복면가왕', '서프라이즈'MBC

휴식기를 갖게 된 <복면가왕> , <서프라이즈>는 모두 최소 10년 이상의 방영 기간을 자랑하는 장수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꾸준한 시청률을 확보해 온 예능을 잠시 쉬어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겠지만 일단 방송사 측에선 휴식기를 선언, 재정비를 기약했다.

<서프라이즈>의 경우, 이른바 '음모론', '미스터리', '오컬트' 소재의 개인 방송 및 웹 예능 혹은 다큐 영상물이 유튜브 곳곳에 등장하다 보니 이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매번 엇비슷한 내용의 반복 역시 식상함을 안겨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얻은 데 반해 그만큼 타 예능 대비 열악한 제작 환경을 피할 수 없다 보니 완성도 측면에선 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복면가왕>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이미 실력자들은 웬만큼 다 나온 상황에서 무명에 가까운 참가자의 등장이 빈번해졌다. 계속 반복되는 패턴의 경연 방식은 어느 순간부터 프로그램의 정체 요인으로 작용했다.

오랜 기간 방영되어 온 프로그램의 유지 혹은 폐지 모두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숨고르기라는 어려운 선택을 내린 만큼 시대 변화에 걸맞은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길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복면가왕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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