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준 영화진흥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남소연
지난 7년간 한국 영화계 성폭력 예방교육 및 피해자 지원사업을 진행했던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 운영, 아래 든든)이 국정감사 당시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피해자 지원 규모 내용 및 지원 기간이 한 위원장 발언과 다른 반쪽짜리 해결책이라는 것.
든든은 2018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함께 공동 운영되어 온 기관으로 민관 협력의 모범 사례로 꼽혀왔다. 하지만 영진위 측은 2022년 자체종합감사에서 지적사항이 나왔다며 예산 집행의 적절성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2023년부터 공개 입찰 방식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 및 피해자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2024년까지 든든이 사실상 업무를 담당했으나, 돌연 영진위가 아닌 조달청에서 공개 입찰을 진행하면서 대형 노무법인 마루가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 든든에서 상담받던 피해자 19명 중 11명은 정보 이전을 동의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23일 오전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상준 영진위 위원장이 정보 이전에 동의하지 않은 11명에 대해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진화되는 모습이었다.
국정감사 당시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공동운영이 공개입찰로 변경된 후 노무법인이 마루에서 센터 운영을 맡고 있는데 영진위 지원이 중단된 이후에도 피해자들 상당수가 든든에 남아서 상담과 치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조 의원은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에게 "민관협력 거버넌스의 좋은 사례였는데 이번 공개 입잘 과정은 순전히 행정 편의적이었다. 어떻게 피해자를 잘 지원하고 있는지 구체적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상준 위원장은 "든든에서 상담받던 인원 중 8명이 노무법인 쪽으로 정보 이전을 동의했고 나머지 11명은 동의하지 않아 든든에 남아있는데 그분들에 대해서도 연속적 지원을 하기로 협의했고, 얼마 전 지원을 확정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성영화인모임 측은 이에 대해 '반쪽짜리 지원'이라고 반박했다. 통상업무대로라면 법률지원과 의료 지원이 모두 이루어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법률지원을 제외한 의료지원을 해주기로 한 것이며, 그 기간도 올해 12월 말까지라는 것.
여성영화인모임 김선아 대표는 "그 지원이라는 게 단 2개월간이고 그것도 법률 지원까지가 아닌 심리 치료 지원에 해당한다"라며 "10월 중순부터 올해 12월말까지 지원해 준다는데 국감 기간을 염두해 둔 것 같다. 내년 1월부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는데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언제까지 법령 핑계 댈 건가"
한편 진보당 손솔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영진위원장을 사석에서 뵐 때마다 성평등센터 든든 이야길 했다. 문제의 핵심은 공개 입찰 방식을 유지할 것인가다"라며 "성폭력 사건은 형사 조사만 해도 1년 이상 걸리는데 1년마다 입찰하는 방식은 피해자들의 믿음을 붕괴시키는 구조다. 일상 회복과 예방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목표인 사업인데 매년 새롭게 입찰하는 건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고 영진위의 해결 의지를 되물었다.
한상준 위원장은 "효과적 지원을 위해서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건 공감한다"면서도 "입찰 방식을 택한 건 당시 법률 위반이라는 지적이 있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에 손 의원이 재차 "입찰 과정 자체에서도 피해자 지원의 전문성을 잘 판단했는지 의문이다. 올해 센터 업무를 담당하는 해당 노무법인은 직장 내 괴롭힘 사례 처리만 많고 성폭력 관련 사례는 전혀 없는 곳이다. 입찰 방식 재검토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한 위원장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