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최강야구'
JTBC
개편된 <최강야구>의 가장 큰 약점은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앞선 시즌1~3의 경우, 방송 초반부에 선수단의 입담을 통한 일종의 "웃음 빌드업"을 거치면서 본 경기를 진행하는 식으로 진지함과 즐거움의 적절한 배분이 이뤄진다. 때론 경기 도중 덕아웃의 재미난 장면도 속속 등장하면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스포츠 예능의 단점을 보완해 나갔다.
예능 프로그램의 중요 요소인 출연진의 캐릭터 확보도 발빠르게 이뤄졌다. 주장 박용택-정근우의 티격태격 케미를 비롯해서 상당수 선수들이 저마다 예능에 걸맞는 특징, 애칭 등을 확보하는 등 시청자들이 애정을 갖고 응원하게 만드는 요소를 수년에 걸쳐 형성해왔다.
반면 지금의 <최강야구>에선 이런 부분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 진행 전 라커룸 미팅 과정이 있긴 하지만 큰 의미를 갖지 못한 채 본 경기에 돌입한다. 각자의 캐릭터 확보, 서사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경기만 진행하다보니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시합조차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존 야구 중계와 큰 차이 없는 프로그램 속 중계진의 진행 또한 예능으로서의 매력과는 거리감을 두게 만든다.
불분명한 목표 의식
▲JTBC '최강야구'JTBC
더 큰 문제는 선수단 및 프로그램의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최강야구> 시즌1~3에선 일정 승률을 조건에 내걸고 여기에 미달하면 "프로그램 폐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승부에 대한 동기 부여를 강하게 제시하면서 그 속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열정을 내뿜도록 유도했다.
현재 진행중인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만 하더라도 "구단주가 나타날 때까지 7경기를 치르면서 4패를 하면 팀 해체"라는 만만찮은 과제가 부여되었다. 그리고 노령 및 기량 저하에 따른 은퇴(야구)가 아닌,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코트를 떠났던 선수(배구)들의 재기를 돕는다는 또 하나의 틀이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응원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현재 <최강야구>에선 단순히 컵대회 개최라는 평이한 방식 외엔 흡인력 있는 목표 및 동기 부여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컵대회 우승 실패시 그 이후 조치는 부재하다. 그저 "야구가 좋아서, 야구를 잊지 못해서..." 라는 측면만으로는 시청자들과의 교감,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은 것이다. 기존 제작진+출연자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부랴부랴 다른 인력들을 끌어 모아 '브레이커스'라는 팀을 만들긴 했지만 시청자들이 매주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청할 수 있는 당위성 마련은 아직으로선 요원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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