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새 팀 만들었는데 미지근한 반응... 이유 뭘까?

[리뷰] 예능적 매력 부재 + 불분명한 목표... 시청자 흡인에 한계

 JTBC '최강야구'
JTBC '최강야구'JTBC

이른바 '야구의 계절'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기가 찾아왔다. 한국과 미국 등지에선 각국 프로야구 리그의 최고 팀을 가리는 한국시리즈,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한 치열한 포스트시즌이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이에 발맞춰 TV 및 온라인 공간에선 야구 예능이 시청자들을 사로 잡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경기를 치르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본의 아니게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스튜디오C1의 웹 예능 <불꽃야구>와 JTBC의 <최강야구> 또한 예외는 아니다. 제작 과정과 얽힌 법적 분쟁 속에 <최강야구> 시즌3의 선수단이 고스란히 유튜브로 옮겨간 <불꽃야구>는 매주 동시 접속자수 20만 명 이상을 기록할 만큼 뜨거운 인기 속에 불안정한 방영 플랫폼의 단점을 극복하는 중이다.

반면 새롭게 틀을 짠 <최강야구>는 야심찬 출발과는 걸맞지 않게 시청률, 화제성 확보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프로야구 무대를 화려하게 빛낸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아직까진 미지근한 반응 속에 지난 20일 <최강야구>는 컵대회 개막을 앞두고 건국대와의 경기를 끝으로 초반 평가전을 마무리 지었다.

새 판은 짰는데... 반응은 여전히 물음표
 JTBC '최강야구'
JTBC '최강야구'JTBC

지난 9월 22일 지금의 선수단 구성으로 첫 방영에 돌입한 이래 1~3회차의 시청률은 1.5-1.3-1.0%를 기록할 만큼 매주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물론 OTT 위주의 시청 습관이 확산되면서 예전 같은 수치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요즘이지만 유튜브 단독 채널 구독자수는 1만 명을 겨우 넘기는 데 그쳤고 클립 영상의 조회수도 대부분 몇 천회 단위에 머물고 있다.

경쟁 프로그램(?) <불꽃야구>가 본 방송 이후 저작권 신고 삭제→재업로드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85만 명 가까운 구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또 다른 신규 스포츠 예능인 MBC <신인감독 김연경>이 매주 시청률+화제 몰이+OTT 및 유튜브 하이라이트 영상 조회수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목격되는 것을 감안하면 JTBC <최강야구>의 야심찬 재출발은 현재로선 큰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능적 매력 부족
 JTBC '최강야구'
JTBC '최강야구'JTBC

개편된 <최강야구>의 가장 큰 약점은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앞선 시즌1~3의 경우, 방송 초반부에 선수단의 입담을 통한 일종의 "웃음 빌드업"을 거치면서 본 경기를 진행하는 식으로 진지함과 즐거움의 적절한 배분이 이뤄진다. 때론 경기 도중 덕아웃의 재미난 장면도 속속 등장하면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스포츠 예능의 단점을 보완해 나갔다.

예능 프로그램의 중요 요소인 출연진의 캐릭터 확보도 발빠르게 이뤄졌다. 주장 박용택-정근우의 티격태격 케미를 비롯해서 상당수 선수들이 저마다 예능에 걸맞는 특징, 애칭 등을 확보하는 등 시청자들이 애정을 갖고 응원하게 만드는 요소를 수년에 걸쳐 형성해왔다.

반면 지금의 <최강야구>에선 이런 부분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 진행 전 라커룸 미팅 과정이 있긴 하지만 큰 의미를 갖지 못한 채 본 경기에 돌입한다. 각자의 캐릭터 확보, 서사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경기만 진행하다보니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시합조차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존 야구 중계와 큰 차이 없는 프로그램 속 중계진의 진행 또한 예능으로서의 매력과는 거리감을 두게 만든다.

불분명한 목표 의식

 JTBC '최강야구'
JTBC '최강야구'JTBC

더 큰 문제는 선수단 및 프로그램의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최강야구> 시즌1~3에선 일정 승률을 조건에 내걸고 여기에 미달하면 "프로그램 폐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승부에 대한 동기 부여를 강하게 제시하면서 그 속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열정을 내뿜도록 유도했다.

현재 진행중인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만 하더라도 "구단주가 나타날 때까지 7경기를 치르면서 4패를 하면 팀 해체"라는 만만찮은 과제가 부여되었다. 그리고 노령 및 기량 저하에 따른 은퇴(야구)가 아닌,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코트를 떠났던 선수(배구)들의 재기를 돕는다는 또 하나의 틀이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응원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현재 <최강야구>에선 단순히 컵대회 개최라는 평이한 방식 외엔 흡인력 있는 목표 및 동기 부여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컵대회 우승 실패시 그 이후 조치는 부재하다. 그저 "야구가 좋아서, 야구를 잊지 못해서..." 라는 측면만으로는 시청자들과의 교감,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은 것이다. 기존 제작진+출연자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부랴부랴 다른 인력들을 끌어 모아 '브레이커스'라는 팀을 만들긴 했지만 시청자들이 매주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청할 수 있는 당위성 마련은 아직으로선 요원한 실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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