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몬드> 공연 사진
라이브(주)
감정의 유무보다 중요한 것
엄마와 할머니는 윤재의 든든한 보호막이었지만, 불의의 사고로 더 이상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한다. 이제 윤재 앞에는 분노를 가감없이 표출하는 곤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달리기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도라가 있다. 윤재는 이전과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조응하는 법을 배운다.
뮤지컬 <아몬드>는 단순히 감정표현불능증을 가진 윤재, 분노 조절이 어려운 곤이의 성장 서사만을 다루지 않는다. 작품이 채택한 감정이라는 키워드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감정의 유무 만큼이나 감정의 사용 방식, 감정의 방향이 중요하다는 걸 일깨운다.
예컨대 감정이 있는 사람들은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윤재를 향해 그릇된 호기심과 우월감을 과시한다. 학교 친구들은 윤재의 가족에게 닥친 불의의 사고에 대해 조롱하듯 캐묻는다. 이처럼 감정이 있다고 해도 그 감정이 부적절한 감정이고, 성찰 없이 표현한다면 문제가 된다.
또 곤이의 아버지인 윤 교수는 아들을 향한 실망감을 매사 드러낸다. 엇나가는 아들이 개선될 리 없다고 강하게 믿는다. 반면 윤재는 곤이를 둘러싼 편견이 아닌, 곤이 자체를 믿는다. 곤이의 변화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비록 윤재가 느끼고 표현하는 감정의 폭이 크지 않고 부자연스럽다고 한들, 진심이 담겨있는 한 이는 중요하지 않다.
완전하진 않더라도 윤재의 감정은 조금씩 활성화된다. 이때 윤재가 느끼는 감정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감정들이다. 슬픔, 미안함, 그리고 사랑.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인물들이 성장하고 각자가 가진 색채가 뚜렷해지는데, 올해 공연에서는 무대 세트의 채도를 점차 진하게 표현하는 연출을 통해 작품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도 구현했다.
한편 뮤지컬 <아몬드>는 12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윤재 역에 문태유·윤소호·김리현, 곤이 역에 윤승우·김건우·조환지가 출연한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은중과 상연>을 통해 인기를 재확인한 배우 김건우가 <아몬드>를 통해 뮤지컬 도전을 꾸준히 이어가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외에도 김이후, 금보미, 이예지, 이형훈 등 실력파 배우들이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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