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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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SF 소설 중 하나라는 명성답게 <프랑켄슈타인>은 여러 매체에서 재해석되고 재탄생해왔다. 신의 영역인줄로만 알았던 생과 사를 지배하려 한 외과의사의 미친 광기, 거기에서 비롯되는 비극은 인간의 유한성과 어리석음을 풍자하며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이야기인 것. 이를 할리우드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가 영화로 해석했고 그 결과물이 오는 22일 공개된다.
지난 82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세계 최초 공개 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에 대한 묘사나 이야기 구성 방식에서부터 고전에 대한 감독의 존경을 한껏 실은 모양새였다. 넷플릭스 공개에 앞서 10월 22일 극장 개봉을 택한 해당 작품을 큰 스크린에서 우선 봐야 하는 이유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과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등으로 과감한 미쟝센과 연출력을 보여온 감독의 인장이 곳곳에 스며있다.
<프랑켄슈타인>은 크게 괴물을 창조한 빅터(오스카 아이작)의 관점에서 전하는 이야기와 괴물(제이콥 엘로디)의 관점에서 말하는 이야기 등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됐다. 당대 최고 외과의사였던 아버지의 편애에 삐뚤어진 마음으로 성장해 온 빅터는 시체들을 모아 결국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킨다. 생명은 불어넣었지만 그 존재의 영혼과 마음까진 고려하지 못한 빅터는 자신의 선택이 결국 화로 돌아온 것에 어떤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괴물의 이야긴 좀 다르다. 탄생했을 때 그의 세계의 전부는 빅터 뿐이었다. 하지만 마음으로 품지 못하고, 두려운 존재로만 인식한 채 끝내 불에 태워 없애 버리려던 빅터의 행동은 동시에 최초의 배반이자 절망이기도 했다. 희망을 알기도 전에 버림받은 괴물이 빅터에게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는 자신이 외로워지지 않게 같은 괴물을 하나 더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긴 러닝타임에도 박진감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연기 지도를 하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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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선 죽음과 질병을 정복하려 한 인간과 그 노력의 산물인 괴물을 대비시키면서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서로 상반된 관점을 철학적으로 전한다. 이는 원작자 메리 셸리의 소설에서도 발견되는 고유의 주제기도 하다.
일부 인물이 각색되거나 달라지긴 했지만, 영화 또한 소설처럼 두 사람의 이야길 들어주는 탐험가 선장이 존재한다. 원작과 이름과 역할은 좀 다르지만, 앤더슨 선장(라스 미켈슨)은 빅터와 괴물의 이야길 고르게 들으며 청자이자 관객의 시점에서 두 존재에게 거리를 둔 채 고민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2시간 29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인데 인물과 사건 묘사 및 장면 구성 밀도가 높아서 제법 박진감 있게 감상할 수 있다. 원작의 재해석내지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특유의 실험적 시도를 기대했다면 다소 평이할 수 있지만, 극장에서 봐야만 하는 영화로서 충분히 그 기능을 수행한다.
한줄평: 어디 가지 않는 고전의 힘
평점: ★★★☆(3.5/5)
| 영화 <프랑켄슈타인> 관련 정보 |
각본 및 감독 : 기예르모 델토로
원작 : 소설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저
출연 : 오스카 아이작, 제이컵 엘로디, 미아 고스, 펠릭스 카머러, 데이비드 브래들리, 라르스 미켈슨, 크리스천 콘버리 그리고 찰스 댄스, 크리스토프 발츠
제공 : 넷플릭스 (Netflix)
공개 : 2025년 10월 22일 (일부 극장 개봉), 2025년 11월 7일(넷플릭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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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