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아미'도 BTS 한국곡, 그대로 따라 부를 수 있게 된다

[현장] 애플 뮤직 미디어 브리핑, 'IOS 26 업데이트' 이후 바뀐 기능 소개

 BTS의 'Life Goes On'에 번역·발음표기가 제공되고 있다.
BTS의 'Life Goes On'에 번역·발음표기가 제공되고 있다.신나리

"여기 내 손을 잡아, 저 미래로 달아나자
(yeo gi nae so neul ja ba, jeo mi rea ro dara naja)"

방탄소년단(BTS)의 곡 'Life Goes On' 가사가 흘러나오자 아래 조그맣게 한국어 발음에 맞춰 영어가 표기된다. '여기'가 'yeo gi'로 표기되는 식인데, 덕분에 영어를 사용하는 케이팝 팬이라도 한국어 가사를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도 마찬가지다. 한국어 가사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을 영어로 음차한 'young won hi kkae jil su eup neun'이라는 문구가 친절하게 발음을 안내한다.

이는 음악, 영화, 드라마 등 이른바 케이컬쳐의 인기를 타고 다양한 언어권의 사람들이 한국어를 흥얼거리는 시대에 맞춰 애플 뮤직이 선보인 서비스다.

애플 뮤직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근 스튜디오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새 운영체제 'iOS 26' 출시에 따른 변화를 소개했다.

여기에는 '애플뮤직 서비스 이후 최대의 업데이트'라고 표현되는 여러 기능이 포함됐다. '케이팝'을 더 쉽고 정확하게 청감할 수 있도록 했고, AI 능력을 곳곳에 활용했다. 현장에는 8대의 스티커가 애플뮤직의 공간음향 기능을 느낄 수 있게 도왔다. 공간음향 기능은 음원에 쓰인 악기나 코러스 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효과를 뜻한다.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게

신기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가사 자동 번역 및 발음' 제공 기능이다. 기존에는 노래에 맞춰 가사가 실시간 띄워졌다면, 이번에는 자동 번역까지 갖췄다. 이용자의 60%가 가사를 보면서 노래를 듣는다는 애플 뮤직 자체 데이터에 주목해 반영한 결과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의 음악을 듣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 애플 뮤직은 이들이 좀 더 쉽고 편하게 원곡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가사 자동 번역'은 단순히 가사를 직역하는 게 아니다. AI를 기반으로 한 1차 번역에 현지 언어 전문가의 검수를 받아 문화적 맥락에 맞게 반영된 문장을 제공한다. 지금은 한국어-영어, 한국어-일본어 번역 기능을 지원하지만, 향후 1년 내 영어-한국어 상호 번역 기능을 완성할 계획이다. 번역 및 발음 기능을 통해 전 세계에 케이팝을 알리려는 애플 뮤직의 야심 찬 목표를 반영한 시도다.

사용자가 음악을 '느끼도록' 주력한 서비스도 있다. 앞서 언급한 '공간음향 기능'인데, 현장에서 이 기능을 반영한 NCT 127의 곡 'Faster'를 들을 수 있었다. 곡 콘셉트에 맞춰 마치 레이스 위에서 질주하는 느낌을 표현한 엔진 소리, 타이어 스크래치 소리가 8대의 스피커 사이로 흘러나와 레이스 경기장 가운데 있는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오토믹스(AutoMix)' 기능을 통해 DJ가 된 AI의 능력을 경험할 수도 있다. AI가 재생 중인 노래와 어울리는 다음 노래를 자연스럽게 연결 재생해주는 기능이다. 앞뒤곡은 얼마나 잘 어울릴까. 1억 곡 이상의 음원을 분석해 박자, 구조, 특징을 파악한 AI는 아일릿의 '빌려온 고양이'에서 트와이스의 '디스 이즈 포'를 부드럽게 연결 지어 재생했다. 곡의 시작과 끝까지 기존 구조가 중요한 경우, AI는 '오토믹스' 기능을 자동으로 비활성화해 음악성을 지킨다.

아이폰 있다면 어디서든 '싱'

 애플TV와 연동된 아이폰이 마이크 역할을 하며 싱(Sing)이 구동되는 모습.
애플TV와 연동된 아이폰이 마이크 역할을 하며 싱(Sing)이 구동되는 모습. 애플

아이폰과 애플 TV가 있다면 어디든 노래방으로 만들 수도 있다.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싱(Sing)' 기능 덕분이다. 아이폰을 애플 TV와 페어링해 마이크로 활용하는 건데, 애플 구독자 1명 이상만 있으면 라이브러리 내 대부분의 음악을 사용할 수 있다.

친구가 노래를 부를 때 다양한 이모지로 실시간 반응도 할 수 있는데, 이는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보컬 음량 조절과 '마이크 리버브(Reverb)' 효과는 원곡 가수의 음량을 줄이고 내 마이크 볼륨을 높이며, 가수와 듀엣을 부르는 것 같은 기분도 들 수 있게 한다.

여기에 더해 상단에 최대 6개의 앨범이나 플레이리스트를 고정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이는 즐겨듣는 가수나 앨범을 곧바로 찾아 듣는 데 용이하다. 아직 앨범이 나오지 않은 경우에도 고정해 놓으면 앨범 발매일에 맞춰 자동으로 곡을 업데이트 해 들을 수 있다.

사용자의 취향을 담는 기능인 '라이브러리' 서비스를 유튜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에서 손쉽게 옮길 수 있는 '라이브러리 핀스' 기능도 있다. 다만, 해당 기능은 현재 멜론이나 지니 등 국내 음악 플랫폼과는 연동되지 않는다.

애플 뮤직은 이날 여러 번 케이팝을 언급했다. 케이팝 가수가 진행하는 라디오 쇼를 제작하는 등 케이팝을 해외에 알리는 활동에도 나섰다는 설명이다. 애플 뮤직은 내년도까지 1~2개의 케이팝 아티스트 신규 라디오를 추가로 론칭하고 미국과 일본 등 자사 점유율이 높은 주요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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