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인' 윤가은 감독 "십 대의 성과 사랑 다루고 싶었다"

[현장] 영화 <세계의 주인> 기자간담회

 (오른쪽) 윤가은 감독, 서수빈 배우
(오른쪽) 윤가은 감독, 서수빈 배우㈜바른손이앤에이

15일 용산 CGV에서 <세계의 주인>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현장에는 윤가은 감독, 서수빈, 장혜진 배우가 참석 했다.

영화는 반장이자 모범생, '인싸'인 18세 소녀 주인(서수빈)이 연애에 눈뜨며 자신과 가족, 친구,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알을 깨고 나오는 이야기다. 윤가은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으로 오래전부터 꺼내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낸 소회를 밝히며 포문을 열었다.

깊어진 성장 세계관

 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
영화 <세계의 주인> 스틸컷㈜바른손이앤에이

윤가은 감독은 의뭉스러운 제목으로 시선을 끈 제목의 비하인드를 풀어냈다. "세계의 주인이란 제목은 영화를 만들고 나서 지었다. 주인은 큰 상처를 받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용감하게 헤쳐나가는 인물이다. 다양한 사랑을 경험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해 지었다. 영문 제목이 'The World of Love'인 것도 주인이 사랑의 세계를 끊임없이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었다"며 중의적 뜻을 설명했다.

<콩나물> <우리들> <우리집>에서 보여준 윤가은 감독이 찾은 보석은 서수빈이었다. 아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한 주인공이 차이점이다. 십 대가 고민할 법한 사랑을 주제로 한층 성숙한 내면을 다루고 있다. 전작과는 결이 다른 연출 방식의 변화가 특별한 변곡점이 있을 거란 추측이다.

윤가은 감독은 "이야기를 내가 만들기보다 나를 끌고 가는 모험에 빠져보고 싶었다"며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성인 배우들은 대사를 다 외워 오더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알아가는 게 흥미로웠다. 그날 배우의 상황에 따라 새롭게 다가가는 접근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며 이전 작품과의 차이점을 전했다.

이어 "원안은 건강하고 명랑한 십 대 소녀의 성(性)과 사랑의 리얼리즘을 탐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쓰면서부터는 불편하고 어려운 요소가 침입하게 되더라. 부담스러운 이야기에서 도망쳐 다닌 세월이 길었다. 그렇게 세 번째 장편을 고민하던 중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셧다운 되면서 극장의 폐쇄와 영화 제작의 위기 때문에 두려움이 생겨났다. 그때, 풀지 못한 이야기가 떠올라 용기 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클래식 바흐의 '사냥 칸타타: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를 사용한 이유를 두고 "편집 과정에서 피아노 클래식 중 연습곡 같은 곡을 찾게 되었다. 매일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의 루틴과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듯한 평화로움이 비슷해 보였다. 엔딩에서는 변주되는 곡조가 마음에 들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주인의 과거가 밝혀지며 응축된 감정이 터지는 세차장 장면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평소 엄마와 운전 중에 대화를 자주 한다. 차 안은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하기 최적의 공간이다. 밀폐되어 있으면서도 달리면서 주변 풍경이 달라지니 마음도 환기된다. 또 부담스럽게 서로 얼굴을 마주 보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엄마 태선과 딸 주인이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길 바랐다"며 "평소 청소도 잘하고 청결한 걸 좋아하는 주인의 성격과 비슷한 설정이다. 답답한 마음이 씻겨 내려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고, 내외부의 사운드 차이 효과도 좋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굳은 믿음과 낯선 새로움

 장혜진, 서수빈 배우
장혜진, 서수빈 배우㈜바른손이앤에이

<세계의 주인>은 종잡을 수 없는 주인의 변화무쌍함을 날것 자체로 표현한 서수빈의 데뷔작이다. 윤가은 감독은 특별했던 오디션을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

"수빈씨의 프로필을 봤을 때 평범한 얼굴과 경력이 없어서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연기 영상을 찾아보려고 해도 아무것도 없었다. 평범한 인상이었으나 눈빛은 살아 있었는데 이상한 활기가 느껴졌다. 몇 차례 만나보니 자기의 리듬과 호흡대로 천천히 이야기를 하는 친구였다. 즉흥 워크숍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상대 배우의 에너지와 흐름을 읽어가며 맞추는 배우였다. 실제 태권도를 오래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캐릭터의 설정과 같아 운명임을 느꼈다."

이에 서수빈은 "감독님의 오래된 팬이다. 미팅 소식 보다 신작 소식이 더 기뻤다. 총 3번 미팅을 했는데 첫 만남은 20분 동안 일상 대화를 나눴고 2차로 그룹 오디션으로 즉흥 연기를 펼쳤다. 저를 보여주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는데 '그게 아니다'라는 말에 편하게 임했다. 3차는 밥과 차를 먹으며 살아온 이야기를 했고. 다음 만남에서 시나리오를 받으러 갔다"며 아직도 꿈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낯선 배우의 새로움과 대비되는 익숙한 평온함이 <세계의 주인>의 매력이다. <우리들> <우리집>으로 인연을 맺은 장혜진은 주인의 엄마 태선으로 분해 평범하고 편안한 엄마를 연기했다. 윤가은 감독은 "처음부터 태선은 무조건 장혜진이었다"며 "모든 것을 품에 안아 줄 것 같은 다정함과 홀로 우뚝 서 존재하는 면, 차갑고 냉정하고 예민한 면을 모두 갖춘 배우다"며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염두에 둔 기댈 수 있는 캐스팅이었다고 운을 떼었다.

장혜진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연락하는 친구이자 지인이다. 어느 날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읽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선은 언니다'라는 말에 은근한 압박이 들었다"며 "읽어보니 주인은 어떤 아이인지 궁금해졌고, 제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연기가 아닌 연기를 보여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자신을 중심으로 가족, 친구의 세계와 더 넓은 세계의 진짜 주인이 되길 응원하는 영화 <세계의 주인>은 오는 10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세계의주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보고 쓰고, 읽고 쓰고, 듣고 씁니다. https://brunch.co.kr/@doona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