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상사' 이준호의 연기 차력쇼로 보는 그 당시 IMF

[리뷰] tvN <태풍상사>

 tvN '태풍상사'
tvN '태풍상사'CJ ENM

tvN 새 토일 드라마 <태풍상사>가 출발과 동시에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지난 11일 첫 방영된 <태풍상사>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사태를 맞이한 격동의 대한민국 초보 상사맨 겸 사장이 된 강태풍(이준호 분)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저 놀기만 했던 '압구정 날라리' 태풍은 갑작스러운 부친(성동일 분)의 죽음을 맞닥뜨리면서 도산 위기에 빠진 무역회사 태풍상사의 진짜 직원이 되었다. 가진 것 하나 없이 오로지 패기,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자기 반성으로 똘똘 뭉친 태풍은 과연 보잘 것 없는 중소기업을 되살릴 수 있을까?

이준호와 김민하를 전면에 내세운 <태풍상사>는 어느덧 28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IMF 시대의 서글픈 자화상을 중요 소재로 다루면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압구정 오렌지족...IMF를 맞이하다

 tvN '태풍상사'
tvN '태풍상사'CJ ENM

원예학과 대학생 강태풍은 아버지 강진영(성동일 분)의 재력 덕분에 그저 놀기 바쁜 청춘 중 한명이었다. 밤이면 유명 나이트 클럽을 휩쓸면서 흥청망청 젊음을 허비하는 게 그의 일상이었다. 때론 친구의 요청 때문에 그 시절 TV 연애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만큼 나름 잘나가는 '압구정 오렌지족'의 일원이던 태풍에게 큰 사건이 발생한다.

1997년 하반기 어느 날. 태풍상사에는 위기가 찾아온다. 거래처로부터 받은 어음이 부도처리 되면서 당장 월급 줄 돈 조차 마련하지 못한 사장은 고개 숙여 직원들에게 사과한다. 잠시 후 자신의 사무실에서 쓰러진 진영의 모습은 태풍상사의 현재 상황이기도 했다.

친구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태풍이 잠시 병실을 비운 사이 아버지는 끝내 세상을 떠났고,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밀려온 그 순간 병원 내 TV에선 IMF 구제 금융 속보를 알리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는 태풍, 그리고 태풍상사 모두에게 엄청난 위기가 오고 있음을 알리는 장면이기도 했다.

초보 상사맨이 된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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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태풍상사'CJ ENM

부친의 장례식을 어렵게 끝마친 태풍. 우연히 회사 내 비밀금고가 있음을 알게 되면서 그는 경리 오미선(김민하 분)에게 비밀번호의 힌트를 얻게 되고 이내 내용물을 확인했다. 그 안에는 태풍의 이름으로 아버지가 남겨 놓은 적금 통장과 예전 가족 사진이 남겨져 있었다.

뒤늦게 진심을 알게 된 태풍은 크게 오열했고 이제야 정신을 차린 그는 다음날 미선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

"태풍상사. 그래서 난 진짜 직원이 되고 싶다. 태풍상사의 진짜 직원."

이에 미선은 사장님이 임종 직전 자신에게 남긴 "미선아 태풍이 잘 해낼 거야. 꼭 부탁한다"라는 유언을 전달했고 태풍은 놀기만 하던 '배짱이'에서 조금씩 아버지의 유업을 받들게 된 청년 상사맨으로 거듭 태어났다. 그리고 태풍상사와 계약을 맺은 업체의 수상한 행적을 뒤쫒기 시작했다.

IMF 사태 속 청년들의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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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태풍상사'CJ ENM

1997년 발생했던 IMF 외환위기 사태는 그 시절 많은 이들의 삶은 뒤흔든 20세기 대한민국의 중요 사건 중 하나였다. 망할 일 없을 것 같았던 재벌 대기업과 은행들이 줄도산하는 초유의 일이 쉼없이 일어났다. 그때의 아픈 상처가 이젠 드라마 속 중요 소재로 다시 태어날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태풍상사>는 그저 놀기 바빴던 청년이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180도 달라진 삶을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성공 스토리를 그려낸다. <옷소매 붉은 끝동>과 <킹더랜드>를 거치면서 '대체 불가 배우'로 성장한 이준호는 2년 만의 복귀작 <태풍상사>를 통해 다시 한번 시청자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tvN '태풍상사'
tvN '태풍상사'CJ ENM

드라마 초반 많은 태풍의 이야기에 큰 비중을 둔 탓에 많은 분량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오미선 역을 맡은 김민하 역시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는 IMF를 다루다 보니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극의 구조를 갖고 있지만 <태풍상사>는 초반부는 비교적 군더더기 없는 흐름 전개로 많은 시청자를 단숨에 사로 잡았다. 그 시절 청춘들의 열정 속으로 들어가 보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태풍상사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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