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완파' 진격의 수원 삼성, 대승 기쁨보다 큰 '무실점 경기'

[K리그2] 수원, 홈에서 천안에 5-0 완승... 1위 인천과 8점 차

홈에서 무려 5번이나 골망을 흔들며 완벽한 승점 3점을 들이킨 수원. 승리의 기쁨만큼 무실점 경기를 해냈다는 부분도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1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4라운드서 조성용 대행의 천안시티FC에 5-0 완승을 챙겼다. 이로써 수원은 18승 9무 7패 승점 63점 2위를 지켰고, 천안은 7승 7무 20패 승점 28점 12위에 자리했다.

경기는 완벽하게 수원의 분위기였다. 강력한 압박을 통해 천안의 빌드업을 통제하며 흐름을 가져왔고, 전반 19분에는 홍원진이 완벽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기세를 살려 전반 21분 세라핌의 크로스를 박지원이 밀어 넣으면서 추가 득점을 완성했다. 폭격은 이어졌다. 전반 39분에는 파울리뇨가 깔끔한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었다.

또 전반 47분 세라핌이 정확한 땅볼 슈팅으로 전반에만 천안의 골망을 네 번이나 흔들었다. 후반에도 상황은 똑같았다. 4실점을 내준 천안은 좀처럼 분위기를 올리지 못했고, 수원은 교체 투입된 김현이 후반 26분 이기제의 크로스를 받아 다섯 번째 득점을 완성하면서 경기의 마침표를 찍는 데 성공했다.

'4G 만에 무실점'이 수원에게 주는 의미

이처럼 모든 부분이 완벽했던 천안전을 끝낸 수원은 이 결실도 얻었다는 게 확실한 성과였다. 바로 4경기 만에 무실점 경기를 달성했다는 거다. 지난 시즌 변성환 감독 부임 후 수원은 강력한 공격 축구를 바탕으로 팀을 재조직했다. 이번 시즌에는 최전방에 자리에 수혈한 일류첸코(13골 5도움)·세라핌(11골 3도움)·김지현(10골 3도움)·파울리뇨(7골 2도움)가 모두 화력이 터지면서 활짝 웃었다.

34경기를 치르면서 67골을 터뜨리는 어마어마한 괴력을 발휘했고, 무득점도 단 4경기에 그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불안한 수비 불안(33G·44실점·무실점 6G)이 발목을 잡았다. 다득점 경기를 펼침에도 승리를 앞둔 순간 실점이 이어지며 김이 빠졌고, 개막 후 12경기 무패 행진(8승 4무)을 질주할 때도 실점은 10골로 후방에서의 불안정함이 아쉬움으로 자리했다.

이런 수비 불안은 중요한 경기서도 나오며 고개를 숙였다. 시즌 초반 상위권 경쟁을 펼쳤던 서울 이랜드와의 2번 맞대결(3·22라운드)서는 6골을 내줬고, 1위 인천과의 3번의 맞대결서는 5골을 헌납했다. 또 2위 경쟁하고 있는 전남과의 앞선 2경기서도 4실점이 나왔다. 결국 이렇게 실점이 많아지면서, 달아나고 추격할 수 있는 순간에서 미끄러졌다.

최근에도 문제점은 더욱 도드라졌다. 29라운드 서울 이랜드와의 맞대결서 1-0 승리 직후 충남 아산(승·1실점), 부천(무·2실점), 인천(무·1실점)으로 불안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달랐다. 최전방에서 무려 5골을 퍼붓는 상황 속에서도 수원의 4백인 손호준·레오·한호강·이기제는 집중력을 발휘했고, 캡틴 양형모 역시 좋은 선방 능력을 선보였다.

수비진뿐만 아니라 미드필더·공격에서도 역할을 다해냈다. 측면 공격수로 나온 세라핌·파울리뇨는 수비 상황 시에 깊게 내려와 풀백에 도움을 주기도 했고, 중앙에 자리했던 이규성·홍원진은 때에 따라서 3백을 구축하는 모습으로 천안의 공격을 억제했다. 또 팀 단위 압박과 정확한 포지셔닝을 통해 90분 동안 천안의 공격을 단 3개의 유효 슈팅으로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후반 막판에도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교체 투입으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 압박을 계속해서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4경기 만에 무실점 경기를 달성한 수원, 변성환 감독도 만족감을 표했다. 변 감독은 경기 후 "수동적으로 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하자고 했는데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대량 득점에 무실점까지 할 수 있었다. 박싱데이 세 경기 동안 우리 팀에 준 가장 큰 선물인 것 같고, 앞으로 남은 경기가 기대된다"라며 활짝 웃었다. 변 감독의 말처럼 이런 무실점 경기가 쌓이게 되면 수원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현재 1위 인천과의 격차가 8점인 가운데 남은 경기 수는 5경기다.

기적과 같은 역전 우승을 노릴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미뤄봤을 때 현재 자리를 지키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방안이 우선순위다. 만약 플레이오프라는 살 떨리는 경기를 치러야만 하는 상황 속 강점인 공격력 극대화도 좋지만,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경기서는 불필요한 실점 수도 줄여야만 한다. 그런 의미서 이번 천안전 무실점은 좋은 훈련이 될 수 있다는 것.

한편, 수원은 휴식 후 오는 19일 화성FC 원정을 떠나 리그 35라운드 일전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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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수원삼성 승강플레이오프 천안시티FC 변성환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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