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메리미' 익숙한데 재밌다...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 공식, 이번에도 통할까?

[리뷰] 정소민+최우식 앞세운 SBS 새 금토 드라마 <우주메리미>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SBS

50억 원짜리 신혼집 경품을 사수하기 위한 눈물겨운(?) 위장 결혼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지난 10일 첫 방영된 SBS 새 금토 드라마 <우주메리미>가 그 주인공이다. 정소민(유메리 역)과 최우식(김우주 역)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신작은 그동안 우리가 만나왔던 로맨틱 코미디물의 예상했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믿었던 약혼자의 외도로 '돌싱'이 된 여 주인공 메리. 그리고 우연히 엄청난 경품에 당첨되는 행운이 찾아왔지만 이를 얻기 위해선 가짜 남편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다양한 우여곡절은 <우주메리미> 1, 2회의 주요 줄거리를 차지했다.

분명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의 연속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로 하여금 메리와 우주의 좌충우돌 헤프닝을 지켜보게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익숙한 맛이 선사하는 즐거움이 <우주메리미>의 유쾌한 시작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어 준 덕분이었다.

50억 원짜리 경품이 필요한 유메리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SBS

본인 포함 단 2명의 일꾼으로 착실하게 제품 디자인 회사를 일궈 놓은 유메리였지만 한꺼번에 닥쳐온 난관은 늘 씩씩하게 살아왔던 그녀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약혼자 (구)김우주(서범준 분)는 자신 몰래 바람을 폈고 결국 메리는 결혼 한 달여를 앞두고 깨끗하게 갈라서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신의 모든 것이 걸려 있던 신혼집은 전세 사기에 휘말려 단번에 날려버릴 처지가 된 것이다. 디자인 입찰 경쟁도 마음 먹은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모든 게 꼬이기만 한 메리에게 한줄기 빛이 찾아왔다. 우연찮은 기회에 50억 원짜리 타운하우스 경품에 당첨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한 백화점이 경품 조작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메리에게 행운이 찾아왔고 업체 측은 이를 취소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각종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메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3개월에 걸쳐 함께 생활할 가짜 남편을 마련해야 하는 메리에게 딱 적합한 인물이 등장했다. 전 남편과 같은 이름을 지닌 (새) 김우주(최우식 분)이 나타난 것이다.

얼떨결에 가짜 남편 행세... 난감해진 김우주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SBS

김우주는 유명 한과 업체 창업주의 4대 독자 마케팅 팀장이다. 어린 시절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공부에만 매진했던 그는 MBA 과정 마치고 할머니가 운영하는 명순당에 합류한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품 패키지 디자인에 문제가 발생했고 우주는 이를 수습하기 위해 업체 대표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런저런 사건으로 인해 이미 안면이 있는 메리가 그 대상인 것이었다. 금액 문제로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주는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된다. "제 남편 좀 되어 주실래요?"

이게 웬 황당한 소리인가? 우주로선 당연히 내키지 않았지만 자초지종을 설명 받은 후 저작권 분쟁 해결을 위한 계약을 성사시킬 필요가 있는 그로선 메리의 요청을 수락하기에 이른다. 얼떨결에 위장 결혼에 합의한 두 사람 앞에는 과연 꽃길에 열릴 수 있을까?

익숙한 이야기의 연속... 그런데 재밌네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SBS

일단 10, 11일에 걸쳐 방영된 <우주메리미>의 1, 2회 이야기는 예상했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경로로 일관성 있게 나아가는 모습이 포착된다. 서로 안면조차 없던 두 남녀가 어느 사건으로 인해 가짜 연인 혹은 부부 행세를 해야 하는 로맨틱 코미디물은 이미 각종 웹툰과 웹소설,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자주 접해왔던 익숙한 소재에 속한다.

전 약혼자에게 버림 받은 여주인공이 술로 인해 누군가와 악연처럼 엮이고 이 과정에서 누군가를 속이는 일종의 사기 행각을 벌여야 하는 <우주메리미>의 기본 설정은 신작 드라마로선 구태의연한 틀의 연속처럼 비춰질 수 있는 약점으로 존재한다.

게다가 주인공은 맡은 정소민은 현대 배경의 로코물에서 가장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온 배우로 손꼽힌다. 여기에 역시 로맨스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최우식까지 등장한다면 자칫 뻔한 그림이 그려지기 딱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SBS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메리미>는 충분히 보는 이들을 사로 잡는 달달한 매력을 쉼없이 뿜어 낸다. 익숙하지만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난 정소민은 여전히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발한 성격의 메리 역을 능숙하게 소화해낸다. 최우식 역시 속으로는 큰 상처를 지닌 따뜻한 성격의 우주 역으로 등장해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 잡았다.

큰 부담없이 웃음 터뜨리면서 두 주인공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기분 좋게 바라보게 만드는 로맨틱 코미디의 미덕이 두 주인공을 통해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면서 <우주메리미>는 치열한 경쟁이 쉼없이 이뤄지는 주말 TV 드라마 경쟁에서 확실한 자기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다. 뻔히 예상되는 그림도 때론 우리에게 필요한 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우주메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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