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VS(축구 영상 지원) 시스템 온 필드 리뷰 시간이 지체되었기 때문에 후반 추가 시간이 최소한 1분 정도는 더 남은 줄 알았지만 다리오 에레라(아르헨티나) 주심은 곧바로 종료 휘슬을 길게 불었다.
우리 선수들은 주심에게 달려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1골 더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모로코의 에이스 야시르 자비리가 날린 두 번의 슛이 8강으로 올라가는 길을 열어낸 것이다. 한국의 주장 김태원이 오른발로 터뜨린 페널티킥 만회골(90+6분)이 너무 늦게 나온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10일 오전 8시 칠레 랑카구아에 있는 에스타디오 엘 테니엔테에서 벌어진 2025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16강 토너먼트에서 모로코에게 1-2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시작 4분만에 날아간 득점 기회... 두고두고 아쉽다
B조에서 3위(1승 1무 1패)로 16강 와일드 카드 티켓을 받고 올라온 이창원호는 모로코와의 게임 시작 후 44초만에 아찔한 실점 위기를 겨우 넘겼다. 가운데 미드필더 손승민이 쉽게 공 소유권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모로코 주장 오트만 마마에게 결정적인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내준 것이다. 이 순간 홍성민 골키퍼가 과감하게 각도를 줄이고 나와 다리로 막아내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리에게도 3분 뒤 결정적인 첫 골 기회가 찾아왔다. 오른쪽 풀백 최승구의 과감한 공간 패스가 주장 김태원 앞으로 뻗어나갔고 상대 골키퍼와 1:1로 마주한 상황에서 김태원의 엇박자 오른발 슛이 빈 골문으로 굴러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모로코 수비수 이스마일 바우프가 골 라인 바로 앞에서 몸 날려 그 공을 걷어내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는 우리 센터백들의 경솔한 대응으로 8분에 모로코의 첫 골이 자책골로 나왔다. 그 주인공은 모로코의 간판 공격수 야시르 자비리였다. 골문 앞 세컨드 볼이 높게 떠올랐을 때 함선우-신민하 한국 센터백 둘은 야시르 자비리의 왼발 가위차기를 옆에서 구경하기만 했다. 자비리의 왼발에 빗맞은 공이 신민하 몸에 맞고 방향이 바뀌며 골 라인을 통과한 것이었다.
자책골 기록만으로 보면 불운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분명히 우리 수비수들이 세컨드 볼 상황에서 적극 달라붙지 못한 것은 잘못이다. 결국 이 회한의 순간이 우리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되고 말았다.
58분에 모로코의 결승골이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주장 오트만 마마의 크로스가 너무 쉽게 올라왔고 골문 바로 앞 야시르 자비리의 노마크 헤더슛이 그대로 들어간 것이다. 홍성민 골키퍼도 나와서 펀칭할 생각을 못했고, 센터백 두 선수는 모로코에서 가장 위험한 공격수 야시르 자비리를 또 놓친 것이다.
이번 대회 조편성 결과 가장 어려워 보였던 C조에서 남아메리카의 강팀 브라질을 4위로 탈락시키며 당당히 1위 자리를 차지한 모로코가 어떤 축구를 펼치는지, 야시르 자비리와 오트만 마마가 어떤 공간에서 어떤 패턴으로 위력을 발휘하는지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우리 선수들은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중심으로 따라잡는 골을 넣으려 안간힘을 썼다. 64분에 정마호의 왼쪽 코너킥 크로스를 받아 신민하가 결정적인 헤더 슛을 날렸지만 모로코 골문 오른쪽 기둥 밖으로 벗어나는 바람에 자책골의 아픈 기억을 지우지 못했다.
89분에는 후반 교체 멤버 둘이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건희의 오른쪽 얼리 크로스를 김현오가 마중 나오며 오른발 발리슛으로 돌려넣으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순발력이 뛰어난 모로코 골키퍼 야니스 벤차우치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쳐냈다.
그리고 후반 추가 시간 4분도 거의 다 지나갈 무렵 한국 벤치에서 FVS(축구 영상 지원) 요청 카드를 내밀었다. 모로코 골문 앞 높은 공 다툼 과정에서 이스마일 바크티의 오른팔 핸드 볼 반칙 상황이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 요청권이 인정되면서 다리오 에레라 주심이 최종 페널티킥 판정을 내렸다.
한국의 주장 김태원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11미터 페널티킥(90+6분)을 오른발로 강하게 차 넣었다. 우리 선수들은 몇 초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 모로코 골키퍼 야니스 벤차우치와 몸싸움을 벌이면서 공을 받아내 다시 킥 오프 지점에 내려놓았지만 주심은 야속하게도 종료 휘슬을 불고 끝냈다. 앞서 공지된 추가 시간 4분이 지나간 순간들을 모두 다 붙잡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로써 모로코는 오는 13일(월) 오전 5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4강 티켓을 놓고 맞서게 됐다. A조 1~2위(일본, 칠레)는 물론 B조 1~3위(우크라이나, 파라과이, 한국)도 8강에 올라서지 못한 것이다. 반면에 C조 1~3위(모로코, 멕시코, 스페인) 전부는 이례적으로 8강 토너먼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았다.
2025 FIFA U20 월드컵 16강 결과
(10월 10일 오전 8시, 에스타디오 엘 테니엔테-랑카구아)
★ 한국 1-2 모로코 [골 기록 : 김태원(90+6분,PK) / 신민하(8분,자책골), 야시르 자비리(58분,도움-오트만 마마)]
◇ 한국 선수들 (4-4-2 감독 : 이창원)
FW : 김명준(82분↔김현오), 김태원
MF : 김현민(61분↔백가온), 손승민(90+2분↔김호진), 정마호(82분↔성신), 최병욱(61분↔이건희)
DF : 배현서, 신민하, 함선우, 최승구
GK : 홍성민
◇ 2025 FIFA U20 월드컵 8강 대진표(한국 시각)
10월 12일 오전 5시 ☆ 스페인 - 콜롬비아 (에스타디오 피스칼, 탈카)
10월 12일 오전 8시 ☆ 멕시코 - 아르헨티나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훌리오 마르티네스 프라다노스, 산티아고)
10월 13일 오전 5시 ☆ 모로코 - 미국 (에스타디오 엘 테니엔테, 랑카구아)
10월 13일 오전 8시 ☆ 노르웨이 - 프랑스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 발파라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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