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공연 사진
(주)파크컴퍼니
에스터와 밸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언젠가 자신들에게 다가올 고도, 즉 무대에 오를 날을 기다리지만 어느 순간에 이르면 둘의 의견이 충돌하기도 한다. 밸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고도가 오지 않는다면서 연극대로라면 우린 대기실을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지친 밸은 기다림을 공허한 약속이나 꿈으로 여기기도 한다.
반면 에스터는 예술을 한다는 건 원래 고단한 일이라며 기다리는 것이 우리의 일이니 마저 기다림을 감내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지름길은 없다고, 정직하게 규칙을 지켜야 한다며 밸과 대립각을 세운다. 두 인물의 의견 대립을 유발하고 불을 지피는 사건은 어찌 보면 사소하고 우스꽝스럽다. 여기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의 위트와 유머가 빛을 발한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약 3시간 동안 공연되는 반면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85분 동안 공연된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무게감과 모호함을 덜어내고, 문장과 문장 사이 휴지를 줄였으며, 이른바 '티키타카'에 치열함을 더했다. 그렇게 맞이하는 엔딩에서 한때 대립하던 에스터와 밸의 입장이 교점을 찾는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배우 두 명이 거의 무대를 떠나지 않고 연기를 이어가기 때문에 에너지와 서로 간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출연하는 배우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가능한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에스터 역의 배우에 따라 엔딩에 미묘한 차이도 있으니, 여러 번 관람하며 곱씹어보기에도 좋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공연 사진(주)파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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