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 대신 풋살공... 첫 외부 대회 출전한 '골때녀'의 존재감

[리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SBS '골 때리는 그녀들'SBS

<골때녀>가 사상 첫 외부 대회에 출전, 여성 풋살 강팀들과 자웅을 겨뤘다.

8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선 지난 9월 5~7일에 걸쳐 거행된 2025 K리그 퀸컵(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에어돔)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FC구척장신과 원더우먼 연합팀의 경기가 소개돼 눈길을 사로 잡았다.

그동안 한일 혹은 K리그 위민 올스타전 등 외부 선수들과의 이벤트 매치는 몇 차례 개최된 바 있지만 대회에 직접 출전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퀸컵은 매년 프로축구 K리그 각 구단 산하 주요 여성 동호인 팀들이 정규 라운드 및 파이널 라운드 등 리그전 형태로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골때녀>의 업무 협약 일환으로 구척장신과 원더우먼이 초청팀으로 출전하게 됐다.

<골때녀> 리그를 통해 기량이 업그레이드된 선수들이지만 일반인 실력자들이 즐비한 퀸컵은 기존에 상대했던 동료 연예인 축구 대결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띤다. 그러다보니 의외의 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기존 축구공 대신 풋살공...달라진 환경에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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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골때녀>는 일반적인 축구공으로 경기를 치른 데 반해 퀸컵은 작고 탄력이 적은 풋살 공으로 플레이를 한다. 골대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은데 반해 필드 플레이어의 숫자는 1명 더 많다보니 수년간 <골때녀> 환경에 익숙했던 선수들은 준비 과정에서부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대회 개막 한달여를 앞두고 충남 보령 박지성 스포츠파크에 소집된 구척장신과 원더우먼 선수들은 첫 연습 경기부터 '멘붕'에 가까운 당혹감에 사로 잡혔다. 평소 다루던 축구공은 조금만 차도 먼 거리로 날아가는데 반해 풋살 공은 마치 '물공'을 차는 듯한 둔탁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후 두 팀 선수들은 개인 및 단체 훈련을 통해 꾸준히 풋살 연습을 병행하면서 퀸컵 준비를 진행햐 나갔다. 그리고 대회 당일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한꺼번에 4경기를 동시에 치르는 거대한 에어돔 분위기에 압도됐다.

딱 한눈에 봐도 빼어난 실력자임을 직감하는 타팀 선수들의 몸놀림에 <골때녀> 연합팀은 과연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만만찮은 실력파 경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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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FC, 성남 FC와 한조에 속한 <골때녀>팀은 '원정 첫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K리그 산하 동호인 팀의 실력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0대0의 균형 속에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될 무렵 성남 FC에게 극장골을 내주면서 1치전 패배, 1대0으로 앞선 상황에서 역시 종료 직전 아산FC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골때녀>팀은 2차전 무승부로 정규 라운드를 조 3위(1무1패) 마감하고 말았다.

스플릿 C조에 배정된 <골때녀>팀은 파이널라운드에서 부천FC, 김포FC, 서울 이랜드-전북 등과 15분 짜리 총 4경기를 치렀다. 꼭 1승을 거두겠다는 각오로 임했지만 2경기 연속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승리의 기쁨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전열을 재정비한 <골때녀>팀은 마시마를 최전방에 올려 놓고 오로지 공격에만 치중하는 방식으로 서울 이랜드를 상대했고 결국 마시마의 해트트릭을 앞세우고 4대0, 기분 좋은 첫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전북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마시마의 멀티골 등을 앞세운 <골때녀>팀은 3대0 완승으로 최종 전적 2승 3무 1패로 퀸컵 대회를 마감했다.

여성 축구 동호인들에 끼친 영향력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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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퀸컵 다른 참가팀에 비해 여러 면에서 부족할 수 밖에 없었던 <골때녀> 연합팀이었지만 경기를 연달아 치르는 과정 속에 점차 풋살 환경에 적응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점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능력자' 마시마 조차 익숙치 않은 경기 환경 때문에 초반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2경기에선 무려 5골을 몰아 넣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훨씬 좋은 기량을 지닌 K리그 여성 동호인들 조차 입을 모아 <골때녀> 보면서 축구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고 말할 정도로 그들에게 <골때녀>는 마치 롤모델과 다름 없는 존재였다. 경기장 밖에서 이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다른 참가팀 선수들도 응원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퀸컵 참가에 대해서 몇몇 시청자들은 달갑지 않은 반응을 내비치기도 했다. 타 축구 예능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굳이 외부 대회까지 나가야 하냐?" 같은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골때녀>의 퀸컵 출전은 여성 축구 동호인들의 저변 확대에 일정 부분 기여한 스포츠 예능의 긍정적인 효과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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