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연속 무승으로 조기 우승이 멀어진 전북 현대. 아쉬움이 짙게 남았던 제주 원정이었지만, 분명 권창훈의 풀백 변신은 소득 중 하나였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3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서 김정수 대행의 제주SK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전북은 20승 8무 4패 승점 68점 1위에, 제주는 8승 8무 16패 승점 32점 11위에 자리했다. 또 양 팀은 시즌 3번의 맞대결 모두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는 진귀한 기록을 작성했다.
치열했던 경기였다. 전반에는 전북이 압도하는 그림을 만들었으며, 강력한 압박을 통해 제주의 실수를 유발했다. 분위기를 올린 전북은 전반 27분 박스 안에서 볼을 받은 티아고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에는 전북이 주도하는 흐름이었지만, 제주도 거센 저항을 선보였다. 김정민·신상은·패드링요를 투입, 공격 고삐를 당겼다.
후반 내내 제주의 거센 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결국 종료 직전 남태희가 발리 슈팅으로 극적인 동점 골을 완성했다. 이후 경기는 종료됐고, 양 팀은 승점 1점에 만족해야만 했다.
조기 우승 멀어진 전북
원정을 떠나온 전북으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입장이었다. 압도적 1위를 질주하며 우승 카운트 다운에 진입했던 가운데 9월 A매치 후 퍼포먼스가 추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9라운드 대전과의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둔 이후 김천(패)-서울(무)에 승점 1점 추가에 그쳤고, 이번 제주전에서도 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승점 3점을 놓쳤다.
직전 서울과의 맞대결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추가 시간에 실점을 허용하며 승점 3점이 1점으로 줄어드는 결과를 받아든 전북은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까지 겹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포옛 감독도 "말 그대로다. 할 말이 없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좋지 않은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 전북은 권창훈의 활약은 상당히 반가웠다.
지난해 자유 계약 신분으로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었던 권창훈은 전반기에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 회복 후 후반기 15경기에 출전해 3골 3도움으로 본인의 건재함을 알렸고, 이번 시즌에도 포옛 감독 체제 아래 22경기에 나서고 있었다. 다만 선발은 단 1회에 불과할 정도로 교체 자원에 불과했고, 주 포지션인 윙어·공격형 미드필더에서도 밀렸었다.
좀처럼 공격 포지션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권창훈은 변화를 가져갔다. 바로 좌측 풀백으로 말이다. 19라운드 홈에서 열린 수원FC와의 맞대결에서 윙백으로 출전하며 깜짝 변신을 알렸고, 교체로 계속해서 경기장을 밟으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수비수로 변신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본인의 포지션을 오가며 입지를 다진 가운데 이번 제주전에서는 풀백으로 선발 출격했다.
현재 붙박이 김태현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포옛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최우진 대신, 권창훈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적중한 모습이었다. 수비 시에는 영리한 위치 선정으로 제주 공격을 막아냈고, 공격 시에는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 지역을 절묘하게 오가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성공했다.
전반 26분에는 정확한 크로스를 선보이며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1분 후에는 도움을 올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전반 27분 좌측에서 볼을 잡은 권창훈은 권창훈과의 연계를 통해 순식간에 페널티 박스 앞으로 도달했고, 반 박자 빠른 패스를 통해 티아고의 선제골을 도왔다. 이후 수비에서도 유인수·임창우의 전진을 잘 막아내면서 임무를 확실하게 수행했다.
일부 수비 장면에서는 아직 미숙한 부분이 보였지만, 권창훈은 키패스 1회, 공격 진영 패스 성공 6회, 전진 패스 성공 8회, 크로스 성공 1회, 볼 획득 5회, 팀 내 최다 블락(3회)으로 첫 풀백 선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이는 향후 전북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엄청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활약이었다.
내년부터 다시 리그·코리아컵·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일전을 병행해야만 하는 상황 속 스쿼드 질과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멀티성을 보유한 자원들이 필요하다. 미드필더는 물론 윙어와 풀백 위치까지 소화할 수 있는 권창훈이라는 인물은 전북에 그야말로 복덩이로 작용할 수 있다는 셈. 또 팀 내에서 본인의 입지를 다지며, 국가대표팀 복귀까지 노릴 수 있는 권창훈이다.
한편, 전북은 A매치 휴식기 후 오는 18일 홈에서 수원FC와 정규 라운드 마지막 일전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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