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SK, 분위기 못 잡으면 '강등' 코앞... 반전 있을까

[K리그1] '감독 사임→사후 징계' 역대급 위기 ... 제주, 3일 오후 2시 1위 전북 현대와 맞대결

김학범 감독 사임 후 대행 체제로 치러진 첫 경기서 패배와 함께 사후 징계까지 확정된 제주. 흔들리는 이 분위기를 다 잡지 못하면 2019년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

김정수 대행이 이끄는 제주SK는 3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서 거스 포옛 감독의 전북 현대와 격돌한다. 현재 제주는 8승 7무 16패 승점 31점 리그 11위에, 전북은 20승 7무 4패 승점 67점으로 단독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양 팀은 앞선 2번의 맞대결에서는 2무를 기록, 팽팽한 올해 상대 전적을 보여주고 있다.

원정을 떠나오는 전북은 K리그1 우승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파이널 라운드 포함 총 6경기가 남은 가운데 2위 김천 상무와의 격차는 15점이다. 이번 제주전 승리를 기록한 이후 김천·대전·포항이 삐끗하게 되면 최소 2경기 이내 10번째 별을 확정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보유하고 있다.

리그 우승이라는 기분 좋은 경우의 수를 가진 채 원정을 떠나오는 전북과는 달리,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제주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성적은 물론이며 팀을 둘러싼 분위기는 역대급으로 좋지 않다. 이번 시즌 제주는 김학범 감독 체제 아래 2번째 시즌을 맞으면서, 파이널 A 진출에 대한 희망이 부풀었다.

지난해 파이널 B로 추락했으나 안정적인 잔류를 이뤄낸 제주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오재혁·김륜성·장민규·김재우·유인수와 같은 리그 내 수위급 자원들을 연이어 품었다. 출발도 좋았다. 개막전에서 우승 후보로 꼽혔던 FC서울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딱 첫 경기만 좋았다. 리그 20라운드까지 진행되면서 6승 4무 10패에 그쳤고, 순위는 하위권에 맴돌았다.

21라운드 대전전 무승부 후 2연승(안양-서울)을 질주하며 반등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지만, 아쉽게도 흐름은 여기서 딱 끊겼다. 김천(패)-울산(패)-강원(무)-대구(무)-광주(패)-안양(패)-포항(패)에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고, 결국 부진한 팀 성적을 책임지고 김학범 감독이 지난 9월 27일 사령탑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사령탑이 물러나며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진 가운데 제주는 지난 9월 28일, 홈에서 김정수 코치 대행 체제로 첫 경기에 나섰다. 김 감독이 떠나간 가운데 선수단은 승점 3점에 대한 열망이 확고했고, 경기력도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선보였다. 수원이 한 골 넣으면 곧바로 추격하는 그림을 만들었고, 짜임새 있는 빌드업 구조가 나오며 희망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장면이 연이어 나왔다. 베테랑 센터백인 송주훈은 전반 34분 본인이 전담하던 공격수 싸박에 불필요한 행동을 가하면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고, 다른 고참급 자원들도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먼저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 후방에서 든든한 선방을 보여줬던 김동준은 후반 막판 박스 밖에서 핸드볼 파울로 끝내 퇴장을 명령 받았다.

아쉬운 실수로 경기장 밖을 나간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이후 행동이 문제였다. VAR PA를 실시한 이후 신용준 주심에 박수를 보내며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 속 이런 불필요한 자세는 분명 팀에 악영향이 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급격하게 흔들리는 제주SK

김동준에 이어 핵심 미드필더 이창민도 똑같았다. 후반 교체 아웃 이후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이창민은 후반 막판 김륜성의 스로인 과정에서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 싸박에 격한 대응을 보였다. 분명 싸박의 행동이 잘못된 부분은 있었지만,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인물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거는 상당히 잘못됐다.

결국 김동준과 이창민은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사후 징계까지 받았다. 연맹은 1일 제11차 상벌위원회 결과를 알렸다. 관중 관리에 실패한 제주 구단에는 제재금 800만 원 징계를 결정했다. 심판진과 신경전을 벌인 김동준에게는 제재금 500만 원과 K리그 2경기 출장 정지가 내려졌다. 교체 후 싸박을 몸으로 밀어 넘어트린 이창민은 제재금 500만 원 징계 조치를 받았다.

이는 이들에 엄청난 치명상이다. 벌금은 물론이며, 팀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받았고 향후 일정에서 팀의 핵심 전력인 이창민·김동준·안태현·송주훈을 활용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이들은 엄청난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승강 플레이오프로 추락하는 자리인 11위인 제주는 10위 울산과의 격차는 6점이며, 최하위 대구와는 8점이다.

파이널 라운드 포함 6경기가 남은 가운데 아직 자력으로 생존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보유하고 있으나 다이렉트 강등을 당할 수 있는 확률도 존재한다. 특히 대구가 최근 5경기서 2승 2무 1패로 괜찮은 흐름을 선보이고 있다. 또 강등권 경쟁자인 울산(3G 무패)·수원FC(2연승)·안양(5G 무패)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결국 제주 홀로 추락하는 분위기가 그려지고 있다는 것.

무너지는 상황 속 이들은 2019년의 아팠던 기억을 다시 되짚어야만 한다. 2017시즌 리그 준우승을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상위권 터줏대감으로 자리했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사령탑 교체 실수로 인한 팀 철학 붕괴, 그리고 팀이 1부에 생존할 수 있는 골든 타임까지 놓치면서 2019시즌에는 끝내 강등을 당했다.

이후 팀의 모든 부분을 바꾸면서 곧바로 1부로 복귀했지만, 현재 이들에 모습에는 2019년 제주의 아팠던 향기가 짙게 나고 있다. 또 흔들리는 배의 중심을 잡아줘야만 하는 베테랑 조타수들까지 이탈하면서 다이렉트 강등 위협은 점차 현실화가 되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대위기다. 최악의 상황 속 홈에서 압도적 1위 전북을 상대하게 된 제주.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 듯이 기적과 같은 반전 드라마를 작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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