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리그 초대 챔피언에 오른 KT 퓨처스팀
KT 위즈
KT 위즈 퓨처스팀이 올해 신설된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상무에 승리하며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14년 연속 남부리그 1위'로 압도적 우승 후보로 꼽혔던 상무를 꺾은 이번 승리는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 KT 구단이 그간 꾸준히 다져온 육성 시스템의 결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언더독 KT의 매직, 북부와 남부의 챔피언 쓰러뜨리다
지난 9월 29일 서산 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챔피언결정전 준결승전에서 북부리그 1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경기 후반 타선이 폭발하며 10-6 역전승을 거둔 KT 퓨처스팀(남부리그 2위)은 기세를 올린 상태에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KT 타선은 역전승의 여세를 몰아 퓨처스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무를 몰아치며 10-5로 제압했다. 초반부터 기세가 달랐다. 제구가 흔들린 상무 선발 진승현 상대로 1회 선취점을 뽑은 뒤 6회까지 매 이닝 득점을 올리며 무려 10점을 쓸어담았다.
준결승에서 3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고 하루 휴식을 취한 선발 한차현은 다시 3이닝 무실점 6탈삼진으로 최강이라던 상무 타선을 제압했고, 이후 불펜진이 6이닝을 책임지며 점수차를 지켰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이채호가 마지막 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10-5로 KT 퓨처스팀의 초대 챔피언 등극이 확정되었다.
골리앗 또는 '레알 상무'라 불리던 남부리그 우승팀 상무의 전력은 막강했다. 시즌 74승 1무 27패 승률 0.733, 14년 연속 남부리그 1위. 시즌 상대 전적도 KT가 4승 9패로 크게 밀렸기에 상무의 우승을 점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단판 승부에서 KT는 과감했고 평균 연령 22세의 패기가 기적 같은 결과를 끌어냈다.
챔피언 결정전 초대 MVP는 포수 김민석
▲챔피언 결정전 MVP로 선정된 2년 차 포수 김민석
KBO/KT위즈
이날 가장 빛난 선수는 2년 차 포수 김민석이었다. 8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김민석은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해결사가 됐다.
2005년생으로 지난 2024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97순위 지명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김민석이 올시즌 중반 이후 퓨처스팀 주전 포수를 꿰찼고 마침내 퓨처스리그 챔피언결정전 초대 MVP로 이름을 새겼다.
MVP로 선정된 김민석은 상금 100만 원을 손에 쥔 뒤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웃음을 보인 김민석은 상무라는 강팀을 이긴 것 자체가 기쁨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MVP 상금의 용처에 대해서는 "가족과 소고기를 먹고 싶다"며 이제 막 꽃 피우기 시작한 자신의 야구 인생에 특별한 한 페이지를 남겼다.
▲장성우가 롤모델이라는 김민석(출처: KT 야매카툰)
케이비리포트/최감자
'위닝 멘탈리티'와 시스템 야구의 결실
KT 퓨처스팀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결코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평가다. 단순한 유망주 육성이 아닌 승리를 통한 성장을 위해 프런트가 주도해 공들여 가꿔온 퓨처스 육성 시스템이 마침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KT 구단은 매년 입단하는 유망주 선수들을 '핵심 육성'과 '중점 육성' 대상으로 분류해 성장 방향을 명확히 설정했다. 이를 토대로 매달 정기적인 데이터 공유회를 열어 선수 개개인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했다. 단순한 기록 분석을 넘어 자기주도적 성장을 위한 솔루션을 함께 모색한 것이다.
▲KT 퓨처스팀 익산 실내 훈련장과 숙소
KT 위즈
또한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검진 시스템을 도입하고, 심리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멘탈 관리까지 함께 진행했다. 이는 단순한 기량 향상이 아니라 성장 정체를 방지하는 장치로 자리 잡았다.
인프라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퓨처스 연고지인 익산시와 협업해 실내 훈련장과 숙소를 신축했고, 구장 내 조명과 잔디 교체로 훈련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했다. 여기에 퓨처스리그 최초로 AI 중계 시스템을 도입해 혁신을 시도했다. 1·3루 보조 카메라를 설치해 선수들이 경기 직후 자신의 동작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 초대 챔피언이 된 KT 퓨처스팀
KT위즈
KT 나도현 단장은 1일 우승 확정 후 소감을 통해 "퓨처스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되어 영광이다. 우리 구단은 선수단 관리에 대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육성 문화 구축에 힘썼다. 선택과 집중으로 선수들에게 이기는 습관을 배양했으며, 자발적인 훈련 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여기에 연고지 익산과의 상생과 지원으로 지금의 뜻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군에서 성장해 올시즌 KBO리그의 히트상품이 된 안현민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제2의 안현민이 또 나올 거라 확신한다"라는 기대감도 밝혔다. 실제로 KT에는 챔피언 결정전 MVP 김민석을 비롯 한차현, 오서진, 이용현 등 젊은 자원들이 퓨처스팀에서 경험을 쌓으며 1군 전력을 보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첫 도입된 퓨처스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단순 트로피 획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KT가 지난 10년간 쌓아온 체계적 육성 시스템과 선수단, 프런트·연고 지역이 함께 어우러진 성과다. 고척돔에 울려 퍼진 KT 퓨처스팀의 우승 함성은 2020년대 이후 꾸준한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KT가 다시 우승에 도전할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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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 KBO기록실]☞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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