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구창모.
NC다이노스
NC가 끝내 찾지 못했던 토종 에이스
NC는 창단 후 뛰어난 외국인 투수를 많이 거느렸던 팀이다. 2013년 평균자책점 1위(2.49)에 오른 찰리 쉬렉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에릭 해커가 19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20년엔 드류 루친스키라는 든든한 에이스가 있었고 2023년엔 에릭 페디가 20승200탈삼진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작년 탈삼진왕(182개) 카일 하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화려한 외국인 투수들의 면면에 비해 국내 선발 투수들, 특히 가을야구의 중요한 경기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토종 에이스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2013년 10승5패1세이브2.88로 신인왕에 오른 이재학은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창단 초 NC의 토종 에이스로 성장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재학은 체인지업에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구종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점점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년에는 프로 2년 차에 불과했던 송명기(상무)가 36경기에 등판해 9승3패3.70을 기록하며 NC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특히 1승2패로 뒤지던 2020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5이닝2피안타2볼넷4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NC의 새로운 토종에이스가 될 거 같았던 송명기는 2020년을 능가하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작년 시즌이 끝나고 군에 입대했다.
송명기보다 1년 늦은 2020년에 프로에 입단한 신민혁은 역시 2년 차가 되던 2021년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9승6패4.41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이재학이 2020년대 들어 하락세가 완연하고 송명기의 성장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NC에서 신민혁은 올해까지 5년 연속 100이닝 이상 투구하는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신민혁 역시 9승을 올렸던 2021년이 여전히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남아있다.
NC는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2021년 1차 지명 김유성(두산)은 학교폭력 가해 논란으로 지명이 철회됐고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신영우(2023년 1라운드)는 통산 23.2이닝 동안 36개의 사사구를 허용할 정도로 제구의 약점을 드러냈다. 2024년 1라운드 신인 김휘건은 2년 동안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다가 병역 의무를 마치기 위해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건강하다면' 리그 최고의 좌완 에이스
2009년에 창단한 울산공고 출신의 구창모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고 NC에입단했다. 루키 시즌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구창모는 2016년 39경기에 등판해 4승1패1홀드4.19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2017년부터 NC의 붙박이 선발로 활약했다. 그리고 2019년 10승7패1홀드3.20으로 커리어 첫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NC의 좌완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리고 구창모는 2020년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 시킨 강렬한 시즌을 보냈다. 전반기에만 13경기에서 9승 무패1.55를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하던 구창모는 부상으로 후반기 대부분을 날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선발로 돌아온 구창모는 13이닝12탈삼진3실점(2자책) 호투로 1승1패1.38을 기록하며 NC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끄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2021년 부상으로 시즌 전체를 날린 구창모는 2022년에 복귀해 19경기에서 11승5패2.10으로 건재를 보여줬고 NC는 구창모에게 '7년 최대 132억 원'이라는 거액의 비FA다년계약을 선물했다. 하지만 구창모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노렸던 2023년 부상으로 11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고 시즌이 끝난 후 상무에 입대했다. 확실한 토종 에이스의 탄생을 기대했던 NC팬들로선 그만큼 실망도 클 수 밖에 없었다.
군대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로 보낸 구창모는 6월 전역 후 9월에야 1군 마운드에 등판했다. 첫 2경기에서 선발로 3이닝씩 소화한 구창모는 24일 LG트윈스전에서 4.1이닝8피안타4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렇게 아쉬운 복귀 시즌을 보내던 구창모는 9월 30일 kt전에서 5회에 구원 등판해 4이닝 동안 78개의 공을 던지며 12개의 아웃카운트 중 무려 9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투'로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구창모는 유망주 시절부터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김광현(SSG 랜더스)의 뒤를 잇는 한국야구의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불렸다. 하지만 이런 평가 뒤에는 언제나 '건강하다면'이라는 전제가 따라 붙었다. 잦은 부상으로 NC팬들에게 기쁨보다 실망을 준 적이 더 많았던 구창모는 시즌 막판 반전의 역투로 NC를 가을야구로 이끌며 팬들에 대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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