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늬> 관련 이미지.
㈜플레이칸
40년 전 원작 만화로 등장한 하니는 '불굴의 의지' 상징이었다. 어릴 적 엄마를 잃고 오로지 달리기로 자신을 증명해내는 이 소녀는 1980년대를 지나온 동시기 사람들에겐 희망 혹은 응원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런 하늬가 벌써 중년이 됐다. 잡지 <보물섬>에 1985년 첫 연재 이후 1988년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해 전국적 인기를 끌었던 <달려라 하니>가 40년 만에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에 첫 공개된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는 전국 재패 후 국가대표로 활약한 나애리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빛나리 중학교에서 고교생이 된 나애리, 그리고 돌연 육상계를 떠나 에스런이라는 길거리 달리기 대회를 전전하던 하니가 다시 돌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원한 숙적처럼 보였던 두 사람은 주나비라는 제3의 인물이 등장하며 관계가 급변한다. 원작에선 안하무인 나애리의 태도와 앞뒤 안가리는 하니 성격 탓에 영영 화해하지 못한 채 이야기가 흘러갔지만 극장판에선 주나비라는 공동의 경쟁자가 생기며 동료로 거듭나게 되는 설정이 가미됐다.
기성 세대의 큰 사랑을 받은 만화의 극장판 부활은 우선 반가운 일이다. 만화 잡지 전성기와 맞물려 흥했던 국내 인기 만화 캐릭터들의 영화화가 그간 몇 차례 시도됐고, <달려라 하니>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여러 난관에 봉착했었기 때문. 원작자 이진주 작가와 협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30주년 극장판 기획이 끝내 무산된 일은 국내 콘텐츠업계의 상흔 중 하나다.
다행히 40주년 작품은 원만한 기획 과정을 거쳤다. 이진주 작가 또한 온 가족이 함께 하니를 극장에서 보게 되는 게 소원이라 밝힌 바 있기에 제작 과정에 적극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TV판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에서 활약한 성우들이 대부분 은퇴했기에 제작진은 관록의 성우진을 새롭게 구성했다. 강시현, 정혜원, 홍범기 등 베테랑들이 주요 캐릭터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관객 마음 얻을 수 있을까
▲애니메이션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늬> 관련 이미지.
㈜플레이칸
관건은 40년 전 이야기 구조에서 벗어나 얼마나 최근 관객의 마음을 살 수 있는지다. 동호회와 각종 소모임 등 국내에서도 어느덧 달리기 열풍은 최고조다. 각종 스포츠 용품과 관련 대회들이 이어지는 와중에 해당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 또한 급증했다.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는 홍대입구역 일대와 골목을 내달리는 에스런이라는 대회를 접목해 흥미를 주려 했고, 하니와 나애리의 우정을 그리고, 달리는 목적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며 자아 찾기라는 주제도 더했다.
다만, 이런 시도가 다소 평면적이라는 건 아쉽다. 작화가 더욱 세련되어졌고, 서울 홍대입구 인근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현실감을 준 건 고무적이지만 등장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사건을 진행시키는 양상이 단순화된 면이 있다. 온 가족이 즐기기에 무리 없지만, 198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성과 개성을 추구하는 10대, 20대들 소구를 맞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고유의 IP가 오랜 시간이 지나 다른 매체로 부활한 건 반가운 일이다. TV 화면이 아닌 큰 극장 스크린을 통해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달리기 욕구가 불끈 솟아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시도는 다른 콘텐츠분야에 비해 더욱 열악한 한국 애니메이션계에도 활력이 될 수 있는 사례일 것이다. <퇴마록>에 이어 극장판 하니는 그래서 면밀하게 기획돼야 하며, 보완할 것들은 채워나가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하니 극장판 프로젝트는 총 3부작으로 기획됐다. 주나비를 상대로 분투할 이번 작품에 이어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관심을 가질 만하다.
한줄평 : 나애리는 나쁜 계집애가 아니었다
평점 : ★★★(3/5)
| 애니메이션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 관련 정보 |
원작: 이진주 <달려라 하니>
기획: ㈜플레이칸
제작: ㈜플레이칸 ㈜스튜디오고인돌 ㈜레드독컬처하우스
공동제작: ㈜빅파인애니메이션스튜디오 ㈜더블유에이지 ㈜스튜디오애니멀
감독: 허정수
음악감독: 황현성(노브레인)
목소리 출연: 강시현, 정혜원, 이새벽, 홍범기 외
배급: NEW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91분
개봉: 2025년 10월 7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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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늬> 관련 이미지.㈜플레이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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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부활한 '달려라 하니', MZ 마음 공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