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디 페랄타-잭슨 추리오-트레버 메길-크리스티안 옐리치-윌리엄 콘트레라스 등 2025년 밀워키 투타를 책임진 주요 선수들
밀워키 브루어스 공식 트위터
선수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인 WAR (대체선수 승리 기여도) Top 60에서 밀워키 소속 선수는 37위 브라이스 투랑 (2루수, 4.3) 60위 프레디 페랄타 (선발 투수, 3.8) 등 단 2명만 이름을 올렸다. 빼어난 기량을 지닌 특급 선수들은 없었지만 대신 타팀에서 버림 받거나 무명급 선수들로 전력을 탄탄하게 구축하면서 내셔널리그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동부지구 1위), LA 다저스 (서부지구 1위) 등 강호들을 제치고 포스트시즌 1번 시드를 확보했다.
매년 10승 이상은 거뒀지만 특급 선발과는 거리감이 있었던 우완 프레디 페랄타는 170이닝 투구 + 17승 (내셔널리그 1위) +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로 거듭 태어났다. 최근 2년 사이 피츠버그와 보스턴을 거치며 실패한 유망주가 되는 듯 했던 우완 퀸 프리스터는 150이닝 투구 + 13승을 거두며 뒤늦게 재능을 꽃피웠다. 어깨 수술 등 잦은 부상으로 2년 공백을 가졌던 브랜든 우드러프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시속 160km 이상의 강속구를 손쉽게 뿌리는 유망주 제이콥 미시오로스키는 정체되었던 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타선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일찌감치 중도하차했던 간판 스타 크리스티안 옐리치는 7년만에 20홈런 + 100타점 이상을 동시에 달성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가능성만 있었던 브라이스 투랑은 이제야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고 2년차 유망주 잭슨 추리오는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빅리그 데뷔 직전 맺은 8년 장기 계약의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홈플레이트를 든든히 지키는 공수 겸장 포수 윌리엄 콘트레라스를 중심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필요할 때 마다 한방씩 터뜨린 살 프렐릭(우익수), 아이작 콜린스(좌익수), 앤드류 본(1루수) 등 20대 중후반의 비교적 젊은 야수들 역시 '십시일반'의 효과를 밀워키에 안겨줬다.
머피 감독의 지도력, 그리고 '유커' 매직
▲지난 8월 14일 '밥 유커 데이'를 맞아 밀워키 브루어스 팬들에게 전달한 유커 유족들의 감사 편지
밀워키 브루어스 공식 트위터
지난해 밀워키는 오랜 기간 팀을 이끈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이 중부지구 경쟁구단 시카고 컵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제법 큰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대학야구팀을 거쳐 오랜 기간 밀워키의 벤치 코치를 맡았던 팻 머피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으로 공백을 메우면서 컵스를 밀어내는 등 여전히 NL 중부지구 강자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즌 중반까지 2위에 머물렀던 밀워키는 두차례의 기록적인 연승으로 라이벌 컵스 뿐만 아니라 다저스, 필라델피아 등 쟁쟁한 팀들을 뛰어 넘는 호성적으로 정규시즌을 화려하게 마감했다. 머피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 밀워키 성적의 좋은 발판을 마련했다면 올해 1월 세상을 떠난 야구해설자 밥 유커(1934-2025)의 영향력은 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담당해줬다. 코미디 야구 영화 <메이저리그> 속 해설자로도 친숙했던 그는 50여년 넘게 중계 부스를 지키면서 팀의 역사를 함께 겪었고 암투병 중에도 마이크를 놓지 않는 등 밀워키에 대한 끈끈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유커'의 이름이 새겨진 방망이를 들고 경기에 출전한 옐리치의 맹타와 맞물려 밀워키는 14연승이라는 놀라운 기세로 지난 여름 메이저리그를 뜨겁게 달굴 수 있었다. 야구에 대한 열정 만큼은 대도시 못지 않은 밀워키의 팬들 역시 유커 티셔츠를 입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이른바 '유커 매직'의 힘이 사기 충만한 선수들과 결합하면서 올해 밀워키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이변을 연출한 주인공이 되었다. 지난 1969년 창단 이래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밀워키는 이번 포스트시즌 또 한번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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