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 부산영화제 비프메세상을 수상한 <이슬이 온다> 김태일 감독
부산영화제
경쟁 부문 외에 폐막식에서 발표된 수상 중 돋보인 것은 다큐멘터리 상인 비프메세나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슬이 온다> 김태일, 주로미 감독 부부였다. 특히 김태일 감독은 1980~1990년대 정치적 탄압으로 감옥에 간 양심수 가족들을 다룬 <어머니의 보랏빛 손수건>으로 1996년 1회 부산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후 해군 기지에 반대하는 제주 강정의 주민들, 노동자, 농민 등 약자들의 모습을 꾸준히 카메라에 담아왔다. 2010년부터는 세계 민중사 기획으로 201<오월愛>를 시작으로 베트남, 팔레스타인, 캄보디아, 보스니아 등을 돌며 그 지역 민중들의 삶을 담은 <웰랑 뜨레이> <올 리브 올리브> <또 바람이 분다> 등을 제작했다. 30년 넘게 꾸준히 이어온 창작 활동이 30회 부산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김태일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독립영화를 하는 젊은 친구들이 힘들고 어렵지 않은 나은 제작 환경과 구조 속에서 지속으로 창작활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부산영화제의 독립영화 지원에 감사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로미 감독은 "<이슬이 온다>는 탄광의 역사에 대한 작품으로 40년 전 돌아가신 탄광 노동자에 대한 기록도 담고 있다"며 "마음을 열어주고 이야기 해주신 분들 덕분에 대신해서 상을 받게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수상기준이 '불평등 부정의에 투쟁하는 영화'
부산영화제는 경쟁으로 전환하면서 상을 줄이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더 늘어난 모습이었다. 경쟁영화제는 경쟁에 집중하는 게 기본이지만, 기존 한국과 아시아 독립영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성에 맞게 늘어난 상은 한국과 아시아 독립영화인들에게 큰 격려가 됐다.
대표적으로 폐막 전날 열린 비전의 밤 시상 부분은 한국 독립영화인들의 축제에서 아시아 독립영화인으로 넒혀지면서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방글라데시 7월기념상을 받은 <쿠락> 에르케 주마크마토바 감독(왼쪽)이 시상자인 방글라데시 인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부산영화제
특히 인도국제영화제, 비슈케크국제영화제, 타이베이영상위원회, 방글라데시 7월기념상 등 새로 신설된 상이 눈에 띄었다. 아시아국가의 다른 영화제나 영화기관들이 부산영화제를 통해 선보인 아시아 영화를 격려하는 의미였는데, 아시아영화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는 박선영, 박성호 프로그래머 등의 노력이 돋보였다.
이 중 방글라데시 7월기념상은 방글라데시 문화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수상작 선정 기준은 표현의 자유나 불평등 부정의에 맞선 투쟁을 담은 영화다. 수상작은 여성 인권을 주제로 한 에르케 주마크마토바, 에밀 아타겔디에프 감독의 <쿠락>이었다.
<쿠락>은 고 김지석 수석 프래그래머의 아시아 친구들을 대표해 베트남 영화사가 후원하는 '비전오브지석어워드'로도 선정됐다. 에르케 주마크마토바 감독은 "김지석의 의미를 알고 있다"며 여성 인권 문제를 다룬 영화를 선정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 3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수상자 명단
부산 어워드 - 대상
<루오무의 황혼> 장률 감독
부산 어워드 - 감독상
<소녀> 서기 감독
부산 어워드 - 심사위원 특별상
<충충충> 한창록 감독
부산 어워드 - 배우상
배우 이지원 <지우러 가는 길>
부산 어워드 - 배우상
배우 키타무라 타쿠미, 아야노 고, 하야시 유타 (앙상블)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
부산 어워드 - 예술공헌상
류창, 투난 (미술 감독) <광야시대>
뉴 커런츠상
<지우러 가는 길> 유재인 감독
비프메세나상 (한국)
<이슬이 온다> 주로미, 김태일 감독
비프메세나상 (아시아)
<노래하는 황새 깃털> 헤멘 칼레디 감독
비프메세나상 (특별 언급)
<이어달리기> 고효주 감독
선재상 (한국)
<비 오는 날 소리는 더 크게 들린다> 김상윤 감독
선재상 (아시아)
<마음이 열리는 시간> 왕한쉬안 감독
선재상 (특별 언급)
<명암의 벌레> 가와조에 아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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