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의 골 세리머니
로이터=연합뉴스
오현규(헹크)가 페널티킥 실축의 부담을 덜고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리며 유로파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헹크는 2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라운드에서 레인저스를 1-0으로 제압했다.
천당과 지옥 오가다
헹크는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오현규가 최전방 원톱에 포진하고, 2선에는 야이마르 메디나-브라이언 헤이넨-파트릭 흐로소브스키-야르네 스토이커스가 자리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이브라히마 방구라, 포백은 요리스 카옘베-마테 스메츠-무야드 사디크-자카리아 엘 우아디, 골문은 헨드릭 판 크롬브뤼허가 지켰다.
두 팀은 초반부터 기회를 주고 받았다. 전반 4분 오현규가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전반 12분 마이키 무어의 박스 밖 슈팅은 골문 위로 떠올랐다. 15분에도 무어의 왼발슛이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17분 존 수타의 슈팅이 골문으로 향했지만 헤이넨이 골라인을 통과하기 전에 걷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헹크는 결정적인 찬스를 수 차례 무산시켰다. 전반 17분 역습 상황에서 엘 우아디가 오른쪽을 파고들며 낮게 크로스했다. 이 공이 노마크 상황에 있던 오현규에게 전달됐으나 마무리 슈팅이 높게 뜨고 말았다. 헹크가 흐름을 이어갔다. 전반 22분에는 흐로소브스키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팅겨나오는 불운을 맞았다.
오현규는 득점에 근접하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안타깝게도 한 끝이 부족했다. 전반 31분 오현규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고, 1분 뒤 카옘베의 크로스를 오현규가 발을 뻗었지만 이번에도 골과 인연이 없었다.
레인저스는 큰 악재를 맞았다. 전반 41분 디오망데가 엘 우아디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것이다. 수적인 우세를 떠안은 헹크는 전반 추가 시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47분 메디나가 돌파하는 과정에서 박스 안쪽에서 넘어졌고,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오현규가 골문 왼쪽으로 강하게 찬 슈팅이 잭 버틀랜드 골키퍼에게 막혔다. 결국 전반전은 득점 없이 0-0으로 종료됐다.
오현규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계속 골문을 두들겼다. 후반 6분 오현규 골문 앞에서 시도한 슈팅이 벗어났다. 아픔을 씻어낸 것은 후반 10분이었다. 역습 상황에서 스토이커스가 수비 뒷 공간을 패스를 찔러줬다.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전진하며 왼발슛을 성공시켰다. 오현규는 상의를 탈의한 채 골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환호했다.
후반 24분 오현규가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에서 호로소브스키의 크로스를 오현규가 문전에서 마무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그런데 비디오 판독 결과 흐로소브스키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득점이 취소됐다.
오현규는 후반 35분 유세프 에라비와 교체되면서 임무를 모두 마쳤다. 헹크는 레인저스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결국 헹크가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빠른 성장세 보이는 오현규
오현규는 2022년 K리그 수원 삼성에서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2시즌 동안 셀틱에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오현규는 지난해 여름 벨기에 명문 헹크로 이적해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오현규는 헹크에서도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했다. 하지만 공식 대회 41경기에서 12골 2도움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특히 리그에서는 겨우 610분을 뛰고도 9골을 터뜨리며 골 결정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시즌 주전 원톱이었던 아로코다레가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으로 이적하면서 오현규는 마침내 출전 시간을 늘릴 수 있었다. 리그 1라운드 스탕다르 리에주전에서 시즌 1호골을 터뜨린 데 이어 레흐 포츠난과의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서도 1골을 터뜨려 팀의 본선행을 이끄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내딛었으나 이후 부진에 빠졌다.
1달째 공격포인트가 없었던 오현규는 이번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라운드에서 부활포를 쏘아올렸다. 이날 오현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반 17분 완벽한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마저 실축하며 부담감을 가중시켰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집념을 발휘해 후반 10분 선제 결승골을 작렬했다. 유로파리그 본선에서는 통산 첫 번째 득점이다.
이날 오현규는 80분 동안 패스 성공률 81%, 기회창출 1회, 슈팅 7회, 터치 34회, 드리블 성공 1회, 지상볼 경합 성공 3회(5회 시도) 등의 기록을 남겼다.
오현규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까지만 하더라도 주민규, 오세훈 등과 주전 경쟁을 펼치며 후반 조커 역할에 가까운 입지였다.
하지만 지난 9월 A매치를 통해 오현규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지난 10일 멕시코전에서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홍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선 미국전에서는 조커의 역할을, 손흥민이 휴식을 취한 멕시코전에서는 오현규가 최전방 주전 원톱으로 나선 바 있다.
오현규는 지난 3년 동안 유럽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축적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 시즌 드디어 소속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했으며, 유로파리그 본선에서도 득점을 터뜨리는 등 내년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025-26 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라운드
(이브록스 스타디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 2025년 9월 26일)
레인저스 0
헹크 1 - 오현규 55'☞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