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지미 키멀의 일침 "또 이런 일 벌어지면..."

복귀 방송서 트럼프 행정부 맹비판... 커크 암살범 용서한 미망인에겐 "감동 받아"

암살된 미국 청년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를 비판했다가 무기한 중단됐던 ABC방송 간판 토크쇼 < 지미 키멀 라이브! >가 돌아왔다.

키멀은 23일(현지시각) 자신이 진행하는 토크쇼에서 목이 멘 목소리로 "한 젊은이가 살해된 것을 가볍게 만들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며 "누군가에게는 내가 한 말이 적절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고, 그들이 왜 화났는지 이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살해범을 용서하겠다고 말한 커크의 부인에게 "품위 있고 이타적인 행동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라며 "이 비극적인 사건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키멀 "또 이런 일 벌어진다면 목소리 10배 내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심야 코미디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 진행자 지미 키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심야 코미디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 진행자 지미 키멀. 연합뉴스/AFP

키멀은 곧바로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쇼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런 쇼를 할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반미적(anti-American)"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권력자를 조롱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는 나라의 코미디언들이 미국을 존경하는 이유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라며 "나뿐만 아니라 내 친구 스티븐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없애려고 하기 전까지는 그런 자유를 당연하게 여겼다"라고 말했다.

키멀처럼 트럼프 행정부를 자주 비판했던 CBS방송 토크쇼 <스티븐 콜버트의 레이트 쇼>가 최근 폐지 결정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BC방송에 <투나잇 쇼> 진행자 지미 팰런을 해고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만약 그런 일이 정말 벌어지려고 한다면 지금보다 10배는 더 목소리를 높여주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은 나를 비롯해 이 쇼에 종사하는 수백 명이 해고되는 것을 보고 싶어했다"라며 "우리의 지도자라는 사람이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해 미국인들이 생계를 잃는 걸 축하했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키멀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우려를 표했던 테드 크루즈, 미치 매코널, 랜드 폴 등 공화당 의원들에게는 "제 프로그램과 제 신념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러한 신념을 공유할 제 권리를 지지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하며 키멀의 이름을 외쳤다.

"정부가 코미디언 간섭하는 건 미친 짓"

코미디언 겸 배우인 키멀은 지난 15일 방송에서 "마가(MAGA) 세력은 커크를 살해한 이 녀석이 자기들 중 하나는 아니라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그것으로부터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최악을 찍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커크를 추모하는 영상을 가리키며 "이것은 친구를 잃은 어른이 아니라 4살 아이가 금붕어를 잃고 애도하는 방식"이라고 조롱했다.

그러자 미국 방송통신분야 규제당국인 연방통신위원회(FCC) 브렌던 카 위원장이 ABC방송의 면허를 취소하거나 거액의 벌금을 물리겠다며 퇴출을 압박했고, ABC방송은 키멀의 토크쇼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방송 검열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1주일 만에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의 우익 팟캐스터 조 로건도 "정부가 코미디언이 하는 말에 간섭하려는 것과, 보수층이 이를 지지하는 것은 완전히 미친 짓(crazy)"이라며 "언젠가 그들도 검열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미국 전역의 ABC 계열 방송국 30여 개와 40여 개를 각각 보유한 넥스타와 싱클레어는 계속해서 해당 방송을 거부하기로 하면서 상당수 지역에서는 여전히 키멀의 토크쇼가 송출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백악관에는 그의 쇼를 취소했다던 가짜 뉴스 ABC방송 키멀에게 다시 일자리를 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며 "시청률 부진으로 썩어가도록 내버려두자"라고 썼다.

이어 "그의 관객은 사라졌고, 그는 처음부터 '재능'이 없었는데 왜 형편없고 재밌지도 않고 99% 민주당 지지하는 쓰레기로 방송사를 위험에 빠뜨리는 사람을 데려오려 하나"라면서 "그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소속"이라고 비난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이용해 ABC방송을 위협하고 나섰다"라고 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시험이고, 독재정권이나 하는 짓"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의 입을 막고 싶어 하며, 이는 미국의 심장에 꽂는 칼과 같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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