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린 한석규표 '코믹 연기'... 매력 넘치는 '신사장 프로젝트'

[리뷰] tvN <신사장 프로젝트> 모처럼 나온 한석규표 코믹 연기, 황당한 설정도 설득해낸 명품 배우의 힘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CJ ENM

"구하고 싶으면 나랑 협상해!"
"오후 6시 이전엔 배달 안 된다니까!"

이상한 동네 사장님이 등장했다. 지난 15일부터 첫 방영에 돌입한 tvN 새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가 그 주인공이다. 진지함과 유쾌함, 그리고 뭔가 사연이 많은 신사장(한석규 분)을 전면에 내세운 <신사장 프로젝트>는 익숙한 구성 속에서 이 작품만의 색다른 매력을 1, 2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과거 특수 요원 혹은 킬러 등 음지에서 일하던 인물이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면서 그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녹여낸 드라마나 영화는 그동안 수없이 만나온 바 있다. 이번 tvN 신작 역시 비슷한 결을 지닌 것처럼 비춰지지만 한석규라는 명품 배우를 만나면서 마치 갓 튀겨낸 통닭 마냥 많은 사람들을 사로 잡았다.

편법과 준법의 위태로운 경계 사이에서 힘없는 약자들을 위해 기꺼이 중재 협상에 나서는 신사장에겐 과연 무슨 비밀이 있는 것일까? 얼떨결에 치킨집으로 발령을 받은 신입 판사 겸 종업원 조필립(배현성 분)과 배달 알바생 이시온(이레 분)이 함께 펼치는 흥미진진한 협상극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치킨집 사장님이 이상해요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CJ ENM

<신사장 프로젝트> 1화에선 탐사 보도 TV 프로그램으로 인해 비위생적인 젓갈을 판매하는 곳으로 낙인 찍힌 어촌 시장 사람들을 돕기 위한 신사장의 활약이 주된 내용으로 그려졌다. 식약청 등 기관 조사에선 문제가 없었지만 이미 방송을 탄 후 상인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고 이에 방송국과 제작진을 향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담당 부장 판사 김상근(김상호 분)의 요청으로 중재에 돌입한 신사장은 이 과정에서 수상한 흑막이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상인들을 내몰고 이후 리조트를 건설하려는 어느 건설 업체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고... 이 과정에서 신사장은 목숨을 위협 받는 테러 공격에 내몰리기도 한다.

하지만 순순히 여기에 굴복할 신사장이겠는가? 어리바리한 판사 종업원과 위기 탈출에 성공한 그는 반격에 돌입했고 결국 건설사 관계자들은 체포되어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되었다. 잘못된 정보로 상인들을 어려움에 빠뜨린 프로그램 또한 사과 방송을 하면서 신사장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인질범의 대리인이 된 신사장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CJ ENM

2화의 중반부는 위험천만한 인질범과의 중재에 돌입한 신사장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용단시장이 납치되었고 이 과정에서 악성 민원인 혹은 범죄 피해자 가족으로 추정되는 인질범과 대적해야 하는 상황이 신사장에게 닥쳐왔다.

해커 겸 공무원 김수동(정은표 분)과의 공조 속에 신사장은 과거 미국 사회를 흔들어 놓은 테러범을 모방한 사제 폭탄까지 범인이 준비했음을 확인하고 황급히 일련의 행적을 추적한 끝에 인질범과의 대면에 성공한다. 비슷한 시간 경찰 또한 대태러 진압 요원까지 총동원하면서 현장에 도착, 이제 사건은 일촉측발의 위기 국면에 돌입했다.

그런데 현장 문을 열고 나선 신사장은 현장을 지휘하는 경찰(최덕문 분)과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이였고 어색한 인사 속에 충격적인 제안을 건네기에 이른다. "지금부터 나랑 협상하자구. 안에 있는 인질 구하고 싶으면..." 인질범을 대리하는 중재인 신사장이라니. 그에겐 무슨 속내가 있는 것일까?

오랫동안 기다렸던 한석규표 코믹 연기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CJ ENM

오랜 기간 진중한 이미지와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쳐온 한석규였지만 코미디 또한 그가 지닌 강점 중 하나로 손꼽혔다. 하지만 <이층의 악당>(2010년) 이후 한석규의 출연작은 진지함과 어두움의 경계를 오가면서 배우가 지닌 매력 하나를 잃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안겨준 바 있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바람을 이번 <신사장 프로젝트>가 시작과 동시에 제대로 부응하고 나섰다. 이웃 주민들의 시시콜콜한 다툼부터 목숨을 위협 받는 위험한 현장까지 아랑곳없이 누비는 '자영업자'라는 독특한 캐릭터는 한석규라는 배우와 결합하면서 200% 이상의 흡인력과 당위성을 마련한다. 이에 힘입어 신입 판사를 닭집으로 발령 낸다는 황당한 설정까지도 묘하게 설득력 있게 이야기에 스며들면서 한석규+배현성 두 배우의 조합은 극강의 케미를 발휘한다.

1~2회까지의 내용을 통해 신사장은 유능한 특수 협상 전문가였지만 가슴 아픈 사건 때문에 과거의 신분을 뒤로 숨긴 채 살아가고 있음을 추측하게 만들었다. 매출 증대를 위해 얼떨결에 먹방 유튜버의 라방에도 출연하는 등 의외의 면모까지 보이는 신사장의 행보는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한 재미와 더불어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아직 부족한 게 많은 신참 판사로 등장한 배현성은 어리바리한 매력을 뿜으면서 대선배와의 찰떡 케미를 과시했고 매회 특별 출연한 중견 배우들의 활약 역시 드라마를 풍성하게 채워줬다. 웃음과 진지함이 결합된 정의구현 드라마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던 tvN 월화드라마의 소재 다양성까지 마련하면서 <신사장 프로젝트>는 한동안 이 시간대의 새로운 중재 협상가가 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신사장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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