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그냥 즐겨도 괜찮을까?

[리뷰] KBS 1TV <다큐 인사이트 - since 2005 유튜브 한국점령기>

여러분도 유튜브를 즐겨 보는지 묻고 싶다. 알고리즘으로 떠오른 쇼츠를 넘기다 한 시간여를 훌쩍 보낸 경험은 없는지 궁금하다.

지난 4일 KBS 1TV <다큐 인사이트>에 'since 2005 유튜브 한국점령기'가 방송됐다. 방송은 플랫폼을 넘어 생활 공간이 된 유튜브에서 한국인들은 무엇을 만들고, 또 보고 있을지 포착한다. 동시에 국내 최초로 1억 구독자를 달성한 쇼츠 전문 크리에이터 '김프로', 유튜브로 K댄스를 세계에 알린 '원밀리언', 언론인 출신 정치 유튜버 '정규재TV' 등 다양한 분야의 유튜버들을 만나 화려한 성공 뒤에 숨겨진 치열한 경쟁과 욕망, 알고리즘의 비밀을 탐색한다.

유튜브 하는 사람들

  <다큐 인사이트 - since 2005 유튜브 한국점령기>
<다큐 인사이트 - since 2005 유튜브 한국점령기>KBS

쇼츠의 활황 물결에 얹혀 레드 다이아 몬드 (구독자 1억일 때 구글 본사가 주는 상패)를 거머쥔 채널이 있다. 김동준씨가 운영하는 김프로 채널이다. 그가 처음 채널을 만든 건 3년 전, 가로에서 세로로 영상 활용의 전환을 재빠르게 감지한 그는, 오로지 쇼츠 중심으로 대사 없이 일상 속 해프닝을 비롯하여 오징어 게임 등 영화, 드라마 패러디로 한 달에 조회수 100억회를 달성했다. 특히 그의 채널은 반복 재생 수치 1300 %라는 중독성 있는 콘텐츠로 유튜브 세상을 선도하는 10대에서 30대가 주 시청층이다.

올해 연세대 독문과에 입학한 최린은 2015년 10살 때부터 유튜브를 시작해 어느덧 10년 차가 된 유튜버다. 평범하게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찍어준 그를 부모님은 영상을 찍어 공유했다. 엄마 몰래 라면 끓여 먹는 모습 등 자신만의 디지털 일기를 쓰기 시작한 최린은 어디를 가도 알아보며 사인을 청하는 팬들을 거느린 스타가 됐다. 그를 알아보는 이들은 그와 함께 유튜브를 보며 성장한 세대다.

이들은 말한다. 건너뛰기와 2배속으로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나만의 속도로 즐길 수 있는 유튜브가 좋다고. 그와 함께 주말 저녁이면 온 식구들이 둘러앉아 버라이어티와 주말 연속극을 즐기던 시절이 사라졌다. 한 시대를 풍미한 인기 프로도 없고, 너도나도 아는 유행어도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콘텐츠는 과잉 공급되지만 알고리즘을 타고 전해지는 정보의 거품 안에 수동적 소비자만이 양산되어 간다고 우려한다.

라이브 방송으로 290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침착맨 역시 이에 동의한다. 그는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라는 취지로 초대석에서부터 먹방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10시간 가까이 1만 명의 시청자들과 교감한다. 그는 최근 이상 기류를 감지했다며 수많은 콘텐츠의 바다에서 즐기던 것만 즐기는 사람들이 외려 다른 것 이해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유튜브의 소통과 한계

  <다큐 인사이트 - since 2005 유튜브 한국점령기>
<다큐 인사이트 - since 2005 유튜브 한국점령기>KBS

보는 것을 넘어 스스로 유튜버의 세계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새 덕후 김어진씨는 2018년 자연 야생 동물 관찰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자연 다큐와 브이 로그를 합친 그의 구독자는 52만 명. 이제 그는 '관찰'을 넘어 전 세계 구독자와 함께 구조 활동을 비롯해 야생 조류 유리 충돌 방지 스티커 부착 캠페인을 하는 공동체를 이끄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상 제작 전문가였던 홍슬기씨는 AI 영상이 인기를 끌자, AI 영상 제작 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브를 만들었다.

서울의 한 댄스 스튜디오 수강생의 50% 이상이 외국인들이다. 유튜브를 서핑하다 K팝에 눈을 뜬 외국인들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K팝 안무에 매료되었고, 직접 이를 배우려 한국을 찾았다. 유튜브의 성공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 세계 역대 유튜브 조회수 10위 중 부동의 1위는 '아기 상어'이다. 반복적이고 중독성 있는 리듬의 '베이비 샤크(아기 상어)'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이를 만든 더 핑크퐁 컴퍼니는 7개의 지적 재산권을 가진 캐릭터로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초등학생이나 청소년들의 미래 희망이 유튜버인 것이 더는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다. 하지만 인기 유튜버가 되는 건 생각처럼 만만치 않다. 회사의 업무 중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유튜브에 도전한 반동진 상생 어벤져스 대표, 먹방도 해보고 직장인의 애환도 다뤄 봤지만 도무지 조회수는 감감 무소식이라 고민이 깊다고 털어놨다.

이들이 그토록 타고 싶다는 알고리즘, 그런데 알고리즘의 과학도 진화 중이다. 예전에는 좋아요, 싫어요 와 같은 직접적인 반응을 따라 움직였던 알고리즘이 이제 사용자의 무의식적 반응까지 캐취하기에 이르렀다. 손으로 누르는 압력, 넘기는 속도와 시간에 따라 알고리즘은 더 정교하게 시청자의 취향을 취합해 생성한다. 시청자들은 그 알고리즘의 '틀' 안에서만 유튜브를 즐기게 된다고 한다.

정치 경제 관련 유튜버만 1064개, 사람들은 기존 언론에서 들을 수 없는 내용에 혹해서 귀를 기울인다. 그 결과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이다. 정보는 민주화 되었지만, 사람들은 알고리즘을 타고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을 듣는 '확증 편향'의 암초에 걸려 허우적거린다.






SINCE 2005 유튜브 한국점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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