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구단 중 유일하게 박신자컵 4강에 진출했던 KB가 최종 순위 4위를 기록했다.
김완수 감독이 이끄는 KB스타즈는 7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BNK 금융 여자프로농구 박신자컵 3위 결정전에서 스페인의 카사데몬트 사라고사에게 78-83으로 패하며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일본팀끼리 맞붙은 결승전에서는 후지쯔 레드웨이브가 덴소 아이리스를 79-65로 꺾으며 지난해에 이어 박신자컵 2연패를 차지했다. 후지쯔의 센터 후지모토 아키는 대회 MVP에 선정됐다.
KB는 강이슬이 3점슛 7개를 포함해 26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했고 허예은도 16득점 5리바운드 10어시스트 2스틸로 분전 했지만 토너먼트 2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KB는 팀의 에이스 박지수 없이 대회를 치렀음에도 패한 3경기의 평균 점수 차이가 5점에 불과했을 정도로 선전했다. KB가 박지수 복귀로 완전체를 구축할 2025-2026 시즌 독주를 기대하는 이유다.
박지수 없는 곳에선 강이슬이 에이스
▲강이슬은 에이스 역할 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맏언니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사실 올해 박신자컵은 2023-2024 시즌을 끝으로 튀르키예 리그로 진출했던 박지수가 1년 만에 KB에 복귀해 오랜만에 국내 농구팬들에게 선을 보이는 무대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박지수는 지난 7월 중국 선전에서 열렸던 여자농구 아시아컵에서 어깨를 다치면서 이번 박신자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박지수의 불참 소식을 접한 농구팬들은 이번 박신자컵에서 KB의 고전을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KB는 이미 박지수 없이 두 시즌을 치른 경험이 있다. KB는 박지수가 공황장애 후유증과 손가락 부상으로 9경기 출전에 그쳤던 2022-2023 시즌 30경기에서 10승 20패에 그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지수의 해외 진출로 또 다시 박지수 없이 치렀던 지난 시즌엔 4위로 봄 농구 막차 티켓을 따낸 후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 우리WON과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지난 시즌을 통해 박지수 없이 경기를 치르는 법을 배운 KB는 이번 박신자컵에서도 한국 구단 중 유일하게 4강에 진출했고 그 중심에는 '박없강왕(박지수 없으면 강이슬이 왕)' 강이슬이 있었다. 강이슬은 조별리그부터 3·4위전까지 박신자컵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24.33득점 7.33리바운드 3.1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B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특히 장기인 3점슛은 무려 경기당 4.33개를 성공시켰다.
강이슬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70번의 3점슛을 시도하며 경기당 평균 11.67개의 3점슛을 던졌다. 아무리 이번 대회 강이슬의 슛감이 좋았다고 해도 너무 많은 시도였던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강이슬은 박지수가 뛰지 못하는 KB에서 고참 선수로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코트 위에서 '에이스 본능'을 발휘했다. 박지수와 함께 뛰게 될 2025-2026 시즌 강이슬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카이 합류 후 폭발한 허예은의 외곽슛
▲허예은은 이번 대회 43.75%의 3점슛 성공률과 함께 14.8득점7.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KB는 WKBL 최고의 슈터 강이슬을 영입하고 포인드가드 허예은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후 허예은과 강이슬, 박지수를 '삼각편대'로 세워 경기를 풀어 나갔다. 그리고 나머지 두 자리엔 김민정과 염윤아,김예진(우리은행) 등 수비와 외곽슛이 좋은 롤플레이어를 배치해 빅3를 보좌했다. 하지만 KB의 김완수 감독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시스템에 변화를 줬고 이를 박신자컵을 통해 적극적으로 실험했다.
KB는 지난 시즌 12.93득점 6.23리바운드 3.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아시아쿼터상을 수상했던 174cm의 포워드 나가타 모에(토요타 안텔로프스)가 '아시아쿼터 재계약 불가 원칙'에 따라 일본으로 복귀했다. 대신 KB는 지난 6월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165cm의 포인트가드 사카이 사라를 지명했다. 나가카 모에가 뛰었던 지난 시즌과 비교해 팀 색깔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뜻이다.
사카이는 이번 박신자컵 6경기에서 평균 5.67득점 4.17리바운드 4.67어시스트 1.83스틸을 기록했고 3점슛은 22개를 던져 3개 밖에 적중 시키지 못했다(성공률 13.64%). KB가 일본 3X3 국가대표 출신 슈터 세키 미나미(우리은행)와 185cm의 가와무라 미유키(삼성생명 블루밍스)보다 먼저 지명한 선수의 활약으로는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사카이로 인해 허예은은 이번 대회에서 큰 반사 이익을 얻었다.
사카이 사라의 가세로 볼 운반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허예은은 이번 대회에서 14.83득점 3.67리바운드 7.83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특히 48개의 3점슛을 던져 21개를 성공시키며 43.75%라는 뛰어난 슛 감각을 선보였다. 리그 개막 후 박지수가 가세하고 강이슬에게 상대 수비가 집중되면 허예은에게 슛 기회는 더 많이 찾아올 것이다. 지난 시즌 어시스트 여왕이 또 한 번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박지수의 공백 속에 성장한 신예 선수들
▲박신자컵에서 안정된 기량을 뽐낸 신예 송윤하는 새 시즌 강이슬과 함께 주전 포워드 한 자리를 노릴 수 있는 후보다.
한국여자농구연맹
외곽과 골밑을 넘나들며 상대 에이스를 전담 수비하고 궂은 일을 도맡아하던 KB의 맏언니 염윤아는 지난 1월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새 시즌 중반까지 결장이 불가피하다. 박지수의 조력자로 쏠쏠한 활약을 해주던 포워드 김민정 역시 지난 시즌 20경기에서 평균 출전 시간이 8분 2초에 그쳤을 정도로 하향세가 뚜렷했다. KB에 베테랑 선수들을 대체할 유망주들의 육성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지난 시즌 22경기에서 7.82득점 5.5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재일교포 홍유순(신한은행 에스버드)과 신인왕 경쟁을 했던 송윤하는 이번 박신자컵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송윤하는 박신자컵 6경기에서 7.83득점 2.5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시도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50%(3/6)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송윤하는 다가올 새 시즌 충분히 주전 포워드 한 자리를 노릴 수 있는 유력후보다.
이 밖에도 이윤미와 양지수, 이채은 같은 젊은 선수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정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KB 레전드 조문주의 딸이자 2023-2024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고현지 역시 박신자컵을 통해 코트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물론 새 시즌이 개막하고 주전들의 비중이 커지면 이들의 출전 시간은 조금 줄어 들겠지만 유망주들의 순조로운 성장은 KB가 박신자컵에서 얻은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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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자존심' 지킨 KB, 박신자컵에서 얻은 3가지 수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