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드컵 본선행' 우즈벡, 사령탑 선임 난항... 벤투와 끝내 계약 불발

[WC] 우즈베키스탄과 결렬된 벤투... 포르투갈 매체 "커리어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

 우즈베키스탄과 계약이 결렬된 파울루 벤투
우즈베키스탄과 계약이 결렬된 파울루 벤투대한축구협회

월드컵 본선 진출에 처음으로 성공한 우즈베키스탄이 사령탑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카프제 감독이 이끄는 우즈베키스탄 축구 대표팀은 2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에 열린 '중앙아시아축구연맹(CAFA) 네이션스컵 2라운드서 투르크메니스탄에 1-2로 승리를 거뒀다. 9월 A매치 시작을 기분 좋게 알린 가운데 본격적으로 월드컵 본선 집중 모드로 변환을 알렸지만, 내부 사정은 그리 좋지 만은 않아 보인다.

바로 사령탑 선임과 관련된 문제가 얽히고설켰기 때문.

'월드컵 본선 첫 진출' 기록 작성한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6월 A매치에서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작성했다. 바로 월드컵 본선 첫 진출이라는 것. 소련 해체 후 나라가 세워진 가운데 꾸준하게 아시아 무대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월드컵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최종 예선까지 진출했지만, 4위로 탈락했고 2002년에도 조 3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본선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후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최종 예선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플레이오프로 향했으나 바레인에 밀리며 본선 진출은 좌절됐다. 이후 2010년에는 조 5위로 최종 예선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고,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는 4승 2무 2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끝내 우리 대표팀과 이란에 밀리면서 본선 진출은 무산됐다.

이어 2018 러시아 대회에서도 대표팀과 이란에 고배를 마시며 좌절됐고, 직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최종 예선 단계에 오르지 못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본선 진출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기회를 잡았고, 최종 예선에서는 UAE(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이란과 같은 껄끄러운 상대들을 제치고 2위로 본선 직행권을 손에 넣었다.

이처럼 역사의 첫 발자국을 남긴 우즈베키스탄 뒤에는 자국의 축구 영웅이자, K리그와 인연이 깊은 카프제 감독의 지도력이 있었다. 지난 1월 카타네츠 감독이 중도에 건강 문제로 사임하자, 차기 사령탑으로 부임하여 혼란한 시기를 잠재웠다. 이어진 4경기서 키르기스스탄(승)-이란(무)-UAE(무)-카타르(승)에 2승 2무라는 성적을 기록, 안정적인 본선 진출을 일궈냈다.

하지만, 이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 축구 협회가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세계적인 명장과 접촉을 시작했기 때문.

'요하임 뢰브·벤투'의 연이은 거절, 미궁 속으로 빠져가는 우즈베키스탄

월드컵 본선 진출 후 우즈베키스탄은 후보군을 올려놓고 접촉을 시작했고, 그 첫 번째 대상으로 독일 대표팀을 성공시대로 이끌었던 요하임 뢰브와 계약을 시도했다. 1960년생인 뢰브는 2004년부터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직을 역임하며, 지도자 실력을 입증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하며 독일 월드컵 4강을 이끌었고, 대회 종료 후에는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이후 뢰브 감독은 2008 유로 준우승, 2010 남아공 월드컵 4강,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과 같은 화려한 성적을 기록하며 녹슨 전차군단의 오명을 벗게 했지만, 아쉽게도 상승 곡선은 여기서 꺾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신태용 감독의 대표팀에 일격을 허용하며 축구 역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고, 유로 2020에서는 '숙적' 잉글랜드에 패배, 16강에 머물렀다.

결국 유로 이후 대표팀에서 사임했고, 여러 차례 유럽 클럽들과 연결됐으나 계약은 이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난 7월, 우즈베키스탄과 강력하게 연결됐다. 현지 매체 <우즈벡 데일리>는 "협상이 시작됐고, 만약 뢰브가 제안을 받을 경우, 현재 티무르 카파제 대표팀 감독은 대표팀 코치로 합류하게 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그렇게 진척되는 줄 알았지만, 끝내 불발됐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 빌트>는 "뢰브가 우즈베키스탄의 감독직 요청을 뿌리쳤다"라고 보도했다. 뢰브와 결렬된 우즈베키스탄 협회는 대한민국 사령탑을 역임했던 벤투와 연결됐다.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포르투갈-크루제이루-올림피아코스-충칭을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고, 2018년 한국과 연을 맺었다.

 전 대표팀 사령탑인 파울루 벤투 감독
전 대표팀 사령탑인 파울루 벤투 감독대한축구협회

한국 대표팀 부임 후 빌드업 축구를 착실하게 만든 벤투 감독은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일궈내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대회 후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벤투는 6개월간의 야인 생활 끝에 UAE 대표팀으로 부임했다. 이후 3차 예선까지 진출하며 본선 진출을 노렸지만, 성적 부진의 이유로 3월 경기 후 경질됐다.

야인이 된 벤투에 이번에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이 손을 내밀었고, 현지에 도착하는 사진까지 포착되면서 성사가 이뤄질 거라는 예측이 팽배했다. 앞서 현지 매체 <자민>은 26일 "벤투 감독이 타슈켄트로 와서 최종 협상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협상은 불발됐다. 벤투 감독이 원했던 연봉 및 사단 구성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

포르투갈 현지 매체 <아 볼라>는 3일 보도를 통해 "벤투 감독이 우즈베키스탄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거절했다. 본인이 받은 조건이 커리어에 맞지 않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뢰브-벤투 감독과 연이어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상황 속 월드컵 첫 본선 진출에 성공한 우즈베키스탄은 점차 미궁 속으로 빠져가고 있다.

이미 대표팀을 이끄는 카프제 감독이 난처할뿐더러, 힘을 실어줘야 할 상황에서 다른 사령탑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부분은 분명 선수뿐만 아니라 팬·코칭스태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갈 게 뻔하기 때문. 또 카프제 감독은 축구 부활을 꿈꾸고 있는 중국과도 연결되고 있다.

이처럼 우즈베키스탄은 첫 월드컵 진출이라는 기쁨이 있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복잡한 상황. 과연 이들은 카프제 감독의 연임을 택할까. 아니면 새로운 사령탑을 구해 대회를 준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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