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게더> 스틸.
그린나래미디어(주)
허무주의 시대의 연인들이 품은 두려움
영화가 포착한 예리한 지점은 동시대 허무주의 정서에 대한 블랙코미디적 접근이다.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의 극단화, 관계의 파편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있다. 젊은 세대는 '혼자가 편하다'는 자기합리화와 '깊은 관계는 부담스럽다'는 회피 심리에 갇혀 진정한 친밀감을 두려워한다. 연애조차 개인의 편의에 맞춰 조절 가능한 옵션으로 취급되는 시대다.
영화는 이런 시대적 배경을 바디 호러의 문법으로 대변한다. 팀과 밀리의 물리적 융합은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완전한 결합에 대한 갈망'을 극단적으로 구현한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현실의 복잡함에서 도피하려는 유치한 환상일 수도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융합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의 대화가 단조로워진다는 점이다. 현대 연애의 '나 vs 너' 대립 구조를 해체한 결과는 서로 교류하지 않은 침묵으로 읽혀질 수 있고, 어쩌면 고요한 평화로도 읽혀진다. 이러한 영화의 선택의 근간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연인들이 품고 있는 감정적인 두려움에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여 감상할 지는 관객의 몫이다.
<투게더>는 현대인들의 사랑에 대한 가장 기괴한 공감이다. 완전히 하나가 되고 싶다는 로맨틱한 환상을 문자 그대로 실현시키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 이것이 용기 있는 선택일 수도, 유치한 도피일 수도 있다. 영화의 마지막, 문을 두드리는 밀리의 부모를 맞이하는 존재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기괴하다. 이런 모호함이야말로 <투게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영화는 현대 연인들의 사랑에 관한 양극단의 시각을 바디 호러라는 만화경에 투사시켰다. 누군가에겐 괴이한 로맨스로, 누군가에겐 괴상망측한 상상을 밀어붙인 공포영화로 보이겠지만 허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연인들의 복잡한 심리를 가장 기괴하면서도 솔직하게 들여다본 흥미로운 호러 로맨스라는 점은 양측 모두 동의할 것이다.
▲영화 <투게더> 스틸.그린나래미디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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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노동자 겸 플랫폼 노동자. 음악-영화-책 감상이 유일한 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