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
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의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이 무산됐다. 오현규의 소속팀 KRC 헹크는 9월 2일(한국시간)공식성명을 통해 "슈투트가르트와 이적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조건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결국 협상이 무산됐다. 오현규는 헹크의 1군 스쿼드에 다시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독일 '빌트' 지 등 현지 주요 언론들은 이적이 무산된 이유가 '오현규의 메디컬 테스트 탈락 때문'이라고 보도하면서 오현규의 몸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현규는 수원 삼성 유스를 거쳐 2019년 성인팀에 데뷔하며 프로 경력을 시작했고, 윙어와 스트라이커를 넘나들며 촉망받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이후 김천 상무에서 복무하면서 군 문제를 일찍 해결하며 유럽 진출을 준비했다. 2022시즌 수원에서 K리그1 13골을 터트렸고 FC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귀중한 골을 넣어 팀의 잔류를 이끄는 등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2023년 1월에는 스코틀랜드 셀틱에 전격 입단하며 유럽파의 반열에 올랐다. 이적 반년 만에 팀이 달성한 도메스틱 트레블(리그, FA컵, 리그컵 3관왕)에 기여했다. 2024년에는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하여 벨기에 리그 KRC 헹크로 이적했고 지난 시즌 각종 대회에서 12골(리그 9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반면 오현규의 출전 시간은 총 644분에 불과했다. 주로 교체자원으로 적은 시간을 뛰면서도 90분 당 평균 1.33골이라는 높은 수치를 보이며 최고의 효율성을 자랑했다.
오현규는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독일 명문 VfB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유력해 보였다. 슈투트가르트는 1893년에 창단하여 분데스리가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클럽 중 하나다. 2023-24시즌에는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리그 2위까지 올랐으며, 지난 2024-25시즌에는 9위를 기록했다.
최근 슈투트가르트는 주전 공격수 닉 볼테마데가 잉글랜드 뉴캐슬로 이적했고, 윙어 엔조 미요는 사우디 알 아흘리로 떠났다. 또다른 스트라이커 데니스 운다브는 최근 6주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다급해진 슈투트가르트는 공격진 보강을 위하여 오현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마감을 코앞에 둔 상황이다 보니 오현규의 이적료가 최대 2800만유로(약 457억원)까지 폭등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만일 이적이 실제로 성사되었다면 역대 한국인 유럽파중 김민재와 손흥민에 이어 이적료 순위 3위이자, 헹크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가 될 뻔했다.
한국축구로서도 차범근-손흥민 이후 오랜만에 유럽 5대 빅리그로 꼽히는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공격수를 배출할 수 있는 기회였다. 오현규에서 분데스리가 무대에서의 활약상은 향후 대표팀 내 주전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을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와 오현규는 2030년까지 이미 5년 장기 계약에 합의하고 독일에 도착한 상황이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토르스텐 핑크 헹크 감독도 이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현규의 이적 가능성을 사실로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메디컬테스트에서 변수가 발생하며 빅리그 입성이 코앞에서 불발됐다. 오현규의 구체적인 메디컬 탈락 사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다만 독일과 벨기에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양 구단간 '협상 전략의 일환'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슈투트가르트는 메디컬 테스트 과정에서 오현규의 문제점을 거론하여 이적료를 최대한 낮추려했고, 헹크는 오현규의 컨디션이 정상이라며 슈투트가르트의 제안을 거부하여 결국 협상이 불발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실제로 오현규는 이번 시즌도 슈투트가르트 이적 사가 직전까지 벨기에 리그 1골 1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예선 1골을 2골 1도움 기록하며 헹크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었다. 9월 열리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A매치 2연전에도 발탁되어 조만간 합류할 예정이다. 슈투트가르트의 주장처럼 오현규의 몸상태에 정말로 문제가 있었다면 헹크나 대표팀에서도 이미 파악했을 것이다.
오현규에게는 아쉬운 순간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헹크에 1년 더 잔류하는 것도 그리 나쁜 상황만은 아니다. 지난 시즌 헹크의 주전 공격수였던 톨루 아로코다레가 잉글랜드 울버햄튼으로 이적하면서, 백업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오현규가 다시 주전경쟁을 노려볼 만하다.
또한 오현규가 내년 북중미월드컵 본선무대를 1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도 중요했다. 만일 슈투르가르트 입단이 성사되었다면 더 수준높은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되었겠지만, 또다른 리그와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시 주전경쟁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부담도 컸을 것이다.
오현규가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내년 북중미월드컵에도 출전하여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빅리그 입성을 노릴만한 기회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오현규는 19경기에 출전하여 4골을 넣었다. 아시아 예선을 거치는 동안 스트라이커 자원중에서는 유일한 유럽파로 오세훈-주민규 등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선 경쟁력을 보여줬다. 현재로서는 내년 북중미월드컵에서도 오현규가 주전 공격수로 중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적 무산에 따른 심리적인 박탈감이나 동기부여 문제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지금은 실망하기보다는 현재에 더 집중하며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게 우선이다. 이적 문제를 마무리 지은 오현규는 이제 미국으로 출국해 대표팀에 합류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