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에 필적할 작품" 외신들, 박찬욱 '어쩔수가없다' 극찬

BBC "감동적인 블랙 코미디"... SCMP "모든 근로자가 공감"

 영국 BBC방송의 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수가없다> 비평 기사
영국 BBC방송의 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수가없다> 비평 기사BBC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주요 외신 매체의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BBC는 "박 감독의 가장 재미있는 영화일 뿐만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영화"라며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에 필적한 만큼 작품성을 보여준다면서 별점 5점 만점을 줬다.

또한 이 영화가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했고, 2005년 그리스 출신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가 영화로 만든 바 있으나 "박 감독은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섬뜩하면서도 감동적인 블랙 코미디를 만들어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교묘한 농담부터 히스테릭한 패러디까지 온갖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라며 "박 감독은 모든 장면을 재치와 시각적인 감각으로 가득 채우고, 개인적인 사연까지 섬세하게 묘사한다"라고 강조했다.

"버려진 노동력에 대한 이야기"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자동화, 기업 인수,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직면한 우리 사회가 수십 년간 축적된 인간과 경험을 버리는 데 따르는 대가를 다룬 영화"라며 "박 감독은 이런 보편적인 주제를 한국의 남성성이라는 규범을 통해 보여주고, 생존의 필요성이 도덕성보다 중요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깊이 있게 파헤친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박 감독과 봉 감독은 악랄한 유머 감각과 창의적인 폭력에 대한 애정을 공유하지만 <어쩔수가없다>는 자본주의 체제에 훨씬 더 초점을 맞추며 간신히 중산층이 된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부패한 압박감에 관한 이야기"라며 "경제적 불확실성에 맞서 싸우는 미국 관객들도 잘 공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국가적 상황을 풍자하는 감각적인 블랙코미디로 완벽했던 가정이었으나 가장의 무너진 남성성과 노동 위기를 드러내는 영화"라며 "자동화와 자본주의 속에서 인간의 의지가 무력해지는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라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박 감독은 인공지능과 자동화, 무감각한 기업에 의해 버려진 노동력에 대한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라며 "이 영화는 우리가 얼마나 직업을 통해 자존감과 타인의 가치를 평가하는지,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절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이어 "139분이라는 러닝타임은 일반적인 코미디 영화에 비해 너무 길지만, 박 감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재치 있는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냈다"라고 설명했다.

"박찬욱,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감독"

 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CJ ENM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는 "이 영화에서 지금도 남자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한국 사회의 성문화된 직업적 위계질서 속에서 공포와 유쾌함의 새로운 질감을 발견할 것"이라며 "우리는 아무리 잘못된 판단을 하더라도 기업의 만행에 시달리는 희생자들에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어쩔수가없다>는 <기생충>의 화려한 저택은 아니지만, 주거 공간이 상징적 무대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맥락을 만든다"라면서 "살인극이 번번이 실패하는 과정에서 코미디와 비극이 절묘하게 뒤섞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박찬욱 감독이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영화 감독(the most elegant filmmaker) 일 수 있다는 증거로 가득 찬 최신작"이라고 극찬했다.

또 다른 영화 매체 <데드라인>은 "박 감독은 코미디에 능숙하며, 앞선 작품에서 그래왔듯 암울하고 히치콕적인 스타일로 이 작품에서도 그 특징이 여실히 드러난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주연 배우 이병헌에 대해 "우리는 그가 뛰어난 액션 배우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 코미디에 타고난 재능을 가진 배우로서도 가치를 증명했다"라고 주목했다.

이어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박 감독의 장엄하고도 삐딱한 스릴러 영화 <헤어질 결심>보다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환상적인 재미를 선사하며 한없이 놀라운 앙상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벌써 '오스카 후보' 거론... "박찬욱, 이미 받을 때 지났다"

<어쩔수가없다>를 벌써 유력한 아카데미(오스카) 후보로 언급한 매체도 있다. <인디와이어>는 영화의 영어 제목 <노 아더 초이스(No Other Choice)>를 인용해 "오스카 시상식은 마침내 박 감독을 후보로 올릴 수밖에 없을 것(The Oscars May Have 'No Other Choice' but to Finally Nominate Director Park Chan-wook)"이라며 "한국의 거장 감독이 후보에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수상 잠재력을 가진 중요한 이유가 있다"라며 "박 감독이 아카데미 후보 지명을 받을 때가 많이 지났다는 여론뿐 아니라, 이 블랙코미디 영화가 그의 도발적인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과거 작품들처럼 지나치게 잔혹한 탓에 심사위원들을 외면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 영화는 주인공을 응원하지 않으면서도 동정심을 느끼게 하는 희귀한 영화로 이병헌의 연기는 박 감독의 희비극적인 톤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라며 "지구상의 그 누구도 공허함을 향해 비틀거리는 캐릭터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드는 박 감독의 독특한 능력에 필적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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