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노히트' 문용익, 늦깎이 유망주의 '인생투'

[KBO리그] 30일 KIA전 5이닝 무피안타 1볼넷 8K 무실점 호투, kt 8-2 승리

 kt 문용익(kt wiz 제공)
kt 문용익(kt wiz 제공)연합뉴스

kt가 안방에서 KIA에게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3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8-2로 승리했다. 전날 KIA에게 1-10으로 대패를 당하며 삼성 라이온즈에게 5위 자리를 내주고 KIA에게 1경기 차로 쫓겼던 kt는 곧바로 설욕에 성공하며 4위 롯데 자이언츠, 5위 삼성과의 승차를 반 경기로 줄였다(61승 4무 60패).

kt는 4회 아담 올러로부터 선제 솔로 홈런을 터트린 장성우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베테랑 황재균도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날 kt를 승리로 이끈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지난 26일 휴식을 위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소형준의 대체 선발로 프로 데뷔 9년 만에 처음 선발 등판 기회를 얻어 5이닝 '무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인 문용익이 그 주인공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FA 보상선수들

KBO리그에서는 스토브리그에서 FA선수를 영입하면 원소속 구단에 보상금 또는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내줘야 한다. 물론 구단의 사정이 여의치 않거나 FA를 영입한 구단에서 원하는 선수가 없는 경우엔 보상금만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단들은 FA 이적에 따른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상선수를 지명한다. 하지만 심사숙고해서 지명한 보상선수가 모두 좋은 활약을 해주는 것은 아니다.

FA도입 초창기에는 한때 KBO리그에서 이름을 날렸던 스타 선수를 보상선수로 지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강철의 보상선수 박충식과 김동수(서울고 감독)의 보상선수 김상엽, 마해영의 보상선수 신동주 등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이미 전성기가 지났거나 고질적인 부상을 가지고 있던 선수들은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 후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조용히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수근의 보상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됐다가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된 문동환(롯데 2군 불펜코치)을 제외하면 베테랑 보상선수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구단들은 유망주로 눈을 돌렸다. 비록 이전 구단에서 잠재력을 폭발하지 못했지만 아마추어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인정 받았던 만큼 환경이 바뀌면 달라질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망주 보상선수 역시 성공 확률은 썩 높지 않았다.

2001년 프로 입단 당시 무려 5억 3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삼성에 입단했던 이정호(KIA 타이거즈 불펜코치)는 4년 동안 19경기 등판에 그치다가 2004 시즌이 끝난 후 박진만(삼성 감독)의 보상선수로 지명 받아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했다. 이정호는 현대와 히어로즈를 거치며 2010년까지 현역으로 활약했지만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1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07의 성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2014년 한화에 입단한 박한길은 2015년 '야신'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재미 있는 투수'라고 평가 받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기도 전에 2015년 12월 FA 심수창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 이적 첫 시즌이던 2016년 9경기에 등판해 16.1이닝 15실점(11자책,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한 박한길은 2020 시즌이 끝난 후 방출될 때까지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노히트 '인생투'

청원고 시절까지 내야수로 활약하다가 세계 사이버대 진학 후 투수로 전향한 문용익은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졌지만 부족한 제구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미완의 유망주였다. 문용익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59순위로 삼성에 지명을 받았지만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평가 속에 입단하자마자 육성선수로 전환됐고 3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만 활약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문용익은 2021년 정식선수로 등록되며 1군에 데뷔해 22경기에서 2승 2홀드 4.50의 성적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문용익은 2022년에도 39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세이브 2홀드 3.35의 준수한 성적으로 1군에 자리를 잡는 듯했지만 2023년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14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리고 문용익은 2023년 11월 FA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지명을 받으면서 kt로 이적했다.

문용익은 kt 이적 첫 시즌 불펜으로만 12경기에 등판해 17이닝 27실점(23자책, 평균자책점12.18)으로 부진하며 '실패한 보상선수'가 되는 듯했다. 문용익은 올 시즌에도 소형준의 컴백과 오원석의 맹활약으로 좀처럼 기회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불펜으로만 13경기에 등판한 후 석 달 가까이 1군에서 자취를 감췄던 문용익은 30일 KIA전에서 휴식 때문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소형준의 대체 선발로 등판했다.

문용익의 긴장되는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 상대 선발은 올 시즌 20경기에서 1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 있던 올러였다. 이강철 감독 역시 문용익에게 70개 이내의 투구수로 3이닝 정도만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길 기대했지만 문용익은 5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지며 무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노히트 투구'로 KIA 타선을 틀어 막았다. 생애 첫 선발 등판 기회에서 그야말로 '인생투'를 선보인 것이다.

올해 한화는 엠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패트릭 머피,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으로 이어지는 좋은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군복무를 마친 배제성 역시 입대 전 116경기의 선발 경험을 가진 전문 선발투수다. 하지만 kt 선발진에는 구위로 타자들을 찍어 누를 수 있는 '토종 파워피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만 30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혜성처럼 등장한 문용익의 호투가 kt에게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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