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소년 멤버 박경환최근 정규 7집 앨범 발표한 포크듀오 재주소년 멤버 박경환
애프터눈
- 얼마 만에 발표한 정규 앨범인가?
"2017년 <드라이브 인 제주> 음반이 6번째 정규 음반이었으니 8년 만이다. 그사이 '왠지 너는', '혜은이', '터' 등 싱글 음원 발표는 있었지만 긴 호흡의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다."
- 싱글의 시대에 정규 음반을 발매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시기에 정규 음반을 작업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기에 언젠가 7집을 발표해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전부터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동요집을 만들어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이 두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생각하고 있다 보니 어느 하나도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집 세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서 더 늦기 전에 '동요집을 닮은 7집 정규 앨범'을 공개하게 됐다."
- 이번 음반의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달라.
"아이들은 제 삶에 있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노래를 쓸 수 있는 아이디어와 추억을 제공하곤 한다. 같이 했던 여행과 삼 형제가 각각 태어났던 계절의 기억들이 어느새 노래가 될 만큼 시간이 자연스럽게 흐른 것 같다. 그래서 하나둘 기록을 했고, '팅커벨'·'소년의 고향' 같은 이전 재주소년의 곡들도 아이들의 목소리로 다시 태어났다. 나와 우리 가족의 현재를 잘 기록한 음반이라고 의미를 두려고 한다."
-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앨범 타이틀 곡인 '꽃, 나비'이다. 첫째 아이가 아마도 3년 전 쯤 식탁에서 했던 질문에서 출발한 곡이다. '아빠, 비 오는 날에는 나비랑 벌들이 다 어디로 가요?'란 질문이었다. 마침 그날 비가 내리고 있었다. 최근에 이 이야기를 같이 공연하면서 자주 하는데, 정작 자기가 그런 질문을 한 기억이 없다고 한다. (웃음) 어쨌든 그 질문을 듣고 나는 두 가지 충격을 받았다. 내가 그런 사실을 몰랐다는 점, 또한 궁금해 하지도 않은 나 자신에게 충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비 오는 날 작업실로 향했고, 하루 종일 빗소리를 들으며 이 노래를 완성했다."
- 앨범을 알리기 위해 중점을 두었던 활동은?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모든 연령 관람 가능' 콘셉트로 진행했다. 그래서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들도 상당히 많았다. (웃음) 공연 시작부터 '이번 공연은 어린이들의 소음으로 인한 환불이 불가 합니다. 그렇다고 어린이 여러분 마음 놓고 떠들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라고 농담처럼 못을 박고 시작했다. 그래서 인지 객석의 분위기도 자유로웠다. 웃음소리도 우는 아기의 울음소리도 마치 앰비언트 효과가 돼 노래의 한 장면이 됐다. 그리고 앵콜 곡이었던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는 자유롭게 무대를 돌아다니며 춤추는 삼 형제 덕에 객석 이곳저곳에서도 어린이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순수하고 낭만적이었던 순간을 잊지 못해, 또 한번의 공연을 올 11월에 하려고 계획 중이다."
- 팬들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
"공연의 후기로 많은 댓글을 접할 수 있었는데, 이런 콘셉트의 공연을 많이 열어 달라는 요청도 많았고, '삼형제'란 곡을 연주할 때 눈물을 흘렸다는 댓글이 여럿이었다. 나는 그 곡을 우리 아이들과의 스토리를 다룬 개인적인 노래로만 생각했는데, 다른 많은 엄마 아빠가 공감을 해주어 고마웠다."
- 온 가족이 투어 공연을 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아이들과 함께 떠났던 지난 미니 투어가 기억에 남는다. 투어 콘서트를 열자고 의도하고 떠난 것은 아니었는데, 여수·제주·도초도 등에서 공연 요청이 있어서 7월 중 온 가족이 함께 했다. 특히 전라남도 신안군의 작은섬 도초도는 3년 전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돌아와 '우리들의 도초도'라는 곡을 만들기도 했던 공간이어서 감흥이 정말 특별했다."
- 앞으로 음악 가족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사실 조금은 거대할 수도 소박할 수도 있는 계획이 있다. '재주 소년 소녀 합창단'을 모집하고 결성하는 일이다. 아주 거창하고 실력이 뛰어난 합창단을 꿈꾸는 것은 아니고, 더 많은 아이들과 어울려 자유롭게 노래도 부르는 무대를 11월 공연에 담고 싶다. 음악을 기술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순수한 목소리 사이에 둘러싸여 노래하는 기분이 정말 행복하다.(웃음)"
▲재주소년 박경환의 아내와 아들 삼형제모자를 쓰고 공연 중인 박경환 뮤지션의 아내와 아이들애프터눈
"서로의 곡으로 협연할 때 짜릿해"
- 동료 뮤지션들과의 합동 콘서트도 큰 화제가 됐다.
"얼마 전 토마스쿡·조정치 두 뮤지션 형들과 함께 <세 번의 여름 밤>이라는 콘서트를 가졌다. 어쿠스틱한 음악을 하는 세 아티스트가 각자의 무대를 꾸리기도 하고, 같이 무대를 만들기도 했다. 서로의 곡을 협연할 때는 짜릿한 감동이 몰려 왔다."
- 어떻게 의기투합하게 됐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고, 서로의 음악을 워낙 좋아한다. 특히 토마스 쿡 형이 해온 음악들, 형이 소속된 밴드 마이앤트메리의 곡들은 재주소년에게는 작곡 선생님과도 같다. 고등학교 때부터 들으며 열광했고, 데뷔 직후 여러 부분에서 가르침을 받았다. 바로 그 토마스쿡 스승님의 제안이 있었고, 내가 공연 기획자로서 함께 추진하게 됐다. (웃음)"
- 공연을 하면서 두 뮤지션으로부터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나?
"탁월한 음악성은 이미 알고 있던 바였지만 조정치 형의 가사, 특히 '유언' 같은 곡은 정말 멋진 한 편의 시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타고난 입담으로 관객을 들었다 놓았다'하는 토마스쿡 형을 중심으로 <겨울밤>·<봄밤>'과 같은 타이틀로 <더 토마스쿡 쇼>를 기획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진지하게 논의 중이다."
- 올해 남은 기간, 어떤 음악 활동을 준비 중인가?
"데뷔 초부터 해 온 재주소년의 브랜드 공연 <소년, 소녀를 만나다 8>이 11월 22에 열린다. 그동안 발표했던 노래들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겠지만, 7집 앨범의 수록 트랙들을 연주 노래할 땐 우리 어린이들의 목소리도 무대에서 들을 수 있을 거다.(웃음)"
- 재주소년의 2025년, 어떤 해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계획했던 여러가지를 차근차근 진행 시킬 수 있었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머리 속에만 있던 일들에서 욕심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덜어내고, 할 수 있는 선에서 하나씩 해결하고 실천했을 때 그 다음이 보이는 것 같다. 그걸 깨닫고 실천에 옮긴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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