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 기자회견 현장. 왼쪽부터 강진석 프로그래머, 공식 트레일러 연출의 박봉남 감독, 장해랑 집행위원장, 장병원 수석프로그래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안으로는 영화산업이 어렵고, 밖에선 폭력과 혐오가 이어지는 현실에서 다큐멘터리영화제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장해랑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
국내 최대 다큐멘터리영화제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아래 DMZ영화제)가 17회를 맞으며 일종의 혁신을 꾀했다. 19일 오후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힌 골자는 다큐멘터리의 역할을 재조명함과 동시에 국내외 협력 사례 확대였다.
장해랑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슬로건인 '우리가 살고 싶은 하루'를 소개하며 현실 문제와 다큐멘터리스트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이 대표적 사례였다. 해당 작품은 러시아의 한 학교 교사였던 파벨 탈란킨 감독이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전 성동 교육을 폭로하는 과정을 담았다. 장 위원장은 "다큐는 세상을 읽고 새로운 세상 만들도록 하는 게 그 역할이라 생각한다. 영화제 정체성에 그것을 반영하려 했다"고 밝혔다.
폐막작 <오웰 2+2=5> 또한 전쟁과 제노사이드 문제를 고발한 작품. 국내 관객에게도 잘 알려진 라울 펙 감독의 신작으로 올해 칸영화제 프리미어 섹션에서 상영됐다. 장병원 수석 프로그래머는 "디스토피아 소설 작가 조지 오웰의 < 1984 >를 기반으로 주인공이 빅브라더에 반해 양심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국가적 억압이 현실에서 어떻게 벌어지는지를 그린 개성적인 에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영화제 상영작은 총 50개국 143편이다. 지난해에 이어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이 병행되는 부분 경쟁 영화 체제로 진행된다. 여기에 비평가들이 지난 1년간 한국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 중 엄선한 크리틱스 초이스 섹션이 신설됐다. 현장 비평가들과 DMZ Docs 프로그래머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총 11편을 선정했으며, 영화제 기간 중 1편에게 '비평가의 시선상(한맥상)'을 수여한다.
장병원 수석프로그래머는 "관행을 벗어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려는 취지로 한국 다큐멘터리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라며 "극장, OTT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소개된 한국 다큐 중 가장 기억해야 할 작품을 선정하려 했다. 최고의 영화를 뽑는 게 아닌 담론 생산을 위한 기획"이라 신설 섹션의 취지를 밝혔다.
영화제가 힘주어 기획하는 특별전 또한 올해 이어진다. 다큐멘터리 거장인 프레더릭 와이즈먼 전작 순회 회고전이 눈에 띌 법하다. 제도와 기관의 모순, 인간의 초상을 개성있는 시선으로 담아온 감독의 전작 45편 중 20편이 영화제 기간에 상영되며, 내년 7월까지 전국 6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에서 나머지 작품을 순차적으로 상영한다.
이와 함께 AI 특별전도 마련됐다. '인간, AI, 그들의 영화 그리고 그들의 미래'라는 주제로 총 11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강진석 프로그래머는 "AI 기술이 다큐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조명하는 특별전으로 급하게 이를 정의하기보단 AI 기술을 활용한 작품을 통해 앞으로의 가능성을 가늠하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그 연장선으로 가상 세계와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온라인 플랫폼 다큐보다(Dacu VoDa)를 통해 상영한다.
"세상을 읽고 새로운 세상 만들도록 하는 게 다큐의 역할"
▲ 제1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 기자회견 현장.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올해 3회째인 비(非)극장 상영 프로그램은 '자연의 얼굴'을 주제로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새들과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전시관에서 진행된다. 경기도 전역으로 상영 공간을 확장하는 취지인 'DMZ Docs 플러스+'는 경기인디시네마관, 성남미디어센터, 포천미디어센터, 화성시 작은영화관에서 각각 진행된다. 장해랑 집행위원장은 "CGV 고양 8개관에 파주의 4개관을 포함해 애기봉 평화센터 상영과 캠프 그리브스, 연천 연강갤러리 등에서 영화가 상영되는데, 파주와 고양의 200만 시민을 기반으로 확장하기 위함"이라 말했다.
서울역과 파주를 잇는 GTX-A 시대가 열리면서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의 교통 편의도 확대됐다. 개막식이 열리는 임진각 평화누리 공연장은 서울역에서 약 25분이 소요될 예정이다. 주요 상영시설이 있는 고양 킨텍스까지도 17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는 게 영화제 측 설명이었다.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과 공동 펀드를 신설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해외 협력 사례를 만들기 위한 복안으로 올해 세 작품이 선정돼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창작자와 영화산업 업계와의 만남을 이어주던 비즈 매치가 인더스트리 마켓으로 개편, DMZ다큐영화제 상영작 뿐 아니라 타 다큐멘터리영화제 관계자들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 마켓으로 거듭났다.
한편 올해 공식 트레일러는 < 1980 사북 >으로 제16회 DMZ Docs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박봉남 감독이 연출했다. 설악산의 설경과 온갖 나무들의 겨울눈을 담은 짧은 트레일러에 대해 박 감독은 "2014년부터 세월호 참사 영상을 촬영하며 많이 힘들었다. 그 뒤로 일을 거의 못할 때 3년 정도 겨울산을 다녔는데, 그때 구체적인 희망의 실마리를 알게 됐다"며 "겨울 내내 새싹을 품고 봄을 준비하는 나무들이 우리에게 손잡고 연대하며 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제1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9월 11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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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