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KEY) 앨범아트
SM엔터테인먼트
앨범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플레이브의 은호를 피처링으로 참여시켰다는 점이다. 버추얼 아이돌인 플레이브 은호와의 협업은 키가 시대의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새로운 유행을 빠르게 캐치하여 반영하는 것이다. 타이틀곡 'HUNTER'의 뮤직비디오의 레퍼런스를 영화 <서브스턴스>로 삼은 점도 흥미롭다. 최근 바디 호러 장르로서 대중들에게 주목받은 영화 속 내용처럼 키 역시 뮤직비디오 속에서 자신의 분열과 대립을 강렬한 연기로 표현했다.
뮤직비디오는 키가 '또 다른 나'인 '헌터'와 마주하는 서사로 구성된다. 키의 존재를 대체하려는 '헌터'와 스스로를 지키고자 '헌터'에게 맞서는 키의 대립은 긴장감 가득한 스릴러 영화의 문법을 활용한다. '헌터'라는 타이틀도 의미심장하다. 키는 자신을 사냥하는 존재와 맞서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이는 K-pop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해야 하는 아티스트의 현실을 은유한다. 동시에 상대에게 집착하는 '나'와 그 관계에서 느끼는 '고통 속 환희'라는 개인적 차원의 서사도 담아낸다.
콘셉트 변화의 미학
키는 정규 1집 < FACE >에서 몽환적인 이미지를, 2집 <가솔린>에서는 강렬하고 에너지틱한 모습을, 그리고 이번 3집 < HUNTER >에서는 어둡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소화했다. 앨범은 각기 다른 아티스트의 모습을 보여주고 다양한 콘셉트를 체화해내는 아티스트의 다면성을 돋보이게끔 한다. 키는 매번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들어내면서 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신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시킨다.
3년 만에 발매된 정규앨범에서도 키는 변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한다. < HUNTER >에 수록된 10곡 모두 다른 장르로 구성되어 있고 이 모든 게 '키'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통과하면서 일관된 세계관을 형성한다. < HUNTER >는 17년 차 베테랑 아티스트가 여전히 새로움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앨범이다. 익숙한 것보다는 낯선 것을 선택하는 키의 음악적 행보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는 포화 상태인 K-pop 시장에서 솔로 아티스트가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키는 여전히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야말로 그의 가장 큰 무기다.
▲키(KEY) 정규3집 'HUNTER' 앨범커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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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노동자 겸 플랫폼 노동자. 음악-영화-책 감상이 유일한 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