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둔 청두 룽청 서정원 감독
청두 룽청 공식 웨이보
아시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엘리트 대회 진출을 두고 단판 승부를 앞둔 가운데 서정원 감독이 청두를 이끌고 또 하나의 역사를 쓸지 주목받고 있다.
2007년을 끝으로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서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 코치를 거쳐 선수 시절 몸담았던 수원 삼성으로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빅버드서 서 감독은 수석 코치를 거쳐 2013시즌에는 제4대 사령탑으로 수원 삼성의 수장으로 부임했다.
부임 첫 해 경험 부족으로 인해 5위에 머물렀지만, 이듬해 아쉽게 전북 현대에 밀리며 2위를 기록했고 2015시즌에도 준우승을 기록했다.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줄어든 투자 규모와 초보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생각하면 최선의 결과였다. 2016시즌에는 첫 파이널 B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FA컵(현 코리아컵) 결승전서 '숙적' FC서울을 꺾고 우승하며 활짝 웃었다.
이듬해에도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다가온 2018년. 시즌 시작 전, 구단과 재계약을 맺었으나 서 감독은 끝내 수원을 떠나는 결론을 내렸다. 시즌 중반부터 부진이 이어졌고, 사퇴 '해프닝'이 있었으나 잘 수습하고 마무리하며 첫 사령탑 수행기를 마쳤다. 영광의 순간도 있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남았던 수원 사령탑을 끝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당시 슈퍼리그 승격을 노리고 있던 중국의 청두 룽청으로 향한 것. 서 감독은 2021년, 데뷔 시즌서 4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승격에 실패했지만, 슈퍼리그 팀 수 확대로 인해 승강 플레이오프로 진출했고 다롄을 누르고 1부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2022시즌에는 K리그서 리차드, 김민우를 품으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고, 최종 5위로 승격 팀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놀라운 지도력으로 2023시즌에는 4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위에 안착하며 아시아 무대 진출권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중국 무대에서 확실한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서 감독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바로 구단을 둘러싼 일들이 서 감독의 머리를 괴롭히고 있는 것.
▲청두 룽청의 서정원 감독
청두 룽청 공식 웨이보
가장 먼저 지난해 6월에는 구단의 모기업인 청두심청투자그룹의 부이사장 리밍진이 중국 정부의 규정을 뒤로 하고 오랜 기간 불법적으로 금품 수수를 했고, 개인 재산을 숨기고 보고하지 않은 일이 불거졌다. 중국 축구계에서 흔히 있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분명 서 감독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하는 일임은 확실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임금 체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비교적 최근인 지난달 17일에는 서 감독이 리그 경기를 앞두고 폭탄 발언을 내뱉었다. 서 감독은 톈진 진먼후와의 리그 17라운드 일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이 팀은 썩어가고 있다. 겨울부터 구단 코칭 스태프를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후 서 감독은 "의무 트레이너, 통역을 겨울에 자르고 동계 훈련에 매진해야 할 코치들의 계약을 3월에 체결했다. 지금에서 제가 할 일은 없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 그는 "후반기 일정이 중요한데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에 대해 모른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처럼 구단과의 갈등이 극에 달했지만, 서 감독의 지도력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청두를 이끌고 현재 리그 3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선두 상하이 선화와의 격차는 단 2점에 불과하다. 즉 1경기를 통해서 언제든지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 경기 세부 기록도 좋다. 리그 최소 실점 1위(16점)에 자리하고 있으며, 리그 내 최다 골 득실(+23)로 압도적인 지표를 자랑한다. 이제 단 한 경기만 이겨내면, 서 감독은 청두를 2부에서 아시아 최고 클럽 대항전까지 이룩하는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경기를 앞두고 서 감독은 의지를 다졌다. 9일 다롄과의 경기 종료 후 공식 인터뷰를 통해 "중요한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플레이오프가 있다. 침착함을 유지하고 다음 도전에 대비하는 것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했다"라고 답했다.
과연 서 감독은 불안정한 상황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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