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열렸던 서울월드컵경기장
FC서울 공식 SNS
이처럼 바르셀로나와 치열하게 맞붙으며 K리그의 저력을 보여준 서울. 세계 최고 클럽과 스파링을 펼치며 실력을 점검한 부분과 많은 팬에 서울이라는 구단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는 것도 긍정적이었지만, 이 선수의 활약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바로 시즌 중반까지 아쉬운 활약을 보여줬던 조영욱이 부진을 털고 득점포를 연이어 터뜨리고 있는 부분이다.
1999년생인 조영욱은 언남고-고려대학교를 거치며 연령별 대표팀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고, 2018시즌을 앞두고 FC서울과 계약을 맺으며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입단 첫해 팀이 승강 플레이오프로 추락하는 상황 속 득점을 기록하며, 강등 위기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이듬해에는 2골과 2020시즌에는 3골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2021년에는 8골로 활약했다.
이어 2022시즌에는 리그에서 6골 6도움으로 제 몫을 해내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2023년을 앞두고 김천 상무로 입대한 이후에도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K리그2 무대서 13골 6도움으로 한 수 위의 모습을 보였고, 이어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4골을 몰아치며 금메달 획득과 함께 조기 전역하는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그렇게 돌아온 서울에서 상당한 기대감을 받았지만, 기대 이하의 활약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리그에서 4골 4도움에 그쳤으며 이번 시즌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시즌 초반 서울은 확실한 원톱이 없는 상황에서 측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조영욱을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내세웠지만, 이는 맞지 않는 옷이었다.
5라운드 강원과의 맞대결에서 시즌 첫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이후 침묵은 이어졌다. 11경기 무득점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그 사이 컨디션이 올라온 둑스와 여름 이적시장 영입된 클리말라까지 가세하며 설 자리를 잃었고, 6월 A매치 후에는 완벽히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조영욱은 포기하지 않았다.
성실한 태도로 경기를 준비했고, 그렇게 오랜만에 찾아온 제주와의 23라운드 원정 경기서 득점을 터뜨리는 데 성공했다. 이어진 대전 원정에서는 70분간 경기장을 누비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조영욱은 바르셀로나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스트라이커로 출격한 조영욱은 세계 최고 기량을 보유한 쿠바르시, 아라우호, 데용, 페드리를 상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중앙에만 국한되지 않고, 2선과 3선까지 내려와 양 측면에 자리한 안데르손·문선민에 볼을 배급하는 역할도 훌륭하게 해냈고 순간적인 침투 움직임도 상당했다. 수비와의 연계를 통해 정승원을 향해 넘겨준 원터치 패스도 좋았으며, 전반 25분에는 쿠바르시와 아라우호 사이를 교묘하게 파고들며 만회 골을 완성했다.
활약은 이어졌다. 전반 31분에는 오프사이드로 무산됐지만, 순간적으로 바르셀로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을 선보였으며 이어 수비 상황에서도 볼을 끊어내며 펄펄 날았다. 45분 동안 경기장을 누비면서 조영욱은 패스 성공률 88%, 유효 슈팅 1회(2회 시도), 볼 뺏김 0회, 공격 진영 패스 성공 2회, 지상 볼 경합 성공률 100%를 선보였다.
조영욱의 이런 득점포는 단순히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골망을 흔들었다'라는 기쁨에 그치지 않는다. 7월 이후 부활의 조짐은 향후 서울이 시즌 운영에 상당한 이점을 갖는 부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시즌 서울은 경기를 잘 풀어가고도, 득점하지 못한 상황이 이어졌다. 경기당 평균 유효 슈팅은 5개로 리그 전체 2위지만, 득점은 27골에 그쳤다.
이는 리그 전체를 놓고 보면 공동 7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재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는 서울은 향후 파이널 A의 안정적인 진출과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일정을 동시에 소화하기 위해서는 득점력을 올리는 부분이 시급했다. 이런 상황 속 득점포가 필요했던 조영욱이 제 컨디션을 찾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긍정적이었다.
한편, 경기를 마친 서울은 홈에서 내달 8일 강등 위기에 몰린 대구FC와 리그 25라운드 일전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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